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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을 지켜라"… 방탄유리에 무장요원까지 등장한 미 대선

"투표함을 지켜라"… 방탄유리에 무장요원까지 등장한 미 대선

머니투데이
  •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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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1.03 13:25

2020년 트럼프 선거 불복 트라우마 있는데 투표함 방화까지…
선거당국 보안강화 '비상'… 근소 차이 승패 갈리면 폭력 우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에서 구조대원들이 투표함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에서 구조대원들이 투표함에 붙은 불을 끄고 있다. /로이터=뉴스1
대선 투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지난주 미국 일부 지역 투표함에서 방화 화재가 발생하자 당국이 보안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의회 폭동으로 번졌던 2020년 대선의 잔상이 남아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누가 이기든 결과에 승복하겠단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벌어질 폭력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선거 부정 의혹이 불거질 여지를 남겨선 안되는 상황이다.
 
"투표함을 지켜라"… 잇단 화재에 선거 보안 비상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서부 지역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워싱턴주 밴쿠버 투표함(드롭박스)에 화재가 발생해 수백장의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경찰은 방화 사건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특별한 진척은 없는 상태다. 앞서 피닉스에서도 우체국 옆 우체통에 불이 나서 일부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선관위는 훼손된 투표용지 봉투에서 고유 식별번호가 확인되면 다시 투표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전역에서 투표함이 널리 채택됐지만, 오리건과 워싱턴은 그 전부터 우편투표 방법에 의지해왔다.
유권자들은 선거 당일로부터 몇 주 전에 미리 투표용지를 미리 받아 투표한 후 곳곳의 투표함에 넣는다. 우체국을 이용하지 않고도 우편 투표용지를 반납할 수 있다보니 우편으로 반송되는 투표 용지를 줄여준다. 그러나 이 투표함은 2020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사기가 만연하다고 거짓 비난하면서 양극화된 미국 정치의 쟁점이 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멀트노마 카운티 선거 관리 사무소에서 화재로 손상된 투표함을 놓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약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일부 지역 투표함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방화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멀트노마 카운티 선거 관리 사무소에서 화재로 손상된 투표함을 놓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약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일부 지역 투표함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방화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AP=뉴시스
경합주에서는 투표함 화재 사건이 발생하기도 전에 이미 우표투표 관련 소송이 벌어진 상태다. 비밀 유지에 필요한 속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투표자에게 재투표 기회를 주자는 대법원의 판단에 공화당이 제동을 걸었다.

각 주는 투표함 주변의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투표함은 이미 교체됐고, 워싱턴주 밴쿠버는 해당 지역의 투표함을 24시간 순찰하기로 했다. 티나 코텍 오리건 주지사는 X에 "선거를 훼손하려는 범죄 행위는 비미국적이며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의 교훈… 방탄 유리에 무장 보안요원까지
 
선거 관리자들의 신변에 대한 우려도 높다. 브레넌 정의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방 선거 공무원의 3분의 1 이상이 직무 수행 중 어느 시점에서 위협, 괴롭힘 또는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지역 선거 관리자의 92%가 유권자, 선거종사자, 선거 인프라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방탄유리와 비상버튼, 보안 카메라를 늘리는 한편 무장보안요원까지 등장했다. 필라델피아 공화당 시위원 세스 블루스타인은 "선거관리자들이 2020년 많은 교훈을 얻었다. 개표 시설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0일 (현지시간) 귀의 상처에 살색 밴드를 붙인 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피격 사건,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0일 (현지시간) 귀의 상처에 살색 밴드를 붙인 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피격 사건,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선거 신뢰도를 약화하는 메시지도 SNS에 대량 유포되고 있다. 미 외교관계위원회의 캣 듀피 디지털·사이버스페이스 정책 수석펠로우는 "X(옛 트위터)에서 운영되는 트럼프 지지 봇(bot)과 러시아의 가짜뉴스 사이트 등 선거 과정에 대한 전반적 신뢰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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