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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7
    오키와바타기담
    스프와스튜
  2. 2006/06/17
    .
    스프와스튜
  3. 200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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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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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6/06/11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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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6/06/09
    고래와 기린의 이야기(5)
    스프와스튜
  10. 2006/06/03
    베이비스튜
    스프와스튜

오키와바타기담


내가 성적으로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할 수가 없다.

남자하고도 여자하고도 경험을 했고, 그룹으로도 했고, 밖에서도 했고, 외국에서도 했고, 묶기도 묶이기도 했고 약을 사용하기도 했고, 직접 죽음으로 직결되는 것과 더러운 것 이외에 어쨌든 거의 모든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니 어느새 온갖 것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알게 된 것은, 이 세상에는 정말 더욱더, 더더욱 굉장한 걸 매일같이 해서 결국에는 죽고야 마는 사람이 실제로 많이 있고, 도자기나 빵을 굽거나 바이올린을 켜는 것처럼 온갖 특정한 장르에 초심자부터 프로까지 많은 사람이 마음을 쏟고 있고, 온갖 심오함이 있고, 고상한 기분부터 지독한 천박함까지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럴 생각만 있으면 인간은 그것에만 매달린 채로 전생애를 살아갈 수가 있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도(道)>라는 것일 게다.

모두 그 어떤 <도>를 거쳐가고 싶어서, 그래서 살아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걸 바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장면들, 그때 느꼈던 여러 가지 기분, 같이 참여했던 사람들에 관한 것. 그 사람들과 했던, 여하튼 그저 필사적이었던 쾌락의 감촉. 자신이 물체가 되고 신체는 정신에 녹아들어 가는 듯한 그 시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던 그 푸른 하늘. 빛, 푸르름. 그 모든 것에 떳떳하지 못하게 되어서 몸이 스러져 갈수록 견딜 수 없어지는 대낮.

하지만 성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확실히 에너지는 넘쳐 있었지만 내가 특별히 섹스에 소질이 있다고는 생각할 수없다. 아마도 동기만 있다면 뭐라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부터 처음 해보는 걸 시도하려 할 때의 그 강렬한 가슴의 울렁거림, 미칠 정도로 격렬한 욕정. 자신의 육체가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하기 위한 스위치를 누르기 위해서 그 정도로 굉장한 발산법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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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k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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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나의 방은 안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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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아이스크림


녹아 흐르기전에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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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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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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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시월의 빛 위로
곤충들이 만들어 놓은
투명한 탑 위로
이슬 걷힌 거미줄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가을 나비들의 날개짓
첫눈 속에 파묻힌
생각들
지켜지지 못한
그 많은 약속들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한때는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 나는
삶을 불태우고 싶었다
다른 모든 것이 하찮은 것이 되어 버릴 때까지
다만 그것들은 얼마나 빨리
내게서 멀어졌는가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여기, 거기, 그리고 모든 곳에
멀리, 언제나 더 멀리에

말해 봐
이 모든 것들 위로
넌 아직도 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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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기린의 이야기


 

사랑


고래 : 어느 순간부터 바다보다 네가 더 절실해져 버렸어. 그래서 바다를 떠나와 이렇게 좁은 어항 속에 간신히 나를 맡긴 채, 지금 나 네 곁에 있어. 제발 아무데도 가지 마. 바다를 떠나온 내가 살아갈 이유는 오직 너뿐이야..


기린 : 지금도 늦지 않았어. 바다로 돌아가.


고래 : 왜 그래? 왜 처음과 같지 않은 거야. 왜! 왜! 왜!

      봐, 나 바다를 포기하고 여기까지 왔어.

   사랑해! 사랑한다구!!


기린 : 의심 좀 그만해. 그저 네 눈 밖에서만 벗어나면 의심, 또 의심! 이젠 나도 지겨워! 목이 긴 내가 이렇게 숙여서 어항만 바라보고 있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니? 무리에서 떨려 나온 지도 오래야. 너만 희생했다고 생각하지 마.


그러게 왜 대책 없이 바다를 떠나왔어, 왜!

돌아가!! 가서 새로운 사랑도 찾고, 자유롭게 살아. 이젠 나도 정말 지쳤어.


고래 :  .......



이별


고래 : 처음엔 몰랐어. 바다에서 살 수 없는 너 대신, 내가 바다를 떠나 어항에서 지낸다면 우리 사이는 영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지쳐가는 네 모습이, 너의 눈물이 너의 몸짓이 자꾸만 내게 외쳐...

우린 영원할 수 없다고...


어느새 우리는 즐겁고 행복한 웃음을 잃고, 슬픈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게 됐지.   

그래, 고래는 바다에서 춤을 추고, 기린은 하늘을 그리며 살 때 아름다운 거야.


모질던 네 모습이 아직도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난 생각해.

이제 다신 어느 누구하고도, 바다를 포기할 만큼의 열정적인 사랑을 할 수 없을 거라고...



기린 : 알고 있니? 네 눈에 보이지 않을 때마다 난 바다에 가있었다는 걸.

기도하고 또 기도했어. 바다가 되게 해달라고. 네가 자유로울 수 있는 바다가 되게 해달라고 말이야. 하지만 나의 노란 몸뚱이만이 파란 바다를 닮아갈 뿐, 나는 절대로. 바다가 될 수 없어...


날이 갈수록 숨이 가빠지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 답답해하는 네 모습을 보며 생각했어. 내가 너의 바다가 되는 방법은, 널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뿐이라고..


녹색으로 변해버린 나는 더 이상 무리와 어울릴 수 없지만, 그래도 난 행복해.

너의 바다가 될 수 있어서..


그리고 난 생각해.

이제 다시는 어느 누구에게고 그런 사랑은 받을 수 없을 거라고...


                                                           그림 j.w 글 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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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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