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창간 2주년을 맞으며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왜 ‘축하’가 아니고 ‘위로’냐고 발끈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2년 동안 <진보정치>가 겪어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어찌 물색 없이 ‘축하’만 할 수 있겠는가. 보수와 진보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그렇게 구분하는 세력이 득세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이 사회에서 <진보정치>를 만들어 내기란 모르긴 몰라도 쉽지는 않았을 게다.

 

그럼에도 ‘축하’ 또한 아니할 수 없겠다. 어찌어찌 <진보정치>가 2년 동안 형태를 갖춰 나와줬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앞으로의 2년, 또는 20년, 또는 계속해서 <진보정치>가 ‘진보정치’를 앞당겨올 것이라는 희망을 지난 2년 동안 보여줬기 때문에 ‘축하’한다.

 

<진보정치>에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일하는 노동자며, 때론 엊그제 옷깃을 스친 민중이며, 또한 ‘함께 가지 않겠냐’고 손 내밀어 봄직한 ‘동지’들이다.

 

<진보정치>에는 ‘진보’가 있다. 그것은 이 세상 밝은 한 가운데나, 뒷골목 어둡고 냄새나는 쓰레기더미에나 있고 또 모든 곳에 있으며, ‘보수’와 투쟁한다.

 

그리고 <진보정치>에는 ‘정치’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무수히 보아와서 이제는 냄새조차 못 맡는 그런 더러운 ‘정치’는 아니리라. 그런 거 말고, 민중이 이야기하고 바라는 ‘정치’는 무엇인가. 우리는 불행히도 그런 ‘정치’를 풍족하게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잘 알지 못한다.

 

<진보정치>가 그런 ‘정치’를 알려달라. 그래서 무례하게 한가지 더 바라자면, <진보정치>가 민주노동당적(的)이지만 말고, 진보 정치적(的)이었으면 한다.

 

이황미/<노동과 세계>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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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5 00:45 2005/06/0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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