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녀를

일상 2011/10/05 19:18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살짝 웃으며 이야기할 때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나는 그런 그녀를 7년 째 보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한 번 정도 데이트 신청을 한 적이 있지만 한 번도 정식으로 데이트를 해본 적은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만 자주 보면서도 정을 주지 않으면 마음에 싸락눈처럼 미움이 쌓이나 보다. 마음이 멀어지는데 왜 미움이 쌓이는 걸까? 나는 무심한 그녀를 미워했고 그녀는 그저 지나치는 남처럼 되었다.

미움과 그리움은 같은 마음의 상이한 감정인가. 그녀를 떠올리면 미움과 그리움이 겹쳐진다. 사춘기 소년처럼 저기서 그녀가 걸어오면 일부러 모른척하고 지나친다. 그러다 돌아보니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사뿐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 그런 그녀를 나는 사랑하는 걸까?

그런데 사랑이라는 감정과 사랑스러운 인상이 같은 것은 아닐텐데, 적어도 사랑이란 상호적이며 서로의 신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하는 성숙한 감정일진대 제대로 된 데이트조차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느끼는 감정은 분명 거짓된 감정으로, 자기 기만에 불과하다.

나는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며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관계를 만들어 가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나이를 먹어갈 것이다. 시나브로 세월이 흐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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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5 19:18 2011/10/0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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