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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9/28
    나도 울고 싶다. (2)
    백운댁
  2. 2008/09/24
    사랑엄마, 다시 왔다
    백운댁

나도 울고 싶다.

사랑 엄마 글 보니 저도 울고 싶네요.

 

신랑이 어제 밤새도록 일하고 낮에도 못자고 부여로 밤주우러 갔다가 저녁때 와서는 또 상가집 갔다가 인제사 왔는데 비가 오네요.

 

마당에 채논 고추가 비 맞고 있어 깨웠더니 그냥 썩게 놔두랍니다.

썩게 놔두라니....애써 딴 고추를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요.

'나도 몰라' 하고  자보려고 했지만 잠이 오나요?

그 무거운 걸 끌고 현관까지 겨우 겨우 가져다 놨어요.

비는 오는데....날도 차서 태양초고 뭐시고 희나리만 진다고 주위분들이 어서 건조기에 넣으라는데도 태양초를 고집하는 신랑.

그럼 지가 책임이나 질 것이지, 맨날 아들 데리고 희나리 고르고 널고 채는 사람은 접니다.

 

며칠 전  저녁때도 비가 왔습니다.

그 넓은 마당에 고추를 널어놨는데 혼자 그걸 담으려니 눈물이 납디다.

비는 쏟아지고 8개월된 내 배는 무겁고 담아논 고추가 비에 젖지 않도록 처마밑에 갖다놓는데 허리는 아프고...

 

어릴 적 엄마아빠가 놀러갔을때 갑자기 내린 비로 비닐 하우스에 물이 차서 거기 있던 나락이 젖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물이 땅으로 떨어지도록 비닐을 힘껏 당기던 그 때 그 꼬마가 또 이렇게 울며 고추를 담고 있었어요. .

 

그날 그렇게 열심히 담은 고추는 결국 건조기에 들어가지 않고 비가 그친 그제부터 다시 마당에 널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자기 뜻대로 하는 신랑은 제 잔소리에 머리가 아프니 고만 하랍니다.

상관도 하기 싫지만 눈에 보이는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눅눅해진 고추가 더 이상 썩지 말라고 희나리라도 골라야지요.

 

그래요.

누굴 원망하겠어요.

내가 선택한 사랑이었고, 내가 사랑한 사람인데...

 

그냥 사는게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그래도 우리 신랑 흉 좀 더  볼래요.

 

사랑엄마! 우리집 배추는 아직도 포토에 있어요.

거기서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배추벌레가 다 갉아먹고 있어요.

한동안 성겸이랑 산책을 나가면 "배추 언제 심어?" 가 저희가 받은 인사였답니다.

종자 욕심많고, 일의 순서가 없는 신랑은 올해 검은콩도 마당에 싹 틔웠다가 시기를 놓쳐서 마당 한구석에 수북히 콩더미를 만들어 놓더니 배추도 그렇네요.

 

처음 시작은 좋은데 항상 끝이 그래요.

앞밭도 풀이 가득, 뒷밭도 풀이 가득........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시금자는 솎아내기라도 해서 7kg나 수확했어요.

하필 동네 앞에 밭이 있어서 동네 사람들 다들 우리 밭을 보았더랬습니다.

고추 사러오신 아주머니 한 분이 그러시대요.

"검은깨 잘 됐네. 못 먹을 줄 알았더니..."

제가 더운 여름날 아들 낮잠 잘때 잠깐 잠깐씩 나가서 솎아주기를 했거든요.

 

아~~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 모르겠어요.

신랑한테 내가 있는 힘껏 돕는다고 말은 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벌려놓고 감당못하는 신랑을 바라보는 것도 이젠 정말 지칩니다.

 

그냥 농사를 짓지 말고 돈 벌면 좋겠어요.

신랑은 맘은 있지만 농사에 별로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평생 농사만 지어온 부모님을 본 제가 보기엔 신랑은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냥 생존만 한다면 이렇게 농사를 지어도 상관없겠지만 먹고 살려면 좀 힘들 것 같거든요.

본인이 그걸 알아야 하는데....  

투잡, 쓰리잡으로 뛰는데 본업은 농사라고 생각하는 신랑, 그런데 일이 겹칠때가 많으니 항상 농사일이 뒷전으로 밀려서 시기를 놓치고 그러다 보니 농사도 제대로 못짓고 일은 일대로 늘 들쑥날쑥하고...

 

에구 에구...어찌됐든 불안불안 합니다.

암튼 농사를 짓는 건 좋아요. 다만 스스로 감당할 수준의 것만 짓던지, 아님 우리가 전업농이 되든지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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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엄마, 다시 왔다

남편과 밤중에 싸우다가 비맞힌 컴 고장..드뎌 새 모니터 장만해서 나 다시 돌아왔다..

 

흠..

 

많은 일이 있었다...천천히 풀기로 하고..

 

나의 내적불행을 만나가면서, 갓난 아이와 세살짜리 아이를 키우며

 

힘들어 힘들어를 염불처럼 외우며 살아오던 요즈음..

 

내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화가 날까...

 

첫째딸 사랑이의 말썽은 애교요, 둘째딸 해랑이의 찰싹 달라붙으려는 울음은

 

당연한 생존의 본능인데...

 

일상이 괴롭고 남편을 죽이고 싶고 나또한 죽고 싶은...

 

남편에게 화가 나 있는것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가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자책감이었다. 

 

(애들도 나처럼 분노조절 못하고 원망의 삶을 살게 될까봐)

 

그러니까 남편을 바라보는 내게 문제의 원인이 있는 것이다.

 

알면서도 그게 자꾸 바깥으로 향하게 되는것..

 

 

남편에겐 왜 화가 날까...

 

물병에 입대고 물을 마셔서? 집에 오면 손하나 까딱 안해서?

 

내가 아무리 아프다고 말해도 들은 척도 안해서? 가난해서?

 

시어머니 닮아 '더럽다'개념 없어서?

 

소변을 변기에 반절 바닥에 반절 싸서? 밤늦게 애들 재우느라 지쳐있는데

 

불량 만두 혼자 먹어서? 사랑이가 아빠랑 목욕하기 싫다고 소리질렀더니

 

사랑이 미워 외치며 밖에 나가서? 화났다고 나한테 미친년이라고 욕해서?

 

술처먹고 청소기 때려부수어서? 밤12시 다되어 들어와 애들이랑 잠자는 방에

 

들어와서 소리지르고 욕해서?......

 

그게 정말 이토록 화가 날 일일까.

 

 

함께 살아온지 어느덧 8년, 결혼 5주년이던 엊그제 우리는 너무 많이

 

엇갈려 살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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