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민주주의

from 독서노트 2012/12/11 13:44

내가 지금껏 들어 본 연설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연설은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 당시 게릴라 부대를 이끌었던 우크라이나의 아나키스트 마흐노가 자신이 해방시킨 마을에서 했던 연설이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여러분을 도우러 왔습니다. 우리는 지주들과 그들의 마름들을 따랐지만, 이제 우리는 자유인입니다. 정의와 평등의 이름으로 여러분끼리 땅을 분배하십시오. 그리고 모두의 행복을 위해 동등한 관계에서 일하십시오."

 

'이제 내가 당신들을 책임지겠소.' '나만 믿고 따라오시오.'가 아니라 '여러분은 자유인이니 이제 알아서 땅을 분배하시오.'이다. 이 얼마나 존엄한 연설인가. 민중'을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중'의' 민주주의가 바로 존엄한 사람들의 민주주의이다.

 

- 317쪽, 하승우, 《민주주의에 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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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13:44 2012/12/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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