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공유학습 첫 모임 때 작업 관련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요약하자면 ㅋ

그 때 제 작업의 컨셉(?)은 "관찰"이었더랬죠.

제가 15년 가까이 청주에서 살았던 곳들 개신동, 사창동, 금천동, 운천동, 사천동을 떠올려 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동네와 아무리 생각해도 이야기가 발견되지 않는 동네가 있더라구요.

그 차이가 뭘까 궁리해 보니 소소하게라도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냐 아니냐의 차이?

특히, 최근에 살았던 운천동과 사천동은 잠자기 위해 들르던(?!) 동네라 더 그런 거 같아요.

무튼, 그래서 탑대성동이라는 동네에 대해 내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전에

아무 관계도 형성되지 않은 이 동네에서 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한,

내 이야기를 발견하기 위한 전 작업으로 먼저 동네를 관찰하자는 것.

이 동네에 새로운 공간 마련을 기획/상상하기 위한 사전 작업(?) 정도~

관찰에서 출발해서 동네에 익숙해지기 또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그 전 과정의 기록. 매체는 소리와 사진. 이랬더랬죠^^

 

 

그런데... 공유학습+작업이 꼭 탑대성동이라는 동네에서 출발하지 않아도 된다면

앞서 이야기한 작업 전에 혹은 (가능하다면)동시에 진행하면 어떨까 궁리되는 게 있어서 글 남겨요~

물론, 이번 주 일요일에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 드릴께요.

 



 

제가 최근에 제안 받은 프로젝트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용산 촛불미디어센터/ 촛불방송국 레아(Rhea) 의 <촛불방송>.

지난 퍼블릭액세스네트워크 회의 때(4/3) 촛불미디어센터 촛불방송국 스텝들이

지역 활동가들에게 "도시 재개발"을 주제로 한 컨텐츠들을 공유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었거든요~

또 하나는 물꼬(청주퍼블릭액세스제작모임)에 제안된 <하루 프로젝트>.

민예총에서 주최하는 청주민족예술제가 수동 수암골에서 진행되는데(5/8~10)

이 때 상영할 영상으로 민예총 영상위원회 김선구씨가 <하루 프로젝트>를 제안하셨어요.

인용하자면 ㅋ "수암골에 언제 어느때고 하루 정도 방문을 하여 영상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로

소제, 주제, 형식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유분방하게 3분만 만들어 내면 됩니다." 라네요.

 

사실, 두 가지 제안 받고 진지하게 궁리해 본 적은 없는데

오늘 공룡 공유학습+작업 계획에 대해 정리하다 보니(이런 걸 주객전도라고 하죠;;;),

제가 계획한 작업 이전에 혹은 제가 계획한 작업과 동시에 도시 재개발과 수동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함께 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흠흠... 무엇보다, 더 정리되면 이야기해야지 하고 고민하다가는 몇 가지 떠오른 생각들

꺼내보지도 못하고 흘려버리지 않을까 싶어 대뜸 글 남기는 거에요;;;;;


 
무튼, 수동과 재개발을 키워드로 검색 좀 하면서 쪼큼 생각을 정리해 보니
우선, 도시 재개발을 바라보는 몇 가지 입장들이 있는 거 같고,
 1. 부동산 이익을 바라는 사람들(도시재개발을 투기의 호재로 이용하는)
 2.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혹은 대변한다 자임하는) 지자체
 3. 골목길, 가난한 (과거의) 풍경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중산층 또는 외부인의 시선
 4. 원주민들 (그냥 살던대서 살고 싶은, 혹은 여기가 아니면 갈 데 없는 사람들)
  이 네 가지 입장 중에서 저는 도시재개발에 있어서 4번째가 가장 먼저 고려되고,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구요(그런데 자료 검색 상으로는 가장 안 드러나는 목소리 같더군요;;;). 뭐, 누군가 살아가는 공간은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반영하여 계획.운영되어야 한다는 게 제가 알고 있는 상식임으로~~^^ 그렇다고 영상으로 무언가를 선언하거나 주장하고자 하는 건 아니구요. 뭐랄까... 질문을 던지는 식? 재개발이 옳다 그르다 이런 당위 보다는 수동이라는 공간에서 '재개발'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서 충돌하는 여러 입장들을 보여주는 것 자체로(수동은 용산처럼 드러나는/물리적인 충돌이 아니므로) 뭔가 생각거리, 혹은 질문거리를 던져 보는... 그런 영상 작업이 땡기네요~

  우자지간~ 그래서, 4번째 입장(원주민들의 삶)을 부각시키기 위해 1~3의 이야기를 배치시키는 구성을 궁리 중이에요. 수동이라는 한 공간에서 이런 서로 다른 욕망&입장들이 충돌한다는 것(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을 이미지와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충돌시키는 방식의 구성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 해 봤어요~ 예를 들어, 동네 골목에 앉아 수다 떠는 할머니들 모습에서 다음 컷에는 할머니들 수다를 사운드로 이어 가면서 블랙화면에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 Q&A 란에나 있을 법한 재개발 관련 정보 글들을 띄운다던지... 등등. 뭐;;;; 생각만;;;;;;;;;;;;;

무튼, 좀 더 수집해 봐야 할 자료는
 1. 부동산 이익 관련 - 부동산 관련 뉴스, 관련 웹사이트 글(예를 들어, 요즘 재테크로 뭐가 좋죠? 혹은 거기 재개발되면 평당 얼마 올라요? 등의 원색적인 질문과 답변글 등등등) 등
 2. 지자체 (1과 구분될 수 있도록, 혹은 1을 더 부각시키는 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보도자료 등)
 3. 골목길, 가난한 (과거의) 풍경에 대한 외부인의 향수어린 시선 (수동 골목이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 촬영지로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받는 주목???)
 4. 원주민의 입장 (디지털 녹음기를 이용한 인터뷰 시도/사운드만 기록, 영상은 인터뷰와는 다른 결로... 일상의 느낌을 주는 이미지샷 중심으로...)
  등등....

정말 정말...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라 작업 제안 혹은 계획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그리고 촛불방송도 하루프로젝트도 참가 여부 조차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혜린, 이런 궁리하고 있구나 정도로 읽어 주시고

자세한 이야기는 우리, 일요일(4/19) 모임 때 나누도록 해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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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8 05:48 2009/04/18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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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 2009/04/18 16:49
마음가시는대로....ㅎㅎ

중요한 것은 아직 완성된 계획이 아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작업만이 남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ㅎㅎ
즉, 생각을 더 해야 하지 않을까....싶네요
작업에 너무 경도된 듯...동네, 사람, 그리고 그 속에서의 지향...ㅎㅎ
지향이 사라진 작업은 단순한 오락거리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
요즘 제가 드는 생각입니다.
우중산책  | 2009/04/18 16:52
보다 명확한 지향....미디어에 빠져 있는 것은 결국 지향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요즘 들었습니다...즉...코뮨지향이라면 과연
긴호흡님의 코뮨에 대한 지향은 단순한 사람들의 확인이 아닌 구체적으로 무엇일지..
그것이 궁금하네요....ㅎㅎ
우중산책  | 2009/04/20 05:35
아마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 각자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그거였었어..다 알고 있는 그것...ㅎㅎ
혜린님에겐 두려움 없는 선언이고 나에겐 구체화할수 있는 과정...
서로에게 부족하거나 드러내지 못했던 것은 결국 이거였던 거야...크크크
그래도 뭐 한번 해보면 재미는 있겠군...누구는 선언하고 누구는 과정을 좀더 고민하고.,..크크크
긴 호흡  | 2009/04/21 19:03
와우!!! 술 자리에서의 이야기를 이렇게 근사하고 명쾌하게 정리하다니!!!!
"... 누구는 선언하고 누구는 과정을 좀더 고민하고" 멋져요 멋져~~~
아아~~ 이 기분 좋은 에너지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