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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의 사전적 의미는 친애하는, 으로 해석된다. 친애하는 평양, 혹은 귀여운? 그리운?
다큐멘터리가 끝날 무렵, 유독 흐느끼는 사람이 많았던 듯 싶다. 대충 들려오는 소리만 해도 10명 남짓, 어쩌면 그 것보다 조금 더 많이. 씨네콰논의 작은 공간이 아주 들이찬 편도 아니었는데, 그러고보면 다큐멘터리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렸구나, 라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 순전히 ‘맛난 것 먹자’라는 생각으로 잠시 갔었는데, 바로 밑 학번 동생의 생일자리 때문에 얼마 있을 수 없었다. 버거킹에서 조금 더 걸어간 자리에 있는 동동주 집. 이미 술에 취한 동생들은 내게 대뜸 ‘사람 좀 되라고’ 화를 냈다. 왜 이렇게 여자에 정신 못 차리냐고. 다 오빠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
다큐멘터리를 보고 괜히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약간 오바해서 밤새 술을 먹기로 결정했다. 생일이었던 동생과 함께. 성수역 前의 해장국 집에서 선지하고 뼈하고 한 개씩 시켜놓고 부어라 마셔라 소주를 먹고 또 걔한테 먹히고 있는데 뒷 자리에 어떤 중년의 남녀와 학생들이 들어왔다. 이야기를 가만 듣자하니 외대 학보사 기자와 담당 교수 같았는데, 정말 무지하게 혼나고 있었다. 학생들 머리를 계속 기분 나쁘게 툭- 툭! 치면서 ‘네가 외대 발전을 아냐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냐고’ ‘너 나이가 몇이냐고’ 학생들이 가만히 듣고 있는 와중, 몇 시간이나 지나갔다.
외대 학보사 기자가 나갈 때 쯤, 술에 취해서 그랬는지 따라 나갔다. 그 때 시간이 새벽 3시 쯤 되었던 것 같다. 걸어가는 기자의 등을 툭툭 치고 그 사람이 돌아봤을 때 말해주었다. ‘정말 수고 많으시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시라고’
술자리는 이윽고 끝났고, 택시를 타고 학교까지 와 다음 날 수업에 간답시고 과실에서 잤다. 물론 그 다음날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아침 수업에 늦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아침 수업에 간신히 출석 체크를 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어느새 청운관 앞에 사람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FTA 총궐기 전단’을 나눠주고 있는 몇몇 선배가 있었다.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 선배한테 핫쵸코를 한잔 사면서 김일성주의에 대해 물어보았다.
누가 그랬었는데, 어쨌든 시간은 잡을 수 없는 것이고, 어찌 되었건 간에 삶은 계속된다고. 최근에는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또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긴 할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져보고 있다. 머리를 잘라서 그런지 약간 센치해진걸까.
디어, 평양은 내게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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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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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여자에 정신 못 차리냐"에 ㅋㅋ...블로그 링크 걸겠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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