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5/10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0/23
    [서평] 벙어리새
  2. 2005/10/09
    [여성] 출산파업

[서평] 벙어리새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살고 있지만 가끔은 생각이 난다.

 

피흘리며 대열의 뒤로 빠지는 나를 보며 깜짝 놀라던 여학생의 표정도, 처음보는 남자애를 몇일씩 재워주었던 어느 노동조합에서 일한다던 누님도, 시멘트 바닥에서 신문지 한장 덮고 자던 날 더럽게도 추웠던 기억도, 흩어지기전 마지막으로 모인 강의실에서 불렀던 투쟁가 가락도.

 

언덕에서 미끄러져 생긴 흉터는 이제 찾아볼수도 없지만, 머릿속의 기억은 지워지지가 않고 가끔씩 생각난다.

 

현대사의 거친 물살의 가장자리에 잠깐 발을 담궜던 나도 이런데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지나온 사람들은 어떨까?

 

그들에게 오일팔 민주화운동이, 사삼항쟁이, 여순이 그리고 일제가 엊그제처럼 생생하다해도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지은이인 류춘도님에게 한국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고문끝에 폐인이된 친구의 얼굴을, 죽기 직전의 자신을 구해준 미군 상사의 얼굴을 그리고 수많은 다른 얼굴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은 당사국 민중들에게는 너무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조선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민중들의 삶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우리뿐 아니라 미군이나 인민해방군의 고통과 희생도 말로 다 할 수 없다. 내가 있는 이 땅 아래엔 너무도 큰 한이 묻혀있는 것 같다.

 

물론 지금은 그 때와 같은 굶주림과 가난 극단적인 야만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그 때의 그 한이 아직도, 혹은 새로운 한이 커나가는 것 같다. 자살공격을 하는 이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통이, 휴전선의 존재가, 구조조정과 실업이 다음세대에서는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역사가 되었으면 한다.

 

만천원/류춘도/당대/200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여성] 출산파업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임신 가능한 여성 1명당 1.16명이라고 한다.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떠들썩 하기도 했다. 비록 한 때였지만. 내 생각에는 1.16명도 많이 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적으로는 하나도 많지만 그래도 자식하나는 있어야지 하는 생각, 어른들의 바람, 하룻밤의 실수, 뭐 이런 비 이성적인 요소들이 결합해 그나마 1.16이라도 나오지 않았을까?

 

현재 결혼적령기를 맞고 있는 70-80년대에 난 세대들의 앞에 놓인 현실은 매우 암울하다. 대부분의 또래들 처럼 대학을 졸업했으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나마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결혼을 하려면 먼저 살 보금자리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대학졸업하고 바로 취직해서 둘이서 악착같이 모아도 서울근교 허름한 아파트 전세를 얻기가 힘들다. 물론 회사에서 가까운 강남3구 (강남, 서초, 송파)나 신축 브랜드 아파트를 구하는 것은 집안의 도움을 얻지 않는한 불가능 하다. 부모세대들은 집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집값이 올라 저절로 노후대책이 해결되었지만 우리들에게는 불가능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로 아이라도 하나 덜컥 생긴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부모에게 아이를 맞기지 않으면 맞벌이가 불가능 해진다. 아이가 자람에 따라 필요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막대한 교육비를 미리 마련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이럴 때 가족 구성원중 한 명이라도 큰병에 걸리거나 직장에서 밀려난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의 10억 만들기 열풍은 이런 혈실을 반영한 것이다.

 

나는 우리사회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경제성장이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안정, 교육개혁, 사회안전망 확충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평화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수십년을 지속해온 선성장 후분배라는 거짓말에 언제까지 놀아날 것인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