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결론

from 이런저런 2009/01/27 07:49

그 많은 권력을 지닌 부모의 자녀들. 뭐든지 해줄 수 있는, 돈이든, 학원이든, 먹을 것이든, 그런 혜택을 받는 아이들이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확신한다.

 

내가 학원강사를 그만둘 때는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강사를 그만둘 때 난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알아나가지 못하고 선생님한테 의지해야 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그런 교육풍토는 내게 자성을 가지고 왔다. 아이들은 국영수를 위해 학원에 다니지 말아야 하고 그래서 자신의 창의성을 개발할 시간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빈부의 격차로 인해서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학원은 이래저래 나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공교육은 아이들을 포기하듯이 가르치는 것 같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다른 아이들이 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교 교사는 적당히 그 아이들의 지적 수준을 만족시켜줘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학교는 아이들에게 시험성적만을 강요하게 된 것 같다. 그런 풍토는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세계 속에서는 점점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마치 일찍 발견된 천재를 국가와 부모가 망치듯이 수많은 아이들이 창의성을 잃어가면서 시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력 교육 역시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창의력을 알고 찾아나갈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주는 것이며, 교사는 혹은 강사는 그것을 끌어주는 것이다. 그것이 더디게 보이더라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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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07:49 2009/01/2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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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푸

from 이런저런 2009/01/20 16:20

얼마 전 SBS에서 본 사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은 정말 충격이었다. 프로그램 제목은 잘 모르겠고, 제목은 " 내 꿈은 얼마인가요?" 이게 맞을 거다. 고위층, 잘 사는 집 자녀들의 사교육은 정말 우리로썬 꿈도 못꿀 일이다. 그 애들이 과외에 길들여져서 머리가 아프도록 공부를 하고 어쩌고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다른 아이들은 그 게임에서 아예 발도 못 디딜 환경에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이 머리가 아프도록 공부하는 건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는 자유로운 생각이 나올 수가 없다. 그 아이들 역시 가난한 집 아이들 못지 않게 병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남에 대한 생각과 배려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로 큰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한달에 백만원을 벌기 위해 아니면 그보다 못한 돈이라도 벌어야만 사는 가정에서는, 그리고 부모가 맞벌이를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면, 아님 편모 편부 가정이라면 그런 집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텔레비젼에 줄기차게 나오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숨 쉬고 잠시라도 행복해지는 공부방에서 아이들의 미래도 커져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아이들의 미래가 오로지 엄마 같은 손길을 주는 공부방 선생님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너무나 무책임하다. 공부방에 예술, 문화 교육도 지원을 해주고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프로그램도 끼워주고 체육프로그램도 지원해주고, 훌륭한 생각을 끌어내줄 수 있는 스승도 모셔다 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이 미래를 책임져나갈 아이들을 끌어준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공부방에 대한 지원도 미비하고 학교에선 선행학습으로 시험성적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집에 있으면 홀로 있어야 하든지, 텔레비젼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어야 하든지... 밤이 무서워서 산책도 할 수 없고 놀이터도 운동장도 무서워서 밖에 나가서 운동도 할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시들어 간다.

 

그게 얼마 후 내 아이 모습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작년까지는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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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0 16:20 2009/01/2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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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from 이런저런 2009/01/11 08:01

집에 있어도 찬바람이 쌩쌩 들어온다. 손을 내밀고 있으면 어느새 손이 다 얼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더 힘이 들었나 보다. 힘들다는 생각에 손까지 얼어버리는 집에서. 외품이 세다고 비닐로 창문을 막아봤자, 오래된 집은 벽에서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다. 어딜 가나 싸게 얻을 수 있는 집은 시설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전에 살던 집은 자다가 유리창이 떨어져 봉변을 당할 뻔했고, 이번 집은 녹물도 많이 나오고 겨울엔 너무 춥고 여름엔 너무 덥다. 도시가스 요금이 많이 나와서 다른 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달 도시가스 요금을 물어보니까 따뜻하게 난방 잘하면 우리집에서 한달 도시가스 요금 나오는 거나 별 차이가 없다. 우리집은 좁은데다 춥기까지한데. 그래서 사람들이 아파트를 부르짓나보다.

 

어쨋든 이 추운 겨울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밥한그릇과 맛있는 된장국을 끓이고, 냉장고에 묵혀두었던 호박을 꺼내 볶고 전에 사두었던 조기를 꺼내서 굽고. 아이가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배부르다고 잘 먹었다고 오늘은 참 맛있었다고 칭찬한다. 자기 전에 책 3권 읽어주고 아이는 한권만 더 읽자고 부탁이라고 하여 한권 더 읽고 포근하게 잠이 들었다.

 

이 추운 겨울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아이랑 남편에게 잘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 대해주면 남편도 술 좀 덜 마시고 착실해질 수 있을까?

 

불경기가 얼른 지나가고 일도 좀 많이 생기고 수중에 돈도 좀 많이 생겨서 의식주 걱정 안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에게 뭔가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마음이 좀 넓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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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1 08:01 2009/01/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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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도취되어 있다가

잠시 다른 일도 좀 하다가

커피믹스 한봉지를 손에들고

언제나처럼 설탕부분을 좀 버려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오래된 커피믹스는 이미 설탕, 프림, 커피가 모두 다 뒤섞여 있는 상태여서

그냥 다 섞어서 마셔야지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커피믹스가 건강에 좋던 말던

설탕이 살을 찌게하던 말게하던

설탕이 주는 달콤함은 한순간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즐거워지려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말에 어패가 있긴 하지만 약간의 위로는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다 보면 사랑하는 친구도 새로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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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6 11:20 2009/01/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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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과 무관하게

from 이런저런 2009/01/05 12:14

중력의 법칙 -- 지구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힘.

우리 집 위치는 산꼭대기다. 중력의 법칙에 의하면 산꼭대기에서는 무게가 덜 나가게 되어 있다. 즉, 지구중심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약한 것이다. 집에 있으면 몸이 무겁다. 아니, 무겁다 못해 몸이 산산조각나는 기분이다. 어디다 몸을 둬야 할지 모르겠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단순한 일이 있으면 그것에 매달리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 집에서는 어떤 창의적인 사고도 할 수 없으며 희망도 없고 하루종일 절망하고 있다. 무언가를 할 수도 없다. 이건 무슨 법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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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5 12:14 2009/01/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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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섬

from 이런저런 2008/12/18 12:46

시나리오에 이어 영화도 봤다.

많이 달랐다. 시나리오와 영화가.

한마디로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더 함축적이고 상징적이었다.

시작도 다르고 대사도 많이 잘려나가고 훨씬 교차편집이 많고...

 

캐스팅이 좋았다. 별 4개 줄만하다. 배우들이 다들 연극배우 출신들인 것 같은데

나름 인물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들 섬세했다.

화면도 섬세하고 연기도 섬세하고

 

"간과 감자" 보다 못하다는 내 예상을 빗나갔다.

한마디로 대단...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투캅스 같은 흥행 영화보다 잘 만들어진 이 영화가 국내에서 그다지 흥행되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구지 비교하자면... 이건 두 영화의 비교가 아니라,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내 입장과 그네들을 비교할 때, 나두 "꽃섬"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역시 흥행되기 힘들다는 막연한 절망감 때문이다.

 

하긴, 이 나이에 영화를 만들 수 있을런지도 스스로 의구심이 많이 든다.

그래도 습관적으로 영화를 연구하고 생각하고 그네들의 생각을 읽어내려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미 여기에 투자한 시간이 길어서 이 습관은 꽤 오래 지속될 것이다.

 

희망!!! 을 .... 갖자....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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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8 12:46 2008/12/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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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함 뒤에...

from 이런저런 2008/12/16 21:45

그동안 참 잘 버텨왔단 생각이 들었다.

몇 달동안 무척 바빴고, 그 일들마저 지금은 끊어지고 나니 앞날이 막막할 뿐이다.

불경기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자기 회사에서 일해보겠냐던 친구의 제의에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간신히 최저 임금 수준을 넘긴 일터에서 일할 생각을 하니, 아이가 유난히 눈에 밟히더라. 누군가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고민 끝에 항상 바쁘신 시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더니 봐주겠다고는 하신다. 하지만 신뢰가 가진 않는다. 그건 아버님이 아이를 잘 못 보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님이 항상 바쁜 분이기 때문이다. 아버님은 어느날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갑자기 아이를 봐주겠다고 하는 약속을 취소해 버리신다. 웬만하면 지키려 노력하시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질 않는다. 그저 갑갑할 뿐이다.

 

그나마도 이젠 물건너 가버린 상황이고, 오늘은 하루종일 걱정 끝에 한숨만 터져나왔다. 앞으로의 생활비와 아이 교육비, 의료비 들이 막중한 부담감으로 날 짖누른다. 부모님께 적은 돈이나마 보태드려야 하고... 주변 인물들도 갑갑하고 나도 갑갑하다.

난 왜 이다지도 능력이 없는 것일까?

 

내일은 좀 달라지려나?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가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다.

슬픈 이야기고 공감도 가고 환상과 몽환도 곁들여져 있다.

그리고, 이건 상업적으로 성공할 만한 스토리는 못되는 것 같다.

"간과 감자"를 봤을 땐 정말 그 놀라운 충격과 스토리 인물들에 감탄을 했는데 꽃섬은 그저 착하고 나처럼 비참하다. 영화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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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6 21:45 2008/12/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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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from 이런저런 2008/09/29 21:52

그 사건은 참 오래된 일이다.

내가 7살 때 우리 동네에서 있던 일이니 거의 30년 된 일이지.

그건 정말 충격이었다.

 

한밤중 온 가족이 밥을 먹던 때였다. 아니, 저녁 식사 때니까 한밤 중은 아니다.

텔레비젼에서는 공룡에 관한 영화가 나오고 있었고 난 밥을 먹다가 멍하니 있었다.

그땐 가끔 그랬다. 뭘 하다가도 정신 놓고 멍해질 때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바깥에서 붉은 빛이 돌며 환해졌다.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

 

사건은 그러했다.

그 사람이 집에서 자신의 딸을 의자에 묶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집에 불을 지른 것이다. 소방차는 조금 늦게 왔던 걸로 기억한다. 소방차가 올 무렵이었을까?

한 사람이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딸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어릴 때 난 줄곧 집에 혼자 있었다. 형제들은 많지만 다들 각자의 생활이 있었고 부모는 일하러 나가시고 난 혼자 감금생활을 했다. 혼자 문을 열고 닫을 수도 있었고 낯선 사람이 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줄도 알았고 어릴 때 난 학문적으로 모르는 것 외엔 아주 똘똘한 아이였다. 어린 것이 혼자 그렇게 대처하긴 힘들다. 그리고 증오를 키워 나갔다. 그리고 아주 냉정해졌다. 그래도 동네 아줌마들의 관심이 그나마 쿨한 나를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해 준 것 같다. 아줌마들은 자기들끼리 말한다. 내가 그 이야기에 끼어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난 아줌마들에게 질문을 하는 일도 없고 요구하는 일도 없었다. 다만 그녀들이 무관심한듯한 관심 속에서 약간의 편안함과 안도감을 느꼈을 뿐이다. 그 아줌마들은 그 화재사건에 대해 날 의식하면서 쉬쉬 해가며 이야기를 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 사람의 딸은 초등학교 5학년 쯤이었고 학교에서 공부도 아주 잘했다. 아마 죽었을 거다. 그 사람은 살았다. 그리고 화상으로 죽었을런지 모른다. 그 화재가 있고 한참동안 그 집 주변으로 검은 그을음이 있었고 창문은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 이런 게 떠오를까?

아직도 내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제발 그 미친놈처럼 너도 미치진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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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9 21:52 2008/09/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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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2

from 이런저런 2008/03/09 18:55
어느 날 문득 과거의 황당한 실수가 떠오를 때가 있다. 정말 황당해서 얼굴이 빨개지는 그런 실수들. 사실 실수를 하던 그 순간에는 그것이 실수란 것을 느끼지도 못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렇게 가벼운 소리들을 입 밖으로 냈을까? 여기 들어오는 사람들은 굉장히 비판적인 사람들이고 여러 관점에서 사회를 해석하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 앞에서 한 나의 실언이 얼마나 우수웠을까 생각하면 참 기분이 좋질 안하다. 그 중 하나가 어떤 영화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영화를 제대로 볼 여유가 없어서 텔레비젼에서 보여지는 영화의 일부를 토막토막 보기 일쑤였다. 그런 내가 본 영화들은 어떤 건 무지 웃기고 어떤 건 가벼운데로 그 맛이 있고 어쨌든 일상의 답답함을 잠시 식혀주는 것들이었다. 나더러 지금 어떤 영화에 대한 평을 쓰라고 한다면 지금 당장은 전혀 불가능할 것이다. 그 영화들을 제대로 볼 여유가 없어서. 그런 상태에서 그 영화가 좋고 나쁘고 그 영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훌륭하고 고루한지 한심한지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런데 그런 어리석음들이 내 기억에 또렷이 박혀있다. 내가 한 한심한 발언들을 기억하는 몇몇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쟨 또 왜 저러나? 그런 생각을 하고 그냥 가까이 하기 싫은 너무 먼 당신으로 생각되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면 어떤 드라마에 나오는 실수 연발 여주인공이 생각난다. 가끔 나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나 많은 실수를 하고 어리석고 능력없는 인간으로 인식하게 되기에 그런 것이 우울증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런 와중에 오늘은 준이와 산에 다녀왔다. 그것도 거의 해가 지기 바로 직전 북한산을 오른 것이다. 준이는 힘들다며 집으로 돌아갈 것을 몇번이고 간청했지만 어린 아들녀석 산 입구에서 산 인절미로 달래며 험한 산길을 한시간 가량 올라갔다. 그 녀석 힘들면 인절미 먹어야 한다며 되려 날 걱정한다. 그리고 내게 묻는 것이 "엄마는 왜 일 해야 돼?" ㅎㅎㅎ... 엄마가 일해서 돈을 벌어야 준이 먹을 것도 사고 유치원도 다니고 공공요금도 내지. 엄마가 일 안하면 유치원도 못가고 먹을 것도 못사고 전기도 끊기고 물도 안나오고 먹을 것도 해 먹지 못한다니 준이는 공공요금이 뭐냐고 또 묻는다. 다시 산 입구까지 내려오고 뻥튀기 아저씨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기계를 돌리고 그 옆에서 계란 파는 아줌마한테서 삶은 계란 사서 먹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준이는 오는 동안 잠이 들고 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이 잠시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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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9 18:55 2008/03/0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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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from 이런저런 2008/02/28 08:53

자기진단 ---

 

이 사람은 오래된 경제적 압박감과 육아에 대한 고민으로 오랜 우울증에 시달려 있음.

흠흠...

썩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

어쨌든, 그래서 요즘 무지 많은 잠을 자고 있으며 늘어가는 것은 살과 체중. 자면서 멍해지기. 저도 모르게 인상쓰기... (세상에 안 좋은 것들 중 무지 많은 부분을 지금 하고 있음) 그 중에서도 가장 안 좋은 건 이런 장기적인 우울증의 결과 자아존중감이 무척 약해지고 있다는 것.

 

뭔가 해야 하는데...

남이 보고 있으면 하기 싫어지는 병도 있음.

--드러워... 칫!

 

지금도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는데 남편이 깨서 돌아다니니 더 이상 쓰기 싫어짐.

나중에 또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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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8 08:53 2008/02/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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