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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1호> 법원,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다' 또다시 판결

법원,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다’ 또다시 판결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며 2년 이상 일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봐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또다시 나왔다.

 

지난 11월 12일, 서울고등법원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7월 대법원 판결과 같은 취지의 결정으로 사내하청의 불법성을 법원이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불법파견 대상범위를 더욱 넓혀 인정했다. 지난 대법 판결 이후 현대차 자본은 의장(조립)부서의 사내하청만 불법파견이라고 주장했지만, 서울고등법원은 차체, 엔진, 의장부서 서브라인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확대된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또한 이번 판결은 사내하청 업체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파견 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새로운 하청업체에 승계되었으므로 계속근로기간은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년 이상 일한 노동자의 대상도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 역시 2년 이상 일하지 않은 하청노동자에 대해서는 불법파견은 인정했지만 정규직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또한 “정규직으로 간주한다”는 고용의제 조항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고용의무 조항으로 바뀐 이후에 입사한 노동자의 경우 불법파견을 인정받더라도 법적 강제력에 한계가 있다.

 

결국 법원의 잇따른 판결은 불법파견 철폐의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 이상은 아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조직화되어 투쟁하지 않는 한 법원 판결도 현실에서는 종이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라인점거 파업투쟁이 매우 중요하다.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노동자의 투쟁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정한 길이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17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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