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틀 전이네요.

지난 19일, 공룡 설해 영은 혜린~ 용산참사 2주기 추모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일사 사무국회의에 참석했다가 서울로 올라가서, 상영 시간에 간신히 맞춰 도착했는데요.

상영회에 가니 부스에 있는 넝쿨~ 그리고 이젠 이런 저런 행사 때 아니면 얼굴 보기 힘든

반가운 활동가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이번 상영회는 용산참사 2주기를 맞아 '용산참사 2주기추모위원회'가 마련한 

추모기간 행사 중 하나로, 상영회에서 본 작품은 두 편,

<용산, 남일당 이야기>,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장에서 사진을 못 찍었어요;;;; 위의 사진 출처는 씨네마달입니다.

 

용산 투쟁의 1년 여의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 정리한  장호경 감독의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카메라를 든 사람의 성실함과 용산 투쟁을 바라보는 진중함이 한 컷 한 컷 담겨져 있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구요.

용산4상공철대위 분들과 함께 생활하며 남일당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1년 여 간의 일상과 투쟁,

그리고 그 누구보다 스물 세 분, 철대위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오두희 활동가(평화바람)의 <용산, 남일당 이야기>는

카메라를 든 사람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이 주고 받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

지지와 공감의 결을 느낄 수 있었던  그래서 더 각별한 느낌을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상영회에 가기 전에 이런 저런...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많았어요.

굳이 서울까지 올라가서 상영회에 참석한 이유가, 단지 다큐멘터리를 보러 가는 게 아닌,

또는 용산참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고가 아닌

공룡에서 ‘함께 볼’ 영화로 염두해 두고 보는 거였기 때문인데요.

 

예전에... 씨네마떼끄 활동을 하던 때, 이런 저런 영화제나 상영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영화라는 매체, 극장(상업적 공간이든 대안적 의미의 공간이든)이라는 공간이,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주는 감정의 증폭이

그것을 접한 "나"에게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라는 데에

어떤 답도 내리지 못하고 회의적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를 본 후 그런 생각이 많았었는데요.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어떤 정보를 알게 된 지적 만족? 아니면 아직도' 나에게 이런 감수성이 남아있다니

혹은 아직 내가 이런 마음을 느끼는구나'라는 어설픈 자족감이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웠고,

어떻게든 이런 영화와 나의 관계, 내 삶과 일상과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는 영화 보기...

아니 영화를 접하는 세상을 접하는 내 태도를 인정할 수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나에게 다큐멘터리라는게 무슨 의미인가... 난 그저...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취향과 여가를 즐길 뿐인가..

그렇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서 내가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착각을 위해,

그 착각이 그렇게 소중해서 다큐멘터리라는 영화의 한 장르를 끌어안고 있는 것일까... 

영화로 세상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아니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들...

 

물론, 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단지, 내가 지지하고 싶은 사람과 이야기를 지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살아보자라는 생각만 하고... 뭐... 무튼;;;;;;

 

예전의 그런 기억을 다시 끄집어 보게 된 계기가 저에겐 이번 상영회였던 거 같아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그냥 다큐멘터리를 보려고, 용산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간 게 아니고

공룡에서 '함께 보기 위한' 영화로 마음에 담고 간 자리였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용산, 남일당 이야기>를 아니, 영화를 공룡에서 '함께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머리 속에 뽀작거리는 생각들, 좀 더 정리되어야 할 것 같지만, 좋은 기분이에요^^

영화를 ‘보는’ 태도와 방법이 사람마다.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른 것처럼

영화를 ‘함께 보는’ 태도와 방법도 다양할 거 같아요.

우선, 공룡에서 함께 하는 영화보기는 영화 자체(장르나 미학 또는 비평),

혹은 영화의 주제(사안과 이슈) 자체보다는 - 이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ㅎ -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나눌 이야기, 질문,

그리고 그것을 다시 어떻게 우리 일상과 만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지는...

그게 공룡에서 함께 할 영화보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음음... 조금만 더 고민해 보고 ㅎㅎ 그리고 공룡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그리고 그렇게 공룡의 <늦은 밤 영화보기>를 같이 준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룡의 '늦은 밤 영화보기'는

공룡과 공룡 친구들이 함께 풀어내는 거니까요!

예전처럼;;; 혼자만 고민하고, 혼자만 정리하고, 그러다 지치거나

그러다 어설프게 시간과 영화만 소비하는 그런 식은 아닐 꺼 같아요 ㅎ

우리, 그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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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2 15:27 2011/01/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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