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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FM - 송덕호의 쌈박시사 - 마포 출판산업과 출판인들에 대한 문제점

우리동네 우리방송 마포 FM  http://www.mapofm.net

<송덕호의 쌈박시사>

 

 

 

◎ "출판노동자 깃발을 들다"   방송 만들기/방송 아이템 2009/09/22 13:38

http://mapotoday.tistory.com/3532#comment2936523

 

 ◎ "091005 (화) 대본 및 큐시트"   방송 만들기/대본 및 큐시트 2009/10/06 10:18

http://mapotoday.tistory.com/entry/091005-화-대본-및-큐시트  

 

◎ 10월 6일 방송 "다시듣기" http://www.mapofm.net/mms/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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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Spot “지금 여러분께서는 ....

마포 속으로 _ 마포 출판산업과 출판인들에 대한 문제점 / 조소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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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포구에는 많은 수의 출판사와 출판인이 있는데요. 출판사 수에 비해서 출판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오늘은 저희 방송국의 조소나 PD와 함께 출판산업과 출판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우리 마포구에 출판사가 꽤 많다고 들었는데요. 정확히 어느 정도의 출판사가 있는 거죠?

 

 

아마도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들은 곳곳에 소규모 출판사들을 많이 보실 것 같네요. 특히 이제 홍대 쪽에 출판사들이 꽤 많은데요. 안타깝게도 정확히 어느 정도의 출판사가 있는지는 확실히 알기어렵다고 합니다. 각종 신문사와 연구단체 등의 조사들이 모두 천편일률적이어서 꼭 집어 몇 개의 출판사, 또 몇 명의 출판이 있다. 이런 자료는 참 찾기 어려웠어요. 그래도 가늠을 해본다면 대략적으로 한 1천개 정도의 출판사가 있다고 합니다.

 

 

2. 출판사와 출판인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말은 조금 충격인데요. 출판산업 규모를 생각한다면 기초적인 자료의 수집이 절실해 보이네요. 우리나라 출판 산업은 꽤 크지 않습니까? 어떤가요?

 

 

전 세계적으로 출판 산업을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 7위라고 합니다. 굉장한 수치죠. 너도나도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을 저 같은 경우에는 자주 듣는데요. 사실 아주 어린 아이부터 연세가 지긋하신 노인분들까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계 7위라는 이 순위가 우리나라 출판 산업의 희망만을 던져주지는 않는데요. 왜냐하면 출판계에서 순위를 매김에 있어서 얼마나 팔렸는가, 얼마나 사람들이 읽는가도 고려가 되지만 또 동시에 얼마만큼 많은 종류의 책이 한해에 나오고 있느냐가 꽤 중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주위에서 1인출판사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1인출판사를 비롯해서 소규모의 출판사가 많기 때문에 책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고 많다고 해요. 그래서 세계 7위라는 숫자가 나올 수 있었던 거죠.

 

 

3. 다양한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온다고 하니 우리나라 출판업계가 꽤 밝아보입니다. 그렇다면 출판업계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누구에게 희망적일 수 있는가 라는 문제가 있는데요. 가령, 출판에 대규모 자본을 붓는 거대출판사들의 입장에서는 꽤 좋은 일일 수 있겠죠. 그러나 실제로 책을 만드는 북에디터, 편집자 등 출판노동자들의 입장에서 과연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제가 이번에 출판노동자협의회 대표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출판노동자협의회는 출판노동자들이 일하는 노동자로서 스스로를 주체화하고 또 출판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가는 것을 중점으로 활동하는 단체인데요. 이 출판노협 대표님 말씀에 따르면 세계 7위라는 숫자는 출판노동자들의 임금삭감 아래서 이루어졌다고 해요. 꽤 복잡한데요. 출판업계가 매우 밝아보이는건 출판인들의 고통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출판에는 기본적으로 자본이 필요한데요. 아시다시피 영세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이런 자본이 충분히 확보되기가 어렵죠. 더구나 여기서 만들어지는 책들이 잘 팔릴지 아닐지 알기도 어렵고요. 그렇기 때문에 출판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출판을 감행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임금이 체불되었는데 이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이미 처음에 계약을 할 때부터 정확하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기 때문에 임금삭감이나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들은 쉽게 회자되기가 힘들다고 해요.

 

 

4.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좀 충격인데요. 우리 마포에 있는 출판사들 역시 그런 것인가요?

 

 

물론입니다. 특히 마포지역은 소규모 출판사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파주에 출판단지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정부가 세금을 감면하는 조건으로 출판단지를 조성했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선 이런 부분이 메리트인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세금 감면을 하더라도 건물이나 대지를 살 수 있는 출판사들만 파주지역에 있고요.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작은 출판사들이 마포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특히 앞서 말씀드린 임금삭감이나 부당해고 등이 빈번하다고 해요. 출판계에 어떤 전설처럼 내려오는 말이 있는데요. ‘3년마다 회사를 옮기고 38세가 정년이다. 우리는 메뚜기 같은 삶이다.’ 라는 건데요. 편집자나 북에디터들이 출판사와 계약을 할 때 계약서가 없는 상태이다 보니까 어떤 방식으로 고용이 되는지가 불분명하다고 해요. 자신이 하는 일이 분명 직접고용이 된 사람들이 하는 일인데 실제로는 외주로 분류되어 있거나 하는 경우들이 허다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재직자 역시 예비 외주자다 라는 말도 떠돌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일의 양이 많아도 이를 법에 호소하기도 또 쟁의활동을 통해서 의견을 전달하기도 어렵고요. 이는 고스란히 출판노동자의 몫, 역량으로 돌아오고 이를 견디지 못한 많은 출판노동자들은 회사를 옮기게 된다고 해요. 이렇게 되면 사실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우선은 책을 만드는 본인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책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되죠. 책은 단순히 1년 2년 계획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나오는데 정작 출판하는 사람들이 불안정하니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또 새로운 일에 뛰어들어야 하는 거죠. 더구나 우리나라 출판업계의 30%는 번역서들인데요. 번역서 쉽게 책이 나오고 쉽게 팔리기 때문에 출판업계에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그러나 번역서만으로 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작가의 글이 우리나라 출판업계에서는 훨씬 필요한 일이죠. 편집자는 작가발굴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그 작가가 쓴 책을 세상에 내놓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도 자신의 지위가 불안정하다보니 작가발굴에도 힘을 쓸 수 없죠. 이렇게 되면 좋은 책, 양질의 책을 찾기란 참으로 어려워지는 것이죠.

 

 

5. 출판업에 종사하는 출판노동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장시간 일해도 출판을 놓지 않는 이유는 어떤 것인가요?

 

 

제가 만난 출판노협 대표님 역시 편집자이셨는데요. 그분은 자신이 만든 책을 서점에서 볼 때 정말 기분이 짜릿하다고 하세요. 단지 A4용지 뭉치로 있던 글들이 실제 책으로 서점에 놓여있으면 출판을 하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판의 ‘가치’를 보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로 인해서 누군가가 좋은 책을 읽고 그것으로 개인의 삶이 변화하고 하는 과정들이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자 보람인 것이죠. 하지만 이런 낭만만으로 출판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해요. 출판업의 현실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 출판계에 오지 말아라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직률도 높고 정년도 짧고 또, 정년 후에 다른일을 새로 배워서 또다시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6. 출판업계에 있는 지금의 문제 말고 다른 것들도 있을 것 같네요. 어떤 것이 있나요?

 

 

크게 2가지입니다. 앞에 이야기한 출판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이것이 인력재생산으로 쉽게 이어지지 못하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유통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개인이 출판하였다고 해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으레 이럴 때 출판사를 위탁판매를 하는데요. 서점이 바로 이 위탁판매처입니다. 대신 출판사의 책들을 팔아주는 거죠. 투자를 해서 책을 만들고 그 책을 위탁하여 판매하다 보니 자금 회수가 빨리 되지 못한다고 해요. 1천부를 찍어서 이를 모두 위탁판매하면 5백부는 팔려서 자금회수가 되지만 5백부는 반품이거나 팔리지 못해서 나중에 출판사로 돌아오게 됩니다. 때문에 시장에 나갔을 때, 최대한 많이 또 빨리 팔리는 것이 관건인데요. 이러다보니 출판사가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많습니다. 자신이 출판한 책을 다시 출판사가 사서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거죠. 물론 이것도 자본이 넉넉한 대규모 출판사의 경우입니다. 소규모 출판사를 사재기를 할 여유가 없으니까요. 이러한 유통질서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해요. 인터넷은 바로바로 출판사에서 출고가 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출판사들의 사재기 문제는 여전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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