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나무

2007/05/17 11:32

불면의 나날을 보내다,

간만에 스르르 잠이 오려는 새벽에

난 어쩌다 이 책을 펼쳐버렸던가...

 

내가 이제껏 살아오며,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감히 '노동운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왔던 것이

사무치도록 부끄럽게 만드는 글들...

 

사실, 김진숙동지의 말빨과 글빨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그리고, 게 중에는 내가 직접 들었던 연설문도 실려있는 걸 알고 있었던 터라,

(2003년 10월22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노동탄압 규탄 전국대회'/김주익열사 장례식에서 김진숙동지의 연설을 듣고, 눈물 훔치지 않았던 노동자가 몇이나 됐던가...)

진짜 이 앙당물고(각오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내며'라는 첫 대목부터 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고,

 

첫번째 글 '20년만의 복직'을 읽으면서는 목놓아 울어버렸다.

혼자 집에서 책을 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가다, 남은 쪽수 줄어가는 게 아까워

불 끄고 누워 울다가

결국 다시 일어나 불을 켜고 책을 폈다.

그냥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부끄러움이 사무쳤지만,

다만, 김진숙동지가 나에게 부족하다는 이유로 타박할 것같지는 않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5/17 11:32 2007/05/17 11:32
Posted by 흐린날
태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blog.jinbo.net/grayflag/trackback/115

  1. 소금꽃나무

    from
    2009/08/05 17:30
    삭제
    왜 제목이 소금꽃나무일까가 가장 궁금했다. 친절하게 표지에 다 나와있다. 작업복에 땀이 말라 소금기가 남아 있는 모양을 꽃나무라고 부른 것이다. 땀이 말라 있는 옷을 보고 이런 걸 떠올릴 수 있다니 감탄하고 책을 펼쳤다. 책의 앞 부분에는 경찰에게 잡혀 가고, 대공분실에 잡혀 고문 당한 이야기도 나온다. 덜덜덜 무서운 느낌이 들었고 그런 것을 견뎌내고 싸워온 지은이가 대단하게 보였다. 지은이가 처음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남동생 학비..

댓글을 달아주세요

  1. 2007/05/17 16: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지하철에서 읽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읽었지요. 다시 펴기가..흠.


BLOG main image
by 흐린날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276)
일기장 (149)
기행문 (20)
좋아하는 글들 (47)
기고글들 (13)
내가찍은 세상 (45)
내가 쓴 기사 (1)
울엄니 작품 (2)

글 보관함

Total : 251361
Today : 202 Yesterday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