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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4/10
    부채감_공창묵시록을 보다(2)
    로젤루핀
  2. 2005/03/03
    햇살이 삼삼
    로젤루핀

부채감_공창묵시록을 보다

 

 

아버지가 죽었다. 어머니는 시력을 잃었다. 남은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그녀는 몸을 팔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빚을 갚고 오빠의 학비를 벌기위해

그녀는 몸을 팔기 시작했다.

 

남편이 가출을 했다. 아이들을 먹여살리고 학교에 보내기 위해

그녀는 몸을 팔기 시작했다.

 

치매였던 어머니의 치료비, 그리고 돌아가신 후의 장례비는 큰 빚으로 남았다. 빚을 갚기위해

그녀는 몸을 팔기 시작했다.

 

 

 

 

가난

부양의 의무

 

이름도 다르고 얼굴도 다른 그녀들이지만 너무나도 비슷한 삶의 굴레

타이페이의 그녀들이지만 우리나라의 그녀들과 너무나도 비슷한 삶의 굴레

 

 

 

하지만 (아직까지의)나와는 다른 삶의 굴레

 

 

 

성매매여성들의 투쟁을 지원해온 젊은 여성활동가는

성노동자들의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목이 메어했다.

 

그녀들은 재능을 가졌어요. 하지만 그것을 써보기도 전에 이곳으로 와야만 하게 되었지요.

나는 재능이 없지만 나의 부모들은 나에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요.

나는 이곳에 와서야, 그녀들을 만나고나서야,

그녀들과 내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살아왔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답니다.

 

 

 

그녀의 먹먹해함...

 

 

그건 단지 동정이나 감상이 아닐 것이다.

 

 

그건 일종의 부채감일 것이다.

 

 

 

 

 

주어진 조건이 다름으로 인해

삶의 굴레가 달라진 그녀들과 나.

 

나는 그녀들과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하월곡동 언니들의 소식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그런 통증이 먹먹히 전해져왔다

 

 

 

 

 

오늘 여성영화제에서

공창묵시록 (Licensed Prostitutes Apocalypse)을 보았다

 

나라에서 발급해주는 '증'을 받아 합법적으로 성매매를 해오던 타이베이의 여성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날아든다. 공창을 폐지하겠다는 것. 그때부터 성매매여성들의 조직된 움직임이 시작된다. 영화는 공창 유지를 위한 성매매여성들의 투쟁과 삶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작년 성매매특별법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현재진행형의) 모습들이 오버랩되었는데,

이제 더이상 회피할 수 없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나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먹먹함이 부채감으로만 남는다면 그것은 동정이나 우월감 이상이하도 아닐 것이라는 사실.

부채감은 책임감으로 전화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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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삼삼

 

3月이다.

 

많은 일, 많은 변화가 있고

내 안에서 많은 기억들이 교차한

2月이 지났다.

 

 

 

 

 

오늘은 삼월삼일

햇살이 삼삼하다.

 

 

 

 

집에서 나오는 길에 천막농성 중인 로라에 들렸다.

중식집회 하는 시간 맞춰 간건데 이제 집회는 안하고 그 시간에 노래만 틀어놓는단다.

허긴, 그 시간에 로데오는 한산하니까.

 

그래서 천막에서 점심만 얻어먹고 왔다. 종이컵으로 먹는 맛난 밥^-^*

 

삭발한 분회장님은 12명이 해고되고 2명이 나가는 일 등을 겪으셔서 그런지

조금은 지친 모습이었다.

 

그래도 밥먹으러 우르르 들이닥친 발랄한 조합원 동무들과 함께

둘러앉아 식사하는 동안은  천진한 모습(순박하게 생기셨따아^-^;)을 간간히 보이기도 하셨다.

 

작은 분회에서의 투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어떻게 해야 승리할 것인가.

 

나는 이제 시작이고 아직 잘 모르겠지만

쨌든 잘 되길 바랄뿐이다.

 

 

 

 

천막을 나와 로데오 거리를 걸어가면서

즐비하니 늘어선 형형색색의 옷들을 보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저만치 다가온 봄을 알리는 삼삼한 햇살로 대기는 경쾌하고.

봄옷들은 마구마구 매력을 발산하고.

 

저 옷들이 경쾌한만큼 저 옷들을 만든 이들의 삶도 경쾌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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