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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를 읽다.

# "살아남은 자, 살아남은 값으로 치열하라"

필자가 가입해서 2년 동안 기웃거렸던 동아리가 있다. 사회과학이 더 이상 생명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시기에 나는 사회과학 동아리를 찾아 들었다. 그 동아리 벽에는 "살아남은 자, 살아남은 값으로 치열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멋있다고 느꼈다.

대학 1학년 때 5.18을 맞아 대학 선배들과 광주를 찾았다. 그 전에 한 선배가 전해주었던 광주민중항쟁 당시의 사진은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다. 내 생애 가장 참혹한 광경이었던 것 같다. 광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읽고 또 읽었던 5월 광주에 대한 기록이 사진과 오버랩되었다. 나는 광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눈물을 흘렸다.

 

 

# '화려한 휴가'를 보다.

5명의 중학생들에게 시간을 내서 같이 영화를 보자고 했다. 영화 제목을 알려줬지만, 그 아이들은 그리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았다. 함께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긴장을 했다. 영화가 얼마나 광주에 대해 제대로 그려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그 보다 함께 영화를 보는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상식적인 반응. 그리고 내게 "저런 짓을 하고도 전두환은 왜 잘 사는 것이냐"고 묻는 아이들의 당돌함에 나는 영화를 보러오기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 살아남은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아는가. 우리는 언제나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가끔 저항의 몸짓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동료를 잃고 혼자 살아남았을 때, 그 슬픔과 고독감은 두려움을 넘어선다.

신애(이요원)가 선무방송을 하며 절규했던 장면. 필자는 그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이라 생각한다.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애초에 선무방송에서는 "우리는 광주를 사수할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그 즈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다. 도청을 지키던 시민군이 처절하게 죽어갈 것임을. 이미 지나간 역사의 한 장면을 떠올리듯 담담하게.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호소하던 사람들의 외침까지 외면할 용기가 없다. 우리 역시 광주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많은 민중운동 단체들이 영화 "화려한 휴가"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를 낸다. 광주민중항쟁의 많은 쟁점들을 피해갔다는 것이다. 특히 윤상원 열사를 모델로 했다는 택시기사 민우는 개연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의식적인 활동가였던 윤상원 열사와 광주민중항쟁 기간에 배포했던 "투사회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화려한 휴가"가 그래도 극영화로서 할만큼의 역할은 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상업적인 목적의 극영화에게 철저한 고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소한의 역사적 역할을 기대할 뿐이다. 필자는 "화려한 휴가"는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환기'라는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광주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화려한 휴가"과는 다른 관점, 보다 근원에 접근한 영화가 계속 제작되어야 한다. "화려한 휴가"에서 촉발되었지만, 여전히 다뤄지지 못한 역사의 진실에 대해 우리는 한걸음씩 다가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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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을 찾아서(1)

 멘토링을 찾아서(1)


요즘 회자되고 있는 교육정책 중에 멘토링(mentoring)이란 것이 있다. 우리 말로 하면 대략 상담활동 정도가 될 텐데, 굳이 멘토링이라 표현하는 것은 늬앙스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은 그 동안 상담을 문제 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했다. 문제 학생이란 흡연, 폭력, 등교거부, 왕따, 혼전성관계 등의 행동을 하는 학생을 가리켰다. 그런데 멘토링은 사람이면 누구나 조언자, 상담자가 필요하다고 전제한다. 따라서 꼭 문제가 있는 학생, 일탈행위를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우리 말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말과 유사하지만, 늬앙스나 의미가 조금 달라 굳이 번역을 하지 않는 낱말이 종종 있다. 교사만해도 그렇다. 우리 말에 교사를 뜻하는 단어로 선생, 스승, 교사 등이 있다. 이들 낱말은 지혜와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을 가리킨다. 교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는 티처(teacher), 튜터(tutor), 멘토(mentor) 등이 있다. 티처는 주로 정규학교 교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튜터는 가정교사를 의미한다. 멘토는 주로 상담자, 조언자로서의 교사를 가리킨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오딧세이아>에서 유래한다.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딧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게 되었다. 그는 절친한 친구이자, 현자였던 멘토에게 트로이 전쟁 기간 동안 자식인 텔레마코스의 교육과 상담, 그리고 현안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 이후 멘토는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하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주로 상담자로서의 교사를 ‘멘토’, 내담자를 ‘멘티’(mentee)라고 부른다. 멘토링은 멘토 활동을 가리키며, ‘어떤 문제에 대하여 일대일로 상담하거나 조언해 주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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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병원에서 상담활동은 늘 있어 왔다. 오랫동안 학교에서는 상담을 통해 문제 학생을 지도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문제학생과 모범학생이라는 틀에 맞춰 학생들을 선별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면서 사람들은 ‘과연 누가 문제학생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되었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감정과 표현양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감정과 표현양식에 맞는 상담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실 멘토링은 학교를 넘어선 개념이다. 멘토링은 대학이나 병원, 심리치료센터 등에서도 실시하지만 기업과 같은 곳에서도 이뤄진다. 최근 많은 기업이 사원들에게 멘토링을 권장한다. 자본은 멘토링을 “앞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터득해 중세 시대에는 장인-도제 관계로 발전했던 이미 '오래된 지혜'라 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즉 기업은 자본의 이윤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에게 이전 세대의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익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력이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멘토링은 이런 측면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에게 멘토링은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멘토링은 서로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고, 상담을 통해 불확실한 전망을 밝히며,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과정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심리적인 상처가 있고, 약간의 정신병도 있다. 그래서 미술심리치료, 음악심리치료, 독서심리치료, 그리고 스킨쉽을 통한 치료(허그 테라피)와 같은 치료가 인기를 모은다. 필자는 멘토링은 이러한 복잡한 시대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보고자 도입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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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지방자치단체간 일방적으로 협약을 맺어 이뤄지는 현재의 멘토링 제도는 한계가 많다. 대학생에게 봉사학점을 이수하게 하면서 그 방안으로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 청소년의 멘토가 되어주게 한다는 방안은 과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까? 당연히 멘토링을 실시하지 않는 것보다야 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멘토링은 관제 사교육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이런 식의 멘토링은 멘토링 본연의 목적을 심각하게 위배한 것이다. 더군다나 봉사학점 등을 핑계로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이처럼 문제투성이, 더군다나 강제된 멘토링이 과연 얼마나 좋은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멘토가 되기 위한 조건은 특별히 없다. 과거에는 지혜로운 사람이 멘토가 되었다고 하지만, 요즘은 지혜로운 사람이 누구인가조차 희미하니 과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내담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서로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준비만 되어 있으면 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애초부터 타고난 멘토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멘토가 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멘토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인내와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경험, 그리고 공통의 화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

예를 한 번 들어보자. 대개의 부모는 자녀를 낳음으로서 자동으로 부모가 된다. 남들 다 하는 역할인데, 뭐가 그리 어렵겠냐고 생각하며 큰 오산이다.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몰라 곤란해 하는 가정을 상당히 많이 본다. 물론 자신들이 지향하는 부모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을 획일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공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부모도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그리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부모역할훈련이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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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멘토가 되기 위해서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멘토는 멘티(내담자)와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멘티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낸다고 치자. 과거의 방식대로라면 그 아이는 꾸중을 듣고, 반성문을 쓰거나 벌을 서며, 어쩌면 부모님에게도 혼이 날 것이다. 그러나 멘토는 왜 그 아이가 그런 표현방식을 가지게 되었을지 파악하고자 한다. 그리고 공격적인 성향을 갖게 된 원인이 아이 뿐만 아니라 가족, 혹은 그/녀를 둘러싼 환경에도 있음을 알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것 역시 표현방식의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멘토는 공격적인 성향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멘토와 멘티는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멘토링은 그리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멘토링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것은 당연히 얼굴을 맞대고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직접적인 멘토링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사이버), 전화 등을 통한 멘토링도 가능하다. 물론 여기에는 서로간의 신뢰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더불어 숲’과 같은 계절제 대안교육 프로그램에서 멘토링이 시도된다면, 후속조치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멘토는 자신의 멘티였던 아이와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멘토와 멘티 상호간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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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교육이 고사하고 있다.(1)

 

농어촌 교육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노령인구의 증가와 청장년 인구의 감소에 따른 결과이다.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그나마 농업인구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라는 소식은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요즘에는 경로당에 70세 아래의 노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70세라고 해도 경로당에서는 막내일 뿐이다. 일부 면에서는 한 해에 한 명의 신생아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산간벽지, 낙도일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일부 시군 학교에서는 1면 1개교 원칙조차 깨질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면 1개교 원칙이란 1개의 면에 최소 1개 이상의 초등학교를 유지한다는 정부의 학교정책이다. 그런데 면 지역 소재 초등학교의 대부분이 50명 미만인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필자의 고향인 경북 봉화는 봉화읍에 소재한 초등학교 2개와 춘양면에 소재한 1개 학교를 제외하면 재학생이 20~50명에 불과하다. 1개 본교에 2~3개 분교가 있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재학생이 50~100명 미만인 학교를 통폐합 대상학교로 규정하는데, 이럴 경우 농어촌 학교 상당수가 폐교 대상이 된다.

 

농어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녀 교육 때문에 이주한다고 말한다. 사실 농어촌 교육은 이래저래 불신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농어촌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를 승진에 목말라 하는 사람과 안주하려는 사람, 그리고 새내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한다. 생태주의에 관심이 있거나, 번잡한 도시보다는 땅을 벗삼아 살려는 교사는 학부모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또한 학교 밖에서도 비싼 학원이나, 과외를 받을 만한 조건이 안 된다. 사람들은 농어촌 지역에 학원이 별로 없고, 그나마 강사의 질도 낮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다.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고등학교 진학 때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나마 중학교까지는 지역 학교에 다니고, 고등학교는 도시로 진학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인구유출이 심각하다. 상당수의 고등학교는 1학년에 1~2개 학급밖에 유지하지 못한다. 봉화읍내에 위치한 봉화중학교에서도 매년 1/3~1/2에 가까운 학생들이 영주나 안동 등 인근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인구증가를 선거정책으로 내놓는 후보가 등장한다. 하지만 당선이 되더라도 인구증가 정책이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부 지역에는 귀농자들이 있지만, 유출되는 인구는 귀농인구보다 훨씬 많다. 이른 바 결혼 적령기인 사람들도 있지만, 결혼이 어렵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마련하여 농촌 미혼남과 동남아시아 여성을 결혼시키는 사실상의 매매혼에 나서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이제 아예 비교육적인 교육정책도 내놓는다. 일부 시군에서는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관립학원을 설립하기도 한다. 이 학원에서는 서울 소재 유명 학원 강사를 초빙하여 강의를 개설한다. 또한 장학기금을 마련하여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은 고전에 속한다. 경남과 경북, 전남 등 산간벽지와 낙도가 많은 지역에서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속속 선을 뵈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방안에도 불구하고 인구감소는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농어촌에는 출산과 보육,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의료와 문화적인 부분은 더욱 열악하다. 결정적으로 일자리 자체가 적고, 일자리의 질도 높지 않다. 당연히 인구유입을 유인할 방안이 없다. 장학금 몇 푼, 관립학원 설립으로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의 매매혼을 주도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최 모 S면장은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없다."고 고백한다. 위의 앞선 대책을 모두 내놓아도 노인이 사망하고 어린이가 태어나지 않는 상황을 역전시킬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 앞에 농어촌 교육은 마치 고사를 앞둔 고목처럼 시름시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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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마음 읽기(2)

아이들의 그림은 어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진지함이 숨어있다. 어른들이 가식과 학습된 아름다움을 그릴 때,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그린다. 그래서 어른보다 아이들의 그림이 더 많고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래서 성립된 영역, 장르가 미술심리치료이다.

 

필자는 미술심리치료 이론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지만, 수천장의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의 그림을 익힐 수 있었다. 교사라는 직업은 아이들을 관찰하기 굉장히 좋다. 특히 아이들과 늘 붙어 있어야 하는 초등교사는 교사이자, 친구이자, 상담자가 될 수 있다. 전문상담교사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면, 담임교사는 아이들의 정보를 많이 갖고 있고, 일상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려치면 전쟁같은 수업이 가로 막는다. 요즘은 학업성적을 높여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정규 수업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기 어렵다. 도시 지역에서는 시험지만 풀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아직도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지역도 많다. 필자가 진단을 했던 N초등학교의 경우 작은 읍지역에 위치하지만 학급당 학생수가 26~7명에 육박했다. 당연히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려웠다.

 

공격적인 성향

필자가 요즘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는 왕따 피해자이다. 부모님의 부탁을 받고 평일 저녁 즈음 부모님과 상담을 했다. 그 전에 문장완성검사지와 '비 속의 나', '동물가족화', '동적가족화', '나무그림' 등 다양한 진단기법을 통해 정보를 수합했다. 가해 학생 중 두 명이 보낸 편지도 읽어보고, 아이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상담 대상자는 나무그림에서 유독 공격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문장완성검사지를 통해 어머니를 기피하고, 아버지를 좋아하는데 아버지가 일이 바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과의 면담에서는 주로 어머니가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딸이 왕따를 당하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지는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점점 동생들에게 공격성을 나타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부모님은 가해자 중 주동자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 상담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부모님과 면담을 마친 필자는 상담자를 만나서 직접 검사를 해보았다. 처음에는 친교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상담자는 처음에는 낯이 선 필자를 보고 피했으나, 좋아하는 그림을 함께 그리면서 곧 친숙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상담자는 싫어하는 아이, 좋아하는 음식, 학교생활,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불만사항, 그리고 좋아하는 이성 이야기까지 참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마치 그 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다 털어놓는다는 듯이.

상담자의 이야기를 통해 필자는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담자는 왕따 피해를 방치한 선생님에 대한 실망,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불신, 그리고 둘째를 편애하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불만 등을 갖고 있었다. 이런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한 상담자(즉 피해자)는 요즘 동생들을 공격적으로 대하고 있었다.

공격적인 반응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다. 우리가 일탈이라고 말하는 행동도 표현이다. 그 표현이 사회적으로 옳거나, 그르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표현양식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중요한 점은 그 표현양식, 행동이 왜 나왔는지, 그리고 표현양식을 바꿀 가능성이 있느냐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행동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의 경우 가족 전체가 치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필자도 함께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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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마음 읽기(1)

 

최근 교사들 사이에서는 미술심리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미술심리치료란 그림으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미술활동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말한다.

N초등학교에서는 최근 한 학생이 이른 바 일진에 들기 위해 10만원을 상납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또 다른 한 학생의 경우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왕따로 인해 공격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 이 모 교사는 "그림으로 볼 때 상당한 학생이 스트레스로 인해 공격성향을 나타내고 있고, 방임과 억압 등에 처한 학생들도 많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진단 일주일 후에 사건 발생

필자는 이 학교 이 모 교사의 부탁에 따라 N초등학교에서 간단한 미술심리치료 방법에 따른 진단을 실시했다. 그림을 분석한 결과 몇 명의 관찰 및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 나왔다. 그런데 사건은 의외로 빨리 터졌다. 그림 진단 후 일주일 후에 있었던 야영에서 지속적인 상담 평가를 받았던 학생이 칼을 휘두른 것이었다. 그 학생은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정서표현이 미성숙했으며,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었다.

칼 사건 이후 필자는 다른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미술심리치료 진단을 하게 되었다. 대상 학년에서는 상담이 필요한 대상이 여럿 발견되었다. 물론 그런 평가를 받은 학생이 지금 당장 폭발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우려도 있었지만, 그 보다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상담이 필요했다.

그 당시 필자에게는 왕따 피해자에 대한 면담 요청이 들어왔다. 피해자는 2학년 때부터 왕따 피해를 입고 있었다. 특히 3학년 때는 학급 리더격인 아이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여 학교등교거부, 부모와 교사에 대한 불신, 공격성향 등을 보이고 있었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부모가 더 이상 두고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개월간 아이가 굉장히 밝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년 가해자 중 두 명으로부터 양심고백성 편지를 받게 되었다. 필자가 확인한 그 편지에는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해 사실이 고백되어 있었다.

갑작스런 정신과 상담과 치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부모님도 그런 치료보다는 천천히 아이와 신뢰를 쌓으면서 상담을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피해자가 거주하는 지역이 상담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지역이라는 사정도 고려되었다.

 

과도한 경쟁교육의 폐해

어른들은 '우리 어린 시절에는 밥만 줘도 알아서 컸다'고 말한다. 어른들이 어렸던 시절에는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너무나 살기 빠듯한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 아이들은 결코 알아서, 혼자서 자라지 않는다. 사랑과 관심 없이 알아서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는 어쩌면 도둑심보를 가진 것이 아닐까.

필자에게 상담필요 진단을 받은 아이의 가정은 대부분 부모가 너무 바빠서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거나, 자녀를 너무 귀하게 키우는 경우였다. 아이는 애정결핍 상태로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나무 그림에서는 공격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부모를 극단적으로 미워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아직까지 그 아이들을 상담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과도한 경쟁교육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조차 일제고사에 내몰리고, 등수에 연연하며, 주류에 속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시험지를 훔치는 중학생들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림에서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 시험 압박감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그들은 다르지 않다.

그 동안 정규 교사양성 커리큘럼에서 빠진 채 특수교사, 전문상담교사 양성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 심리치료가 사회변화에 따라 전면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N초등학교의 박 모 교사는 "미술심리치료 같은 과정은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며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문상담교사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담임도 최소한의 눈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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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스물아홉(1)

아직은 스물아홉(1)

 

 

대학과 함께 시작된 생활

1998년 봄이 채 오지 않았던 2월. 내가 처음 대학에 들어가서 느낀 문화충격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고3 시절, 친구가 들고온 진보적인 시사잡지 [월간 말]을 보면서 느꼈던 그 설레임을 드디어 만끽하다니! 대학을 알기 위해 2월의 어느날 나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 참가했다. 새터 하루 전날 연세대 생이 술을 과하게 먹고 죽어 집안에서 참가를 만류했지만, 좀처럼 나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벌써 며칠째 했는데 이른 바 '민중가요'도 연습했는데 말이다.

 

새터 하루 전날, 이미 이사까지 마친 나는 새터 당일에 학교로 찾아갔다. 자그마한 교정에는 나같은 어리버리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버스도 즐비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학과가 발표되는 날이라 게시판(대자보판)으로 향했다. 새내기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자신이 무슨 과가 되었는지 확인한다. 살펴보니 나는 국어교육과가 되었다.

 

사람들이 내게 이름을 묻는다. '최고봉이요'라고 답했더니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합격자 명단 제일 위쪽에 있었던 내 이름이 '홍길동'처럼 예인 줄 알았단다. 그럴만 했다. 사연은 이렇다. 나와 고등학교 동창 2명은 춘천교대에 원서를 냈다. 마침 강원대에 원서를 접수하러 가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가 원서를 직접 들고 가서 접수를 하기로 했는데, 춘천교대는 며칠 후부터 원서 접수란다. 그래서 학생처에 원서를 맡겨두고 갔는데, 하필이면 내가 1001번(남자는 1000번대, 여자는 2000번대)이었다. 그래서 내 이름이 합격자 발표에서 가장 위에 오게 되었다.

 

학생들은 운동장에 과별로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과가 정해졌으니 선배들 얼굴도 봐야 하고, 동기들은 어떤 사람인가 살핀다. 간단한 행사를 하고 점심식사를 마친 후 사람들은 버스에 오른다. 1시간 30분 정도 달렸더니 새터 장소가 나온다. 새터 장소는 한록리조트인가 하는 한강변에 위치한 경치 좋은 곳이었다. 다만 강당이 간이 천막 형식으로 되어 있어 불편했다. 다 큰 사람들이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가운데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참 어려웠다.

 

내게 큰 충격을 준 것은 경기동부총련 노래단 천리마였다. "동만주를 내달리며..."로 시작되는 진군가 풍의 노래를 부르는데, '아 이런 것이 대학문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노래가 '혁명동지가'였다. 아마도 항일 빨치산의 경험을 노래로 만든 것이리라. 그러고 보면 당시의 나는 민족주의적 감수성이 무척 풍부했던 것 같다.

 

대학입학시험 중 면접 시험에서 있었던 일이다. 면접 장소에는 세 명의 교수가 앉아 있었다. 접수번호가 가장 빠른 죄로 나는 가장 먼저 면접에 임해야 했다. 첫번째 질문은 고등학교의 좋은 점을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학교가 작지만 모두가 학업을 열심히 해서 분위기가 좋다'고 답했다. 그 다음 질문은 나쁜 점을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걸작이다. 존경하는 사람을 말해보란다. 그래서 나는 김구라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는데, 독립운동가이면서도 위대한 사상가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그 다음 존경하는 사람을 말해보란다. 나는 손병희라고 말했다. 독립운동 지도자 33인 중 변절하지 않은 몇 안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한 명도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세월이 지나서인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의 나는 민족주의적 감수성이 굉장히 풍부했던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새터 첫날밤인가, 둘째날 밤에 선배들은 내게 노래를 시켰다. 나는 준비했던 민중가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불렀다. 사실 그때 나는 대학에서는 이런 노래를 많이 부르는 줄 알았다. 물론 그날 이후 나는 운동권 선배들에게 찍혔다. 새터를 다녀온 후부터 선배들이 나를 만나자고 했다. 총학생회, 신문사, 교지편집위원회, 그리고 사회과학 동아리 [프로메테우스] 선배들까지. 그것은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나의 선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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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신드롬을 엿보다

사극 신드롬을 엿보다

 

 

사극 신드롬, 우경화인가?

얼마 전 중국에 MBC 사극 [주몽]이 방영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주몽]에서 한(漢)나라가 부여와 고구려를 괴롭히는 굉장히 나쁜 나라로 비춰진 것이 원인이었다. 당시 한국은 고구려 열풍이라 할만큼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하던 사극이 모두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엄청난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 그리고 시청자의 높은 호응까지 삼박자를 갖춰 불어온 사극 신드롬은 과연 우연일까?

많은 사회운동 단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우경화의 조짐이라고 우려한다. '강한 나라'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대제국 고구려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이어져 고구려 사극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몽]과 [연개소문], [대조영] 등은 전쟁을 통해 한 세기를 풍미한 영웅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사극이 민족주의에 기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나올만 했다.

이러한 와중에 민주노총은 노동절에 고풍스런 선전물을 내놓았는데, 이 선전물이 삼족오를 변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필자가 보기에도 이 선전물은 삼족오 깃발의 변형이라 생각된다)

*KBS 사극 [대조영]의 한 장면

 

고구려에서 조선으로

사극 열풍은 여기에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시청률 상위권에 [대조영]이 랭크되어 있고, 지상파도 앞으로 사극을 계속 방영할 계획이다. 당장 [한성별곡 正](KBS2), [왕과 나](SBS), [대왕 세종](KBS1) 등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케이블채널 CGV는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 '8일'을 자체 제작하여 방영한다. 재미있는 점은 2007년 상반기를 휩쓴 사극 코드가 '고구려'였다면, 하반기와 내년 초에는 [조선]이 코드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시대에 비해 조선이 사극의 배경으로 자주 설정되는 것은 아무래도 기록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선은 <조선왕조실록 >과 <승정원일기> 등의 공식적인 기록 이외에도 다수의 유림들이 남긴 기록이 남아 있다. 이에 비해 남북국 시대까지의 기록은 매우 빈약하고, 고려의 기록은 아무래도 간소하다. 더군다나 당대에 기록된 사서들이 전란 중에 불이 타서 복원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조선은 사극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하곤 한다.

언론 일각에서는 사극 제작의 의도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왕과 정치 노선을 다루어 시청률을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한다. 선거 시기에 '한명회', '용의 눈물' 등의 사극을 통해 재미를 봤던 지상파 방송이 이번에도 그때의 기억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번에 코드로 떠오른 '정조' 역시 방송사의 입장에 따라 소재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7월 9일 첫 방송을 탄 한성별곡 正(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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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권연대, 특수교육과 재학생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노숙투쟁중

장애인교육권연대, 특수교육과 재학생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노숙투쟁중


일방적인 후속조치 철회 요구하며 노숙투쟁 전개
장애인교육권연대와 특수교육과 재학생이 노숙투쟁에 나섰다. 지난 주까지 정부중앙청사 건너편 열린시민공원에서 천막농성을 전개한 두 단체는 7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7월 8일 일요일 노숙투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7월 9일 월요일 결의대회를 갖고 거점을 정부중앙청사 후문으로 옮겨 노숙투쟁을 전개했다. 이날 낮 2시부터 개최된 결의대회 후에도 대오는 해산하지 않고 그대로 노숙투쟁에 돌입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와 집행위원장 한때 연행
경찰은 7월 9일(월요일)부터 이뤄지는 노숙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해 강력하게 대처했다. 이에 특수교육과 재학생들 역시 강력하게 반발, 대치상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대화를 명분으로 윤종술 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를 대오에서 이탈시켜 연행하더니 기습적으로 도경만 집행위원장마저 연행했다. 연행 직후 경찰이 한특련 측에 노숙투쟁을 중지하고 해산하면 연행자를 풀어주겠다고 제안하여 학생들은 광화문 전철역으로 이동하여 밤을 지새웠다.

 

현재 노숙투쟁 다시 전개
7월 10일(화) 오전 8시 30분 현재 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한특련은 다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집행국 조상필 국장에 따르면, 장애인교육권연대와 한특련은 이번주 내내 노숙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따라서 노숙투쟁 과정에서 경찰과의 대치와 연행사태가 계속 벌어질 것이 예상된다. 한편 7월 10일(화)에는 영남지역 대학 특수교육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노숙투쟁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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