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창당

녹색당 2012/03/06 16:00

3월 4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양천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녹색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6,600여명의 당원, 서울과 경기, 부산과 대구, 충남에서 차례로 지역당이 창당되었으며 이날 한국에서 녹색당이 공식 창당된 것이다. 창당대회에 참여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여유가 부족한 탓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여) 마이크 잡고 한 소리 한 사람으로서 소감을 말하자면 창당대회는 즐겁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한순간 긴장의 순간에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인내하는 마음이 전달될 정도였다. 한마디로 "우정과 기쁨의 정치 녹색당"이라는 슬로건에 부합하는 창당대회였다고 평가한다.

녹색당 창당과 관련하여 아쉬운 것은 트윗터에서 스스로를 좌파,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우려와 비아냥이었다. 트윗에서 누군가 지적한 것처럼 녹색당 창당과 관련하여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비판이 가장 많았다. 이들의 비판은 물론 녹색당 예비후보였던 부산녹색당의 구자상 후보의 정치 행보에 집중되었다. 구자상 후보의 야권연대 관련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한 측면이 있다. 이 모든 문제를 정치적 미숙함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하더라도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행동은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나는 녹색당의 (비공식적인) 야권연대에 대한 좌파들의 비판은 녹색당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참에 좌파, 사회주의자들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녹색당의 이념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실현될 수 없다. 녹색당이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들은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억압과 고통의 강도만큼이나 현실 그 자체에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대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녹색당의 가치는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라는 형식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실현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나는 많은 좌파와 사회주의자들이 녹색당에 참여함으로써 공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참여와 연대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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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강령  



전문  

우리는 ‘녹색당’이라는 작은 씨앗입니다. 이 씨앗이 싹을 틔워 인류가 지구별의 들숨날숨을 쉬는 뭇 생명들과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초록빛 세상을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는 작은 도토리 하나가 만들어낼 떡갈나무 혁명이며, 여러 무늬와 색깔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들의 연합입니다. 지구별은 오랫동안 생명을 품어 왔습니다. 우리는 이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지구의 아이들입니다. 우리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나침반이자 등대이며, 생명과 자연 사이에서 녹색전환의 씨앗을 심는 농부입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과 함께 공기의 순환이나 생명의 고동, 그리고 에너지의 흐름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우리는 공동체의 돌봄과 살림경제, 협동과 연대의 경제 속에서 대안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성장과 물신주의, 경제 지상주의를 넘어서는 정당이며, 화석연료를 넘어선 태양과 바람의 정당, 문명사적 전환을 만드는 녹색가치의 정당, 반정당의 정당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대안적 정치행위는 기성정당과 같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보편적 인권을 넘어 생활정치ㆍ소수자의 정치ㆍ녹색정치를 통해 소수자와 생명과 자연을 옹호합니다. 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 평화와 비폭력의 부드러움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 녹색당과 함께 지구 곳곳에서 녹색전환을 실현할 것이며, 이 길에 당신을 기쁘게 초대합니다.  

  생태적 지혜

생태계 순환의 원리와 생태복원력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의 인류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석유정점과 지구온난화, 핵에너지 사용 등의 문제는 ‘지구의 생태복원력’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구의 순환과 재생을 파괴하고 있는 화석연료기반의 산업사회를 생명 중심의 탄소순환사회로 만드는 생태적 지혜가 필요합니다.  
개발주의와 성장주의는 공동체와 생명, 자연을 파괴하고 있으며, 성장에 대한 맹목적 욕망은 성공과 승리만을 바라보는 경쟁과 비교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또한 지구의 유한성에 직면하는 현 시기, 인류와 생명의 공멸을 가져오는 핵에너지의 범람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업의 숨막히고 불결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절박한 환경에 몰아넣고 착취하는 이들 축산업 속에서 구제역ㆍ신종플루ㆍ조류독감ㆍ광우병 등 전염성 질병들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육식문화는 지구환경을 파괴할뿐만 아니라, 존엄한 생명의 정신을 해치고, 생명의 터전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태양과 바람의 재생에너지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지키고, 자연이 주는 에너지로 느림과 여백의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탈성장을 바탕으로 하여 탈핵을 이루고, 핵에너지를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바꾸는 생태적 지혜를 이룰 것입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자연환경과 생명을 보호해야 합니다. 생태복원력을 넘어서는 생명착취 산업과 환경오염을 막을 것입니다. 또한 환경파괴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보존하고 보호합니다.
탈성장, 탈토건 사회를 위해 개발사업과 성장만능주의를 막아야 합니다. 성장보다 공동체와 개인의 삶이 행복하고 성숙되는 것을 추구합니다.
농업이 중시되고, 땅이 농민에게 돌아가고, 식량을 자급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순환과 재생의 농업사회를 위해서 유기농업을 육성하고자 합니다. 먹거리ㆍ문화ㆍ노동이 어우러지는 농업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와 지역순환사회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사회정의  

승자독식문화와 시장만능주의가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정보와 소득, 기회, 부의 불평등은 사회 불평등으로 나타납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불러온 사회적 양극화는 이제 초국적 투기 자본이 가져온 경제위기와 겹쳐 대다수 시민의 삶을 극단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뢰가 사라진 사회는 정의에 대한 불감증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아직도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마저 충분하게 실현되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 사회 각 부분의 격차와 불균형은 사회 정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지역적, 사회적 약자들에게 환경의 파괴와 빈곤의 문제는 함께 다가옵니다. 따라서 환경정의 없는 사회정의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사회 전반에서 공정성을 높이고 불평등을 줄이며, 자원ㆍ환경ㆍ교육ㆍ의료ㆍ주거 등의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초국적 투기 자본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공정무역을 비롯한 전지구적인 나눔과 연대를 실천하려 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고 사회 투명성을 높여, 신뢰가 싹트는 사회, 사회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노동의 권리를 옹호함으로써 다시금 노동이 즐거운 사회, 진정한 땀의 의미가 되살아나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지구 생태계와 뭇 생명, 그리고 우리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정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직접ㆍ참여ㆍ풀뿌리민주주의

  대표자를 뽑아서 일을 맡기는 방식의 대의민주주의는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제는 모든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직접ㆍ참여 민주주의가 필요합니다.

  한편 기득권 정당들은 시민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쌓아놓고, 자신들만의 정치권력을 누려 왔습니다. 지역정치는 토호들에게 장악당하고 주민들의 참여는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런 장벽들을 허물고 중앙정치와 지역정치 모두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권력이 대통령과 정부ㆍ국회에 쏠려있는 중앙집권 구조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집중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대도시는 과밀해지고 농촌은 텅 비어가는 현실을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균형발전’을 빙자한 또 다른 개발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제 지역으로, 그리고 풀뿌리 시민들에게로 권력이 나눠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국민ㆍ주민소환, 국민ㆍ주민발의와 같은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지방자치에서의 주민참여제도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선거 외에 시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곳곳의 의사결정 단위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이 토의하여 하나씩 하나씩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투표권 연령을 낮추며, 교사ㆍ공무원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려 합니다.
중앙권력을 축소하고 지역분권을 확대하여, 지역과 주민들에게 권한을 돌려주고자 합니다. 수도권 중심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를 근본적으로 성찰하며, 농업을 살리고 지역의 역사ㆍ문화ㆍ사회ㆍ환경적 특성을 살리는 지역 순환의 경제와 사회를 추구합니다.  

  비폭력 평화  

우리 사회와 지구 곳곳에 폭력이 가득합니다. 지배와 수탈이 강화되고, 살상무기와 전략무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이 군사주의, 국가주의, 권위주의를 키웁니다.
평화를 위한다며 국가폭력을 조직하거나 안전을 보장한다며 군대와 무기를 늘리는 것은 평화가 아닌 긴장과 적대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 악순환은 세계에 퍼져 있으며 한반도야말로 가장 첨예한 현장입니다.
폭력의 정당화는 가정, 학교, 직장, 군대 등 사회 모든 부문의 위계화와 가부장주의를 부추겼으며 폭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행을 온존시켰습니다.
비폭력 평화의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평화를 통해 평화에 도달한다는 원칙만이 전쟁과 테러, 국가주의와 권위주의, 사회 곳곳에 만연한 폭력을 넘어설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비폭력 평화의 원칙 아래 모든 전쟁에 반대하며, 대한민국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한반도의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모든 행동을 지지합니다.
핵무기와 핵발전소를 포함한 핵의 제조, 반입, 보유에 반대하며, 무기와 군대를 축소하기 위한 모든 평화협상을 지지하고 한반도 주변의 군축을 이끌 것입니다.
국가주의를 거부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옹호합니다.
권위주의와 가부장주의, 남성중심의 문화를 탈피하고, 성별, 성적 지향, 장애 등 모든 차이가 차별과 권력관계를 만들어내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비폭력, 그리고 공감하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관용과 존중을 촉진할 것이며, 가정, 학교, 직장, 군대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체의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제거해나갈 것입니다.

    지속가능성

지난 세기부터 우리 사회는 제한된 생태계의 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끝없는 경제성장과 개발을 추구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기후변화, 자연자원 고갈, 생태계 파괴, 방사능 오염과 같은 거대한 환경 위기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의 질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경쟁과 개발을 최우선시하는 산업주의 체제가 우리와 이웃의 생명과 평화, 안전, 사회적 정의를 지속가능하게 보장해 줄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차원의 유기적인 노력을 사회 각 부문과 영역에서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에너지 효율을 증대하며, 핵에너지 사용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데 모든 힘과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대량소비문화를 극복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자원과 에너지가 최대한 순환할 수 있는 체계를 지역주민들의 민주적 참여를 통해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미래 세대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으면서 사회공동체 다수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동체 경제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다양성 존중

소수자의 차이를 차별로 만드는 관습과 사회제도가 여전히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인권이 실현되고 보다 민주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소수자에 대한 모든 차별과 배제를 제거해야 합니다.
정치적 소수의견에 대한 억압과 언론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수의견이 존중하고 보호될 때 다수의견도 풍부해지며, 언론민주화와 정치민주화를 통해서 모든 정치적 소수의견에 대한 억압과 통제를 제거해야 합니다.
획일성을 강요하는 제도와 문화가 온존하고 있습니다. 획일화된 잣대 속에서 평가되고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과 차이가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토종 종자가 사라지고 획일화되도록 만드는 종자 산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종의 다양성과 생물 다양성은 보존되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개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을 전제로 생태적ㆍ문화적ㆍ정치적ㆍ언어적ㆍ성적ㆍ종교적ㆍ영적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소수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여 창조적인 연결망을 만들어 나갑니다.
의사결정 시 소수의 의견은 보호하고 다수의 의견은 존중합니다.
모든 사회ㆍ경제ㆍ정치 그리고 문화적 삶의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지향합니다.
사회적 소수자인 장애인ㆍ이주민ㆍ탈북주민ㆍ성 소수자 등의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합니다.
언론과 방송에서 자본과 국가의 개입을 반대하고 독립적인 언론과 방송을 보호합니다.
종의 다양성과 생물 다양성을 훼손하는 일체의 기술ㆍ제도ㆍ정책ㆍ문화 등을 반대하고 종의 다양성이 보존될 수 있는 모든 정책과 제도에 대해서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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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6 16:00 2012/03/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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