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판소리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정오표입니다.

 '반간진수(半間眞水, 반쯤의 진 국물)'는 '반간지술'의 변형이다. 반간지술은 반간자(가늘고 얇은) 숟가락. 참고로, 간지숟가락은 간자숟가락의 비표준어.

 

------


[아니리]

“도련님은 어찌 불길하게 사후 말씀만 허시나이까?”, “오 그럼 우리 정담(情談)도 허고 우리 업고도 한번 놀아보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한번 놀아 보는디,


[중중모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웃껍질) 떼뜨리고, 강릉(江陵) 백청(白淸)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지술(가늘고 얇은 숟가락)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橘餠, 귤을 잘라 설탕에 졸여 만든 중국음식), 사탕의 혜화당(醯化糖, 엿)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짧고 뭉뚝하며 길쭉하게 생긴)허니 외가지 단 참외 먹으려느냐?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이 도령의 아이) 스는 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뒷모양)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가벼워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이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씀이오?” “얘야. 내가 널다려(너에게)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 내 양팔만 네 어깨 우(위)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 다니면 그 속이 천지위낭장만물(天地爲囊藏萬物, 하늘과 땅이 주머니처럼 모든 사물을 담다) 속이니라.” 춘향이가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파겁(破怯)이 되어 마구 낭군 자로 업고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시고. 소상동정 칠백 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有情)허니 ‘정’ 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澹澹長江水, 양자강 물은 고요하게 흘러가는데)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먼 길 다니는 나그네의 설움은 한이 없어라, 위승경의 남행별제 중에서), 하교불상송(河橋不相送, 강가 다리에 가서 그대를 전송하지 못하니)허니 강수(江樹)의 원함정(遠含情, 강가 늘어진 나무들도 오래도록 나의 섭섭한 감정을 머금고 있다, 송지문의 별두심언 중에서), 송군남포불승정(送君南浦不勝情,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려니 나의 서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구나, 무원형의 악저송우 중에서), 무인불견송아정(無人不見送我情, 님은 가고 없어 보이지 않으니 나의 마음을 보내리),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亭, 비를 기뻐하는 정자, 소식의 희우정기 일화),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주어 인정, 복 없어 방정, 일정실정(一情失情)을 논정(論情)허면,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사물의 근본 원리로서 어질고 질서에 맞고 의롭고 지혜로운 것을 말한다), 양인심정(兩人心情)이 탁정(託情, 서로 정을 주고받다)타가 만일 파정(破情)이 되거드면 복통절정(腹痛絶情)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玩情)허잔 그 ‘정’ 자 노래라.”

 

------

 

[20221208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사설.pdf (455.29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8

 

------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pdf (238.45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81

 

------

 

[20221116_강산제 심청가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정오표.pdf (151.57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3

 

------

 

[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정오표.pdf (86.99 KB) 다운받기]

 

[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정오표.hwp (114.50 KB) 다운받기]

 

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편, 범우사, 2019) 정오표
dolmin98@hanmail.net 돌민

13쪽 5줄 ······ 되었니라 ······ -> ······ 되었니라 ······

 

14쪽 2줄 ······ 추야월 의 ······ -> ······ 추야월의 ······

 

16쪽 2줄 ······ 제 일루로소이다. ······ -> ······ 제일루로소이다 ······

 

18쪽 2줄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22~23쪽 각주
138 ······ 비치다) 봄ᄇᆞ,,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 ······ 비치다) 봄ᄇᆞᄅᆞᆷ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31쪽 각주 213 쫄쫄이 : ······ -> 쫄쫄이 문자 : ······

 

51쪽 각주 420 장비(張飛) : 중국의 삼국시대에 유비(劉備)를 도왔던 장수. -> 관우(關羽), 장비(張飛) : 정사(正史)를 참고해 '관흥(關興), 장포(張苞)'를 바꾼 것이다.

 

57쪽 각주 488 ······ 유주의 골짜기 ······ -> ······ 깊은 산골짜기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61쪽  5줄 ······ 절로나 ······ -> ······ 절로 나 ······

 

61쪽 각주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65쪽 3~4줄 ······ 하서 ······ -> ······ 하 서 ······

 

65쪽 각주 563 하서 울어 볼까 ······ -> 하 서 울어 볼까 ······

 

79쪽 10줄 ······ 행장687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 행차허오.” ->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687 행차허오.”

 

각주 687 행장(行裝) : 여행할 때의 짐. -> 평안(平安)이 : 평안(平安)히.

 

86쪽 각주 740 모란새긴 만자창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모란 무늬를 뚫어새긴 만자창. ······

 

87쪽 3줄 ······ 진남항라자락 ······ -> ······ 진남항라 자락 ······

 

87쪽 4줄 ······ 진자주대762 곧 띠어, ······ -> ······ 진자주 대고 띠어,762 ······

 

87쪽 각주 762 진자주대(眞紫朱帶) : 짙은 자주색의 띠. -> 진자주(眞紫朱) 대고 띠어 : 짙은 자주색의, 대구(帶鉤, 허리띠 장식) 팔사(八絲) 띠에.

 

88쪽 1줄 ······ 태고 적 ······ -> ······ 태곳적 ······

 

각주 771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88쪽 각주 776 ······ 춘향가 말책 42장본 ······ -> ······ 춘향가 말책 42장본(이용우 필사본)」  ······

 

771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93쪽 각주 852 ······ 권마성고 ······ -> ······ 권마성고  ······

 

852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93쪽 3줄 ······ “예이!”, ······ -> ······ “예이!” ······

 

108쪽 각주 980 넌 내가 : ······ -> 나에게는 : ······

 

109쪽 각주 983 ······ 예양  나라 ······ -> ······ 예양 나라 ······

 

111쪽 7줄 ······ 내려라!”, ······ -> ······ 내려라!” ······

 

111쪽 12줄 ······ “예이!”, ······ -> ······ “예이!” ······

 

115쪽 3줄 ······ 조심하라” ······ -> ······ 조심하라.” ······

 

117쪽 각주 1063 ······ 박순호 소장 91장본 ······ -> ······ 박순호 소장 91장본 ······

 

1063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131쪽 각주 1201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1201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1201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1201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135쪽 9줄 ······ “서리!”, ······ -> ······ “서리!” ······

 

166쪽 각주 1453 천붕우출혈(天崩又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또한 솟아날 구멍이 있다. -> 천붕우출혈(天崩牛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동언해(東言解)』 참고.

 

190쪽 4줄 ······ 장창락 ······ -> ······ 장창락 ······

 

각주 1656 ······ 장창락(長唱不樂) ······ -> ······ 장창락(長唱不樂) ······

 

195쪽 1줄 ······ 시경(詩經) 소아(小雅) ······ -> ······ 시경(詩經) 소아(小雅) ······

 

195쪽 5줄 ······ 있니라. -> ······ 있니라.

 

203쪽 10줄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두보와 쌍벽을 이루는 ······ ->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소이두(小李杜)로 불리는, ······

 

217쪽 7줄 ······ 노닐, ······ -> ······ 노낼, ······

 

227쪽 6줄 ······ 대가로서 ······ -> ······ 대가로서, ······

 

231쪽 14줄 ······ 爲安寶髻(위안보계) ······ -> ······ 爲安寶髻(위안보계) ······ 

 

232쪽 15~16줄 ······ 올라 떠나가는 님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고 ······ -> ······ 올랐으되 도성의 풍경을 화려하게 묘사하고 ······

 

236쪽 17줄 ······ 연작시 중 제(第) 1수(首)이다. ······ -> ······ 연작시 중 제1수(首)이다. ······

 

260쪽 11줄 ······ 자자 ······ -> ······ 자자 ······

 

뒤표지 날개 4줄 공연등 -> 공연 등

 

------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가 2019년 10월 30일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7월에 출간되었던 책에 대한 정오표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라는 책의 내용 가운데 소리 마디(박자 악보)를 제외한 사설 정리 과정은 1. 본문과 각주 초안 2. 차용 한시 부록 3. 한시의 내용을 반영한 본문과 각주 개정안의 순서였습니다.

 2. 차용 한시 부록과 3. 본문과 각주 개정안으로 책의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1. 본문과 각주 초안과 2. 차용 한시 부록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 결과 차용 한시 부록을 작성하며 알게 되어 고친 많은 내용을 본문과 각주에 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차용 한시 부록을 작성하기 전의 1. 본문과 각주 초안과, 작성한 후의 2. 차용 한시 부록을 후주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각주에서 차용 여부를 언급하지 않은 한시가 다소 불쑥 한시 부록에 나타나는 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뒷부분 차용 한시 부록은 개정판인데 앞부분 본문과 각주 초안은 초판인 것처럼 뒤와 앞이 다소 어긋납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정오표의 형태로 아래에 덧붙입니다. 감사합니다.

 

------

 

5쪽

조선 8대 -> 조선 후기 8대

 

16쪽 본문 각주 번호 46과 17쪽 각주 46번이 맞지 않기 시작하여

17쪽 본문 각주 번호 55와 18쪽 각주 55번까지 맞지 않아 수정해야 합니다.

 

17쪽 각주

46) 적벽강(赤壁江) : 중국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에 있는 강. 송(宋)의 문인 소식(蘇軾)이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서기 1082년) 가을 달밤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옛날 삼국 시대의 조조(曹操)가 대패(大敗)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을 회상하며 적벽부(赤壁賦)를 지었다.

->

46) 적벽강(赤壁江) 추야월(秋夜月) : 중국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에 있는 강. 송(宋)의 문인 소식(蘇軾)이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서기 1082년) 가을 달밤에 적벽강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옛날 삼국 시대의 조조(曹操)가 대패(大敗)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을 회상한 ‘적벽부(赤壁賦)’를 지었다.
 차용한 부분은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범주유어적벽지하(壬戌之秋 七月既望 蘇子與客泛舟遊於赤壁之下, 임술 가을 7월 기망에 소자가 손과 배를 띄워 적벽 아래 노닐새)”이다. (한시 - 12. 1. 참고)

 

18쪽 각주 55번에 추가된 각주 65번을 삭제해야 합니다.

 

21쪽 각주

108) 위절도적표마(魏節度赤驃馬)······ : 위절도(魏節度)······ 위백옥(魏伯玉)  -> 108) 위절도적표마(衛節度赤驃馬)······ : 위절도(衛節度)······ 위백옥(衛伯玉)


22쪽 각주

113) 요헌기구하최외(瑤軒綺構何崔巍) -> 113) 요헌기구하최외(瑤軒綺構何崔嵬)


25쪽 각주

138) 황봉백접쌍쌍비(黃蜂白蝶雙雙飛) : 황봉은 꿀벌, 백접은 흰나비, 쌍쌍비는 쌍쌍이 날다. 즉 벌과 흰나비가 쌍쌍이 날다.

->

138) 황봉백접쌍쌍비(黃蜂白蝶雙雙飛) : 황봉은 꿀벌, 백접은 흰나비, 쌍쌍비는 쌍쌍이 날다. 즉 벌과 흰나비가 쌍쌍이 날다. 참고로 이 부분이 ‘춘향가 67장(張在伯 소리책)’에서는 “화쵸ᄇᆡᆨ졉쌍쌍비”(배연형 엮음, “춘향가 심청가 소리책”, 동국대학교출판부, 2008, 13쪽)로 되어 있다.
 한편, 황봉백접이란 어구는 조선 후기의 가객 안민영의 시조에 등장하는 “영산홍록(暎山紅綠, 산에 붉고 푸른 것이 비치다) 봄에 황봉백접(黃蜂白蝶) 넘노는 듯”에서 차용한 것일 수 있다. 물론 17세기 말에 간행된, 문곡(文谷) 김수항(金壽恒)의 “문곡집(文谷集)” 제26권 ‘화왕전’에 가전체 등장인물로 황봉과 백접이 의인화되어 나온다. 셋째로 만당(晩唐)의 시인 이상은(李商隱)이 지은 시 ‘규정(閨情)’에 “황봉자접양참치(黃蜂紫蝶兩參差, 황봉과 자색 나비가 짝으로 들쭉날쭉하네)”란 비슷한 표현이 있다.

 

29쪽 각주

166) 화염곤강(火炎崑岡) : 곤강이 불에 타다. 곤강(崑岡)은 곤륜산(崑崙山). -> 166) 화염곤강(火炎崑岡) : 곤강에 불길이 번지다. 곤강(崑岡)은 곤륜산(崑崙山)으로, “서경(書經)” ‘윤정(胤征)’에 화염곤강(火炎崑岡, 곤강에 불길이 번짐에) 옥석구분(玉石俱焚, 옥석이 모두 탄다)이라는 말이 있다.

 

30쪽 각주

185) 아황(蛾黃)과 여영(女英) -> 아황(娥皇)과 여영(女英)

 

186) 아황(蛾黃)과 여영(女英)은 ->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은

 

36쪽 각주

258) 시직(時直) : 지금의. 번(番)을 든. ->  258) 시직(時直) : 지금의. 번(番)을 든. 현직(現職)의 ‘시직(時職)’으로도 본다.

 

40쪽 각주

280) 옥동도화만수춘(玉洞桃花滿樹春) : 옥동의 복숭아꽃과 모든 나무가 봄빛에 물들다. 옥동(玉洞)은 신선이 사는 동네. -> 옥동도화만수춘(玉洞桃花滿樹春) : 옥동의 복숭아꽃과 모든 나무가 봄빛에 물들었네. 옥동(玉洞)은 신선이 사는 동네. 당(唐) 시인 허혼(許渾)의 ‘증왕산인(贈王山人)’에서 마지막 구절을 따온 것이다. (한시 - 32. 1. 참고)

 

281) 유랑(劉郞)의 심은 것과 현도관(玄都關)이 분명허고 : 옥동의 복숭아꽃과 온갖 나무는 유랑이 심었던 나무인 듯하고, 이러한 경치는 유랑이 나무를 심었던 현도관(玄都關)의 경치와 비슷하구나. 유랑은 당(唐)의 시인 유우석(劉禹錫). 그는 모함을 받아 지방으로 갔다가 장안(長安)의 현도관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

281) 유랑(劉郞)의 심은 것과 현도관(玄都關)이 분명허고 : 유랑(劉郞)이 떠난 후에 심었던 나무인 듯하고, 이러한 복숭아나무의 경치는 현도관(玄都觀)의 경치와 비슷하구나. 유랑은 당의 시인 유우석(劉禹錫). 유우석의 시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 희증간화제군자(元和十一年自朗州召至京, 戲贈看花諸君子)’의 후반부 시구를 원용한 것이다.
 차용 구절은 “현도관리도천수(玄都觀裏桃千樹, 현도관 안의 복숭아 천 그루는) 진시유랑거후재(儘是劉郎去後栽, 모두가 유랑이 떠난 뒤에 심은 것이다)”이다. 앞에서 차용한 ‘증왕선인’에 나오는 복숭아꽃과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 희증간화제군자’에 나오는 복숭아 천 그루가 연결되고 있다. (한시 - 20. 1. 참고)

 

42쪽

대학을 드려라. -> 대학을 들여라.

 

43쪽

천자를 드려라. -> 천자를 들여라.

 

44쪽

자시의 -> 자시에

 

축시의 -> 축시에

 

54쪽

드려놓으니-> 들여놓으니

 

61쪽

반간진수 -> 반간지술

 

61쪽 각주

508) 반간진수(半間眞水) : 반쯤의 진 국물. -> 508) 반간지술 : 반간자(가늘고 얇은) 숟가락. 참고로, 간지숟가락은 간자숟가락의 비표준어.

 

64쪽 각주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유정(喜有情) : 하남 태수는 즐겁게도 예전의 정분을 간직하고 있었네. 중국 한(漢)의 문인이었던 가의(賈誼)는 하남 태수의 추천으로 높은 관직에 올랐으나 주변의 모함을 받아 지방으로 쫓겨났다. 그러나 그를 대단히 아꼈던 하남 태수 오정위(吳廷尉)는 여전히 그에 대한 좋은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亭) : 봉상(鳳翔, 현 섬서) 태수 진희량(陳希亮) 휘하 소식(蘇軾)이 지은, 비를 기뻐하는 정자(亭子). 1062년 소식이 봉상부(鳳翔府)의 첨서판관(簽書判官)으로 태수 진희량의 휘하에 있을 때, 오랜 가뭄으로 관민(官民)이 시름에 잠긴 끝에 비가 내렸다. 그 기쁨을 기리고자 정자의 이름을 희우정(喜雨亭)이라 짓고 ‘희우정기(喜雨亭記)’라는 글도 남겼다.
 둘째,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友情), 하남 태수의 즐거운 우정. 한(漢)의 문인 가의(賈誼)는 하남 태수로 와있던 정위(廷尉) 오공(吳公), 오정위(吳廷尉)의 천거로 높은 벼슬에 오른다. 이처럼 가의의 재능을 대단히 아꼈던 하남 태수의 마음을 표현했다고도 본다.

 

70쪽
581) 올체 : '옳지'의 사투리통인 '옳제'. -> 581) 올체 : '옳지'의 사투리인 '옳제'의 뜻.

 

78쪽 각주

648) 곽(槨) : 죽은 사람을 넣어 장사를 지내는 관. -> 648) 곽(槨) : 죽은 사람을 넣어 장사를 지내는 관. 각(角)에 ‘일의 매듭’이라는 뜻이 있다면, ‘곽’이라기보다 ‘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79쪽

운종용 -> 운종룡

 

79쪽 각주

663) 운종용 -> 663) 운종룡

 

80쪽 각주

670)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의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는 -> 670)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裏外)의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裏外)"는

 

83쪽

연후의 -> 연후에

 

94쪽 각주

837) 조현단 : 깃발을 따르던 사람들의 직책인 듯하나 불명.

->

837) 관원수(關元帥), 마원수(馬元帥), 왕령관(王靈官), 온원수(溫元帥), 조현단(趙玄壇) : 홍(紅)·남(藍)·황(黃)·백(白)·흑(黑)의 다섯 신기가 있어 이를 통틀어 중오방기(中五方旗)라 하였으며, 기마다 방(方)에 따라 군신(軍神)의 화상과 운기(雲旗)가 그려져 있다.

이 중 홍신기는 붉은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火焰)은 남빛으로 관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을 그려, 남방에 세우는 기이다. 백신기는 흰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火焰)은 황색이고, 마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으며 서쪽에 세우는 기이다. 황신기는 누런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붉은 빛이고 왕령관이라는 신상(神像)이 그려져 있고, 중앙에 세우는 기이다. 남신기는 남빛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검은빛으로, 온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으며, 동방에 세우는 기이다. 흑신기는 검은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흰색이고, 조현단이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고, 북방에 세우는 기이다.

 


98쪽 각주

886)······ "사군불견하투주(思君不見下渝州)" -> 886)······ "사군불견하유주(思君不見下渝州)"

 

107쪽
들고
 돈타령을 허는디, -> 들고 돈타령을 허는디,

 

111쪽 각주

980)······ 재판에서는 -> 980······ 여기에서는

 

129쪽 각주

1134) 앵무서(鸚鵡書) : 앵무새처럼 서로 뜻과 정이 닿는 글. -> 1134) 앵무서(鸚鵡書) : 앵무새처럼 서로 뜻과 정이 닿는 글. 잠삼의 시 ‘부북정도농사가(赴北庭度隴思家)’의 “농산앵무능언어(隴山鸚鵡能言語, 농산의 앵무새는 말을 할 수 있으니) 위보가인삭기서(為報家人數寄書, 집안사람에게 자주 편지하라고 어서 말해주게)”에서 앵무서를 원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시 - 26. 2. 참고)

 

130쪽 각주

1140) 녹수부용채련녀(綠水芙蓉採蓮女) : 부용꽃이 피어 있는 푸른 물에서 연을 따는 여인. ->  1140) 녹수부용채련녀(綠水芙蓉採蓮女) : 부용꽃이 피어 있는 푸른 물에서 연을 따는 여인. 당 시인 왕발의 ‘채련곡’을 원용한 듯하다. (한시 - 17. 2. 참고)

 


1141) 제롱망채엽(提籠忘采葉) : 바구니를 들었으나 뽕을 따는 것을 잊다. 즉 임의 생각에 잠겨 뽕 따는 것을 잊다. -> 1141) 제롱망채엽(提籠忘采葉) : 바구니를 들었으나 뽕을 따는 것을 잊다. 출정나간 임을 본 어젯밤 꿈 생각에 뽕 따는 것을 잊는다는 시구를, 당나라 시인 장중소(張仲素)가 지은 ‘춘규사(春閨思)’에서 차용한 것이다. (한시 - 28. 1. 참고)

 

134쪽 각주

1200) 장원 : 장원봉(狀元峯)의 와전. - > 1200) 장원(狀元) : 장원봉(狀元峯)

 

140쪽 각주

1278) 뒤통 나잖게 : 두 토막이 나지 않게. ->  1278) 뒤통 나잖게 : 두 통 나잖게, 두 토막이 나지 않게. ‘두통(頭痛) 나게’로 보기도 한다.

 

143쪽 각주

1316)······ 방화수류(訪花隨柳)······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 1316)······ 방화수류(傍花隨柳)······ 방화수류과전천(傍花隨柳過前川)

 


149쪽 각주

1356) 망안(望眼) : 바라보는 눈. -> 1356) 망안(望眼) : 바라보는 눈. 백거이가 지은 ‘강루야음원구율시(江樓夜吟元九律詩), 성삼십운(成三十韻)’과 당나라 여류시인 장요조(張窈窕)가 지은 ‘증소사(贈所思)’에 비슷한 표현이 나온다.

 

150쪽 각주

1363) 정불지억(情不止抑) : -> 1363) 정불자억(情不自抑) :

 

154쪽

단을 묻고 -> 단을 뭇고

 

154쪽 각주

1396) 후원(後園)에 단을 묻고 : 후원(後園)의 단을 뭇고  : -> 1396) 후원(後園)의 단을 뭇고 : 

 

167쪽 각주

1440)  옥문설주 : 옥문(獄門)의 양쪽 기둥. -> 1440) 옥문(獄門)설주 : 옥문의 양쪽 기둥.

 


180쪽 각주

1553) 연야(鰊冶) : -> 1553) 연야(鍊冶) :

 

183쪽

수박등 안았으며,1580) -> 수박 등1580)

 

183쪽 각주
1560) 수박등 안았으며: '수박 덩이 또는 수박통 안았으며'의 뜻인 듯하다. -> 1580) 수박 등 : 수박 덩이 또는 수박 통의 뜻인 듯하다, ‘신재효 남창 춘향가’에는 “슈박ᄯᅥᆼ”으로 나와 있다. 한편 수박등(燈), 대쪽이나 나무쪽으로 얽어 수박 모양의 입체형을 만들고 종이를 발라 속에 초를 켜게 한 등으로 보기도 한다.

 

193쪽 각주

1657) 어질더질 : -> 1657) 더질더질 :

 

209쪽

대학을 드려라. -> 대학을 들여라.

 

210쪽

천자를 드려라. -> 천자를 들여라.

 

자시의 -> 자시에

 

축시의 -> 축시에

 

214쪽

드려놓으니 -> 들여놓으니

 

218쪽

반간진수로 -> 반간지술로

 

219쪽

희유정 -> 희우정

 

228쪽

운종용 -> 운종룡

 

268쪽

단을 묻고 -> 단을 뭇고

 

286쪽

수박등 -> 수박 등

 

315쪽

봄 밤 -> 봄밤

 

327쪽

춤추치고 -> 춤 추이고

 

341쪽

난간이라 네 -> 난간이라네

 


359쪽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부견하유주) ->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불견하유주)

 

367쪽

안 누구라도 -> 성 안 누구라도

 

375쪽

두 선배를 -> 두 선생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채수정, 유영대, 최상일, 김연갑 등의 유료 국악 강좌 안내입니다.

 

 아래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신청하기 화면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blog.jinbo.net/jayul/96

 

김초향 명창의 단가 '운담풍경'

 

https://www.youtube.com/watch?v=pvHd6KICOfc

 

 

------

 

[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www.hearkorea.com/gododata/search.html?data_start=0&g_id=8&keyfield=title&key=박록주

 

 고 춘미 박록주 명창은 판소리 5명창 시대와 판소리 인간문화재 시대를 연결하는 국창입니다. 판소리에 입문하며 배운 것이기는 하지만 가신 박기홍 명창의 소리를 밀도 있게 배운 큰 제자이기도 합니다, 고 조학진 명창도 박기홍 명창의 수제자이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록주 명창이 5명창 시대의 후속 세대로서 인간문화재 시대를 이끈 공로만으로도 20세기 최고의 한국음악 작곡가인 송계 정응민 명창(강예원의 "판소리 작곡가 연구" 참고)과 비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고 박록주 명창의 의발을 이은 제자로는 고 박송희 명창, 고 한농선 명창, 이등우(이옥천) 명창, 조순애 명창 등이 있습니다.

 뿌리깊은나무에서 발간했던 서적에 실린 글에서, 고 춘미 박록주 선생님은 연하남이었던 소설가 김유정이 연애를 걸어왔던 일화를 소개하며 화려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기도 했는데요. 인간문화재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으면 판소리와 같은 전통문화가 없어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던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60년대 인간문화재 시대까지를 살아내고야 만, 박록주 선생님은 당신의 후반기에 판소리에 앞에 부르는 단가를 '백발가'로 자주 불렀다고 합니다.

 

http://www.hearkorea.com/gododata/gododata.html?g_id=2&g_no=8876

 

 아래에 인용한 음원은 여러 번 재판이 나온 "한국의 전통음악(27) 단가/범패·판염불·회심곡" 음반에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가사에 금강산이 나오기 때문에 지구 레코드의 "국창 춘미 박록주 여사 단가집 음반"에는 '백발가(금강산 유람가)'로 제목이 된 음원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http://www.koreamusic.org/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천의무봉입니다. 또는 미상인 고수 분의 북반주도,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흥미진진합니다. 예를 들어, 고 춘미 선생님께서 "백발이 섧고 섧다"라고 내드름을 하시며 고수님께서 다음 장단의 첫 박을 시작하시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이 음원의 박록주 선생님과 달리 연만하지 않으신 분께서 부득이하게 백발가를 부르셔야 할 때는, 예를 들어 "어화 세상 벗님네들(야) 이내 한 말 들어 보소"같은 말을 맨 앞에 넣어서 부르시는 게 예의입니다. 

 

단가 '백발가(白髮歌)'

 

[중모리]

 

백발(白髮)이 섧고 섧다. 백발이 섧고 섧네. 나도 어제 청춘(靑春)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다.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은 한무제(漢武帝)의 설움이라. 장(壯)하도다. 백이(伯夷) 숙제(叔齊) 수양산(首陽山) 깊은 곳에 채미(採薇)하다가 아사(餓死)를 한들 초로(草露) 같은 우리 인생들은 이를 어이 알겠느냐! 야야 친구들아 승지강산(勝地江山) 구경가자. 금강산 들어가니 처처(處處)에 경산(景山)이요 곳곳마다 경개(景槪)로구나.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산은 층층 높아 있고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물은 술렁 깊었네. 그 산을 들어가니 조그마한 암자(庵子) 하나 있는데 여러 중들이 모여들어 재맞이 하느라고 어떤 중은 낙관 쓰고 어떤 중은 법관(法冠) 쓰고 또 어떤 중은 다래몽둥 큰 북채를 양손에다가 쥐고 북을 두리둥둥 목탁(木鐸) 따그락 뚝딱 죽비(竹箄)는 쫘르르르르 칠 적에 탁자(卓子) 우에 늙은 노승 하나 가사착복(袈裟着服)을 어스러지게 메고 꾸붓꾸붓 예불(禮佛)을 하니 연사모종(煙寺暮鍾)이라 허는 데로구나.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1) 우산(牛山) : 중국 산동성(山東省) 임치현(臨淄縣) 남쪽에 있는 산.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놀던 곳.
2)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 제나라의 경공이 흘리던 눈물이 생각난다는 뜻. 제 경공의 이름은 저구(杵臼), 경(景)은 시호(諡號)로 강태공의 후손. 경공이 일찍이 우산에 올라, 지는 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기를 ‘세월의 빠름이여, 어찌 인생으로 하여금 죽음의 길을 재촉하는고?’ 한즉, 수행하던 신하 3명 중 2명은 따라 울었지만, 안자(晏子)만은 웃으며 하는 말이,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은 천리(天理)의 정칙(定則)이온데, 역리(逆理)를 하려 함은 어진 처사가 아니며, 어질지 못한 임금을 따라 아첨하는 신하들이 운다는 것이 어찌 우습지 않으리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3)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 : 한무제(漢武帝)가 분수(汾水) 강가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추풍사(秋風辭)를 말한다.
4) 한무제(漢武帝) : 중국 전한의 7대 왕.
5) 백이(伯夷) 숙제(叔齊) : 중국 은(殷)나라의 선비들.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 백이가 형, 숙제가 동생. 무왕이 은을 치려는 것을 말리다가 듣지 않으므로 주나라의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기어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으며 숨어 살다가 굶어 죽었다.
6) 수양산(首陽山) : 중국의 산서성(山西省)에 있는 산으로, 백이 숙제가 굶어 죽은 곳.
7) 채미(採薇) : 고사리를 캐다.
8) 아사(餓死) : 굶어 죽다.
9) 초로(草露) : 풀에 맺힌 이슬.
10) 승지강산(勝地江山) : 경치 좋은 산과 강.
11) 처처(處處)에 : 곳곳에.
12) 경산(景山) : 경치 좋은 산.
13) 경개(景槪) : 경치가 빼어나게 좋은 곳.
14)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 자욱한 안개도 산이 높고 험하여 산에 머무른다는 뜻. 당(唐)나라 때 시인 하지장(賀知章)의  ‘채련곡(採蓮曲)’에 나온다.
15)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 거울과 같이 맑은 물에 바람은 없는데 물결은 스스로 일어난다. 하지장의 채련곡에 나온다.
16) 암자(庵子) : 큰 절에 딸린 작은 절.
17) 재맞이 :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드리는 불공.
18) 낙관 : ‘남관(藍冠)’의 잘못. 남빛 관.
19) 법관(法冠) : 도를 통한 법주대사가 쓰는 관.
20) 다래몽둥 : 다래나무 가지로 만든 뭉툭한 몽둥이.
21) 목탁(木鐸) : 절에서 불공을 할 때나 사람을 모익에 할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기구. 둥글넓적하게 다듬은 나무토막 속을 파서 방울처럼 만든다.
22) 죽비(竹篦) : 두 개의 대쪽을 맞추어 만든 물건으로 불사(佛事) 때 승려가 바른 손으로 자루를 잡고, 갈라진 부분을 왼손 바닥에 쳐서 소리를 내어 대중을 지도한다.
23) 탁자(卓子) : 부처 앞에 붙박이로 있어 제물, 다기(茶器) 등을 차려 놓는 상.
24) 가사착복(袈裟着服) : 가사(袈裟)를 입다. ‘가사’는 중이 장삼 위에 왼쪽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치어 입는 법복(法服).
25) 어스러지게 : 으스러지게. 엇비슥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26) 꾸붓꾸붓 : ‘구붓구붓’의 센 말. 자꾸 여러 차례 허리를 굽히는 모양.
27) 예불(禮佛) : 부처님에게 경배하다.
28) 연사모종(煙寺暮鍾) : 안개가 낀 절에서 해질 무렵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풍경으로, 소상팔경의 하나.
29) 거드렁거리고 : 거드럭거리고. 거들먹거리고. 신이 나서 버릇없이 굴고.

 

조순애 명창의 백발가

 

https://www.youtube.com/watch?v=Z-43y8bVOrI

 

 

http://www.dreamrec.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49148&category=001013002

 

 혹시 여유가 있으신 분께서는 지구 레코드의 "단가집" 1 음반을 사시면 박록주 명창을 비롯한 인간문화재 시대 명창들의 다른 단가들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른 좋은 단가 음반도 많지만, 이 음반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음반이 절판되어 있다고 잘못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레코드의 다른 국악 음반도 손쉽게 구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이 음반이 잘 검색이 되지 않는데, 드림 레코드라는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더구나 비교적 착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 국악 음반을 구하러 드림 레코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사장님 내외와 일면식이 있는데요, 수수하고 소탈한 분들이셨습니다.

 

 참고로, 온라인 드림 레코드와 상호보완적으로 오프라인 서울 레코드(02-2265-9298)를 이용하시면 대부분의 어느 정도 국악 음반은 큰 어려움 없이 구하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반은 두 곳에 다 있지만, 드림 레코드에 없는 음반을, 서울 레코드 국악 코너에서 보물찾기 하듯이 보다가 찾기도 하고 서울 레코드 매장에도 없는 음반을 드림 레코드 중고 목록에서 구하기도 합니다. 다만 서울 레코드는 오프라인 매장이니 예를 들어 단가집 같은 음반이 가게에 있는지, 영업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등을 미리 전화로 확인해 보시고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특히 서울 레코드는 자신의 홈페이지 국악 목록에 오프라인 매장 국악 코너 음반들을 다 등록해 놓지 않아서, 여유가 있으시면 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시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이 두 곳에서 실패하시면 1 뮤직앤시네마 등의 중고음반, 2 예술자료원, 3 국회 도서관, 4 국립중앙 도서관, 5 국립국악원 자료실, 6 국악음반박물관, 7 정창관의 국악음반세계 등을 그야말로 뒤지셔야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80602 어울림 돌민 일절통곡 고수 김지원 선생님

[20180602_어울림 돌민 일절통곡REC3023.MP3 (5.89 MB) 다운받기]

 

20180602 어울림 돌민 일절통곡 고수 김지원 선생님

인천 석바위사거리 인근 사단법인 우리소리 공연장

 

 

 

 

------

 

[아니리]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과 단둘이 앉어 통 울음으로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일절통곡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앉어 주야 호강 지내실 제, 천리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이제 가면 언제 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동서남북 너룬 바다 육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마두각 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랴오? 운종룡, 풍종호라. 용 가는 디는 구름가고, 범이 가는 디는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임 가신 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이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나라 정부라도 각분동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 있고, 공문한강천리외의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헌디, 연을 캐며 상사허니 너와 나와 깊은 정은 상봉헐 날 있을 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라도 녹지 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개, 네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실성발광으로 울음을 운다.

 

1) 일절통곡애원성(一節痛哭哀怨聲) : 한마디 슬피 우는 애끓는 소리.
2) 단장곡(斷腸曲) : 창자를 끊는 듯한 구슬픈 곡조.
3) 명문귀족재상가(名文貴族宰相家) : 훌륭한 집안이나 재상의 집안.
4) 요조숙녀(窈窕淑女) : 마음씨가 곱고 행동이 얌전한 처녀.
5) 정실(正室) : 정식의 부인.
6) 소년급제(少年及第) : 어린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다.
7) 입신양명(立身揚名) :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다.
8) 청운(靑雲) : 높은 벼슬.
9) 천리남원(千里南原) : 천 리 밖에 있는 남원.
10) 천첩(賤妾) : 부인된 여자가 자기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1) 상상봉(上上峰) : 높고 높은 봉우리.
12) 평지(平地) : 평평한 땅.
13) 마두각(馬頭角) : 말의 머리에 뿔이 나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4) 오두백(烏頭白) : 까마귀의 머리가 희어지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5) 운종룡(雲從龍), 풍종호(風從虎) :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 즉, 용이 있는 곳에는 구름이 일어나고, 호랑이가 가는 곳에는 바람이 일어난다는 뜻. 주역의 한 구절이다.
16) 디 : 데.
17) 금일송군(今日送君) : 오늘 그대를 보내나니.
18) 백년소첩(百年小妾) : 백년을 함께 살 부인. 소첩은 여인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9) 오(吳)나라 정부(征婦) : 전쟁터에 남편을 보낸 오나라의 부인. 중국 춘추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는 자주 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에 남편을 빼앗긴 부인의 한을 표현하기 위해 흔히 오나라의 부인이 등장한다.

 참고로 ‘박순호 소장 74장본’에서는 이 부분이 “부수소관쳡제오라 소관에 수객들과 오나라 졍부”(김진영·김현주 외 편, “춘향전 전집” 9, 박이정출판사, 1999, 320쪽)로 되어 있다. 이는 “부수소관첩재오(夫戍蕭關妾在吳, 낭군은 소관에서 수자리를 살고 첩은 오나라에 있네요)”를, 당나라 시인 왕가(王駕)의 시 ‘고의(古意)’에서 차용한 것이다. 참고로 수(戍)자리는 국경을 지키던 일, 또는 그런 병사를 말한다.
20) 각분동서(各分東西) :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다.
21) 규중심처(閨中深處) : 집 안의 깊은 곳.
22)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의 관산월야(關山月夜) 높은 절행(節行) : 차가운 강가에서 천 리 밖 남편의 소식을 묻고, 전쟁터의 달빛에서 남편의 모습을 그리는 부인의 절개있는 행동.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는 당나라 왕발(王勃)의 시 ‘채련곡(採蓮曲)’의 일부. 관산은 변경 지방을 상징하는 말.
23) 추월강산(秋月江山) : 가을의 달빛 비치는 강산. 흔히 가을을 상징하는 말.
24) 연(蓮)을 캐며 상사(相思)허니 : 연을 캐며 그리워하니.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모습은 중국 문학 작품에 흔히 나온다. 왕발의 시 ‘채련곡’에도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25) 상봉(相逢) : 서로 만나다.
26) 쇠끝 : 쇠의 끝. 날카로운 쇠끝의 날을 뜻한다.
27) 홍로(紅爐) : 붉게 달아오른 화로.
28) 절개(節槪) : 지조 있는 행동.
29) 실성발광(失性發狂) : 정신을 잃고 미친 듯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펌] 2017 청어람, 한가위 판소리 다섯 바탕 공연 안내

http://pansory.com/274

 

------

 

 

숨은 명창과 숨은 귀명창의 만남.

 

작년에 이어 '17 청어람, 한가위 판소리 다섯 바탕 이 개최됩니다.

올해는 경상북도 인간문화재이신 정순임선생님과

중견 명창들을 모셨습니다.

정순임 선생님은 장월중선 선생님의 따님으로 130년, 4대에 걸친

대한민국국악명가 1호 의 후손이시기도 합니다.

 

장소

 

인천 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3번출구 송도 트라이볼 

 

전석 2만원

 

공연 순서

  
시나위 연주 ------------------ 불세출

적벽가 중 적벽강 불 지르는 대목 ------------------ 채 수정

심청가 중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 ------------------ 김 명숙

수궁가 중 호랑이 내려 오는 대목 ------------------ 김 봉영

살풀이 춤 (한영숙 류) ------------------- 복 미경

춘향가 중 어사또와 춘향 재회 ------------------ 김 경아

흥부가 중 심술대목, 화초장 ------------------- 정 순임

남도민요, 육자배기 ------------------- 함 께

 

출 연

 

소리

 

정순임

경북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예능보유자

판소리 “열사가”부분 대한명인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 박녹주 판소리“흥보가” 이수자

 

김경아

성우향 사사,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춘향가)이수자

제24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채수정

박송희 사사,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흥부가) 이수자

제19회 임방울 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김명숙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이수자

보성소리축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수상

 

김봉영

박양덕 사사, 전라북도무형문화재 판소리(수궁가)이수자

제20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 수상

 

 

박근영

대전광역시무형문화재 제17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장원 대통령상수상

 

장보영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 판소리, 판소리 고법교수

제31회 전국 전주고수대회 대통령상수상

 

 

복미경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안무자

 

기악 - 불세출

 

이준(가야금)

2007 제16회 우륵가야금대회 대학부 금상

2007 제27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현악부 은상

 

전우석(거문고)

2006 제32회 전국 난계국악경연대회 대학부 최우수상

2007 제 27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현악부 금상 수상

 

김진욱(대금)

2007 제27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대상

성남시립국악단 단원

 

박계전(피리)

2009 제25회 동아국악 콩쿠르 일반부 피리부문 금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김용하(해금)

2011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전문사 수료

2005 제21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해금부문 금상

 

박제헌(아쟁)

2007 전주대사습놀이 전주대사습 기악부 장원

성남시립국악단 단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판소리]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20221116_강산제 심청가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정오표.pdf (151.57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3

 

------

 

[20221013_강산제 심청가 사설.pdf (902.20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9

 

------

 

각주는 첨부파일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감사합니다.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pdf (238.45 KB) 다운받기]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hwp (46.00 KB) 다운받기]

 

박동실제(朴東實制) 유관순(柳寬順) 열사가(烈士歌)
박동실 작(作) 장월중선(張月中仙) 전(傳) 정순임(鄭順任) 소리
dolmin98@hanmail.net 김석민

 

[아니리]

때는 1904년 국운이 불행하야 조정은 편벽(偏僻)되고, 왜적이 침입하니 간신이 득세(得勢)로다. 보호조약(保護條約) 억지 하니 억울한 한일합병(韓日合倂) 뉘가 아니 분개(憤慨)허며 간신들의 매국적 부귀탐욕 일시(一時) 영화(榮華) 꿈을 꾸어 조국을 어찌 돌아보리.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一朝一夕)에 무너지고 삼천만 분한 설움 삼월 일일 폭발되니 피 끓는 독립투사 도처마다 일어나 의를 세워 분투(奮鬪)헐 제, 유관순(柳寬順)은 누구든고 십육 세 어린 처녀 근본부터 이를진대,
 

[진양조]

충남 천안 삼거리에 수양청청(垂楊靑靑) 능수버들은 우리나라에 유명커든 지기상합(志氣相合) 다시 부르려 구 목천(木川) 지령리에 평화로운 유 씨 가정 관순 처녀 태어나니 일대명전(一代名傳) 순국(殉國) 처녀(處女) 도움 없이 삼겼으랴. 계룡산수 창[壯]헌 기운 지령리에 어려 있고 금강수 흐르난 물은 낙화암(落花巖)을 돌고 도니 삼천궁녀(三天宮女) 후인인지 귀인자태 아름답고, 월궁항아(月宮姮娥) 환생헌지 뚜렷한 그 얼굴은 의중지심(意中至心)이 굳고 굳어 미간(眉間)에가 어렸으니 일대영양(一代令孃)이 분명쿠나.

 

[아니리]

그의 부친 유중권(柳重權) 씨는 성심이 청렴하사 부귀를 원치 않고 농업장생 글을 읽어 가는 세월을 소유(溯游)허니 정대(正大)한 예문은 군자의 덕행이요, 그의 아내 이 씨 부인 또한 만사가 민첩하사 예국예절이 능란허니 뉘 아니 정대[敬待]허리오. 자녀 간의 사남매를 금옥같이 길러내어 부모의 유전인지 모두 다 현숙한지라 더욱이 관순이는,

 

[단중모리]

어려서부터 커날 적에 다른 아이들과 다른지라. 부모으게 효도하고 동기으게 화목허기, 예의염치 귀염좌립[起居坐立] 뉘 아니 칭찬하며, 유다른 그 인정은 사랑홉고 따뜻하야 사람마다 정복되고 정대한 그 마음은 신의가 분명쿠나. 때는 마참 봄이 되어 동지들과 어깨 끼고 꽃노래 나물 캐기 밤이면 술래잡기 가는 세월 어느덧이 곱게 곱게 자라날 제,

 

[아니리]

음력 11월 17일은 관순 처녀 생일이라 관순을 옆에 앉혀 좋은 음식을 먹일 제,

 

[창조]

바라보던 그 부친은 별안간 한숨을 길게 쉬며 나라 없는 장탄수심(長歎愁心)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흐르며

 

[아니리]

영특한 관순이는 부친의 뜻을 어찌 모르랴. 부친을 만단(萬端)으로 위로하고 그날부터 어린 가슴 애국정열 굳고 굳어 가슴속에 맺힌지라. 세월은 흘러가고 관순은 차차 장성하여 소학과를 마치고 서울 이화학당(梨花學堂) 고등과에 입학허니 이곳은 번화한지라. 세계 여론과 유언비어가 떠돌고 매국한 무리들은 왜놈의 세력의 힘을 믿고 의기가 양양하여지니 뜻이 있는 지사들은 일성장탄(一聲長歎)에 해외로 망명을 연속하고 이 강산 이 땅은 흉몽 중에 잠겼더라. 그때여 관순은 이화학당 후원에 홀로 앉아 자탄을 허는디,

 

[진양조]

“창창(蒼蒼)한 만리건곤(萬里乾坤) 호호망망(浩浩茫茫) 멀어 있고, 애달플사 이 강산에 청춘남녀를 부르건마는 힘이 없는 우리 민족 호소할 곳 바이없어 아무리 슬피 운들 주인 없는 이 강산에 나라 없는 백성이라. 옛 성현이 이르기를 군신유의(君臣有義)의 중한 법은 오륜 중의 으뜸이요, 부자유친(父子有親) 천륜으로 앞을 서지 못했으니 이 모두가 대의분별 하심이라. 내가 비록 여잘 망정 배달 혈통이 그 아닌가. 천창만검(千槍萬劍) 살기 중에 진을 둘러 싸우기는 장부같이 못하여도 내 한 목숨이 끊어져서 국민의무를 지키는 것을 어찌 남녀가 다를쏘냐. 울울(鬱鬱)한 이내 심사 하느님께 맹세하고 처참난유[千斬萬戮] 될지라도 한번 먹은 이내 심사는 변할 리가 없으리라.”

 

[아니리]

이렇닷이 슬피우니 두 눈에 눈물만 흘러 앞섶을 다 적시고 구곡간장 타는 가슴 혼문수탐 되었더라. 이화학당으로 돌아와 관순이 생각허기를 우리가 배움이 없어 내 나라를 잃었으니 많은 연구와 공부에 열중하리라.

 

[휘중중모리]

천성이 본래 활발하야 만사를 달통하고 뛰어난 그 총명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일을 깨우치고 한번 일러 허는 말은 일호차책[一毫差錯]이 없는지라. 이화학당 새 봄빛은 꽃다운 우리처녀 동방예의가 분명하고 언정이순(言正理順) 그의 덕은 여러 선생 칭찬이요, 자비한 그 인정은 동무들게 감탄이라. 휴가일에는 빨래하기 새이새이 자습이요, 기숙사 실내 안을 남의 손 댈 새 없이 거울같이 소제(掃除)허니, 일향처사(一向處事) 맘과 같이 정결하고 깨끗허다. 위생에 중한 책임 건강의 관념이요, 부녀부(婦女部) 정결함은 온 가정의 근본이라. 이 강산 이 땅 위에 부족한 우리 위생, 관순은 미리 알고 여유시간 소제함을 의무라고 생각헌다.

 

[아니리]

이렇듯 세월은 흘러 관순 나이 십육 세라. 그때여 고종(高宗) 황제께서는 조선조 제26대 왕으로서 선왕인 철종(哲宗)이 세자 없이 돌아가시자 조대비(趙大妃)가 옥새를 잡고 영조(英祖)의 현손(玄孫)인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의 둘째 아들로 왕위를 계승하고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디, 고종은 왕위에 있으면서 너무나 많은 전쟁을 치루어야 했던 것이었다. 이때에 일본은 강압적으로 우리나라를 빼앗고 고종 황제를 덕수궁에 머무르게 하야 세월을 보내는디, 그것도 모자란 일본은 그 후 1910년에 한일합방(韓日合邦)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완전히 저희 손아귀에다가 넣고 고종 황제를 죽일 음모를 꾀하는 중,

 

[휘중중모리]

그때여 고종 황제께서는 오백 년 사직을 잃고 분함이 충천(衝天)하되, 강약을 이미 아신 고로 백성의 생명을 더욱 아껴 갖은 지옥[恥辱] 십 년간에 외로운 덕수궁(德壽宮)에 세월을 보내실 제 우리나라 간신들은 왜놈의 세력을 더욱 추세(趨勢)하여 공훈이 씩씩 올라가고 이완용(李完用), 송병준(宋秉畯) 만고역적(萬古逆賊) 놈들 부귀가 더욱이 혁혁(奕奕)하여지되 심중에 있는 근심은 고종 황제 생존하심이라. 기회를 자주 엿보더니, 슬프다 고종 황제 우연히 득병하시니 이완용 정성이 있는 체하고 좌우를 물린 후에 탕약을 이완용 손에 거쳐 고종 황제 잡수시니 그 가운데는 무슨 음모와 비밀이 있는지라. 병세는 더욱 위중하여 눕고 일지 못하시더니 그대로 황제는 붕(崩)하신다. 삼천리 이 강산에 군부상사(君父喪事) 슬픈 설움 원한이 가득허고 팔도각골 면면촌촌 국상이 발표되니 곡반(哭班) 참배 소위 백관 예악예절(禮樂禮節)이 분분, 인산(因山) 위문을 허랴고 구름같이 모아들 제 전조(前朝) 제신들은 대한문 너른 거리에 꺼적자리에 베옷입고 곡반 통곡하며 “원통하오 원통하오.” 애끓는 슬픈 울음 원한이 한데 뭉쳐 만호장안(萬戶長安)의 백성들은 분기가 만면, 혈기방장 청년 학도 주먹이 불끈불끈 어깨가 으씩으씩 그저 장안은 수군수군 “여보 이게 웬일이오. 고종 황제께선 암만 생각하여도 간신의 피해를 받으셨지 이놈들 죽여야지.” 가가호호(家家戶戶) 거리거리 의견이 분분 일어날 제 각처 교실 내외선 무슨 비밀이 갔다 왔다 수선수선 무거운 침묵 속에 민족자결(民族自決)을 응하여, 독립운동 시위 행렬 전국적으로 일어날 제 손병희 씨 선두 되고 여러 수반 의인들은 차서(次序)를 분별하야 태극기 선언서(宣言書)를 만단같이 준비한 후 삼월 일일 열두 시에 거사허자는 약속이라.

 

[아니리]

때는 2월 28일 민족대표 서른세 명이 손병희 씨 댁에 모두 모여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의논허고 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에 서명을 헌 연후에 미국 대통령과 파리강화의 각국 대표들에게 독립선언서를 보내고 대의 날을 기다릴 제,

 

[자진머리]

때는 벌써 이월 그믐 밤이 적적 깊었난디 각처 수반 의인들은 잠을 이루지 못허고 명일 거사 준비헐 제, 어느새 먼동이 희번 원산이 쭝긋쭝긋 동녘에 해가 뜨니 삼월 일일이 오날이라. 파고다 공원 앞으로서 구름같이 모어들어서 약속시간 기다릴 제 벌써 열두 시 정각을 땡땡. 선언이 끝이 나자 태극기 번뜩 북악산이 우루루루루 “대한독립만세 만세!” 장안이 으근으근으근 남산이 뒤끓어 삼각산이 떠나갈 듯 의분기창(義憤氣脹) 청년학도 솟을 듯이 나아갈 제 어디서 총소리 쾅 칼날이 번뜩, 쓰러지는 우리 동포 죽어가면서도 독립만세. 산지사방(散地四方) 만세소리 연속하여 일어나고 포악무도 일본헌병 거리거리 길을 막고 함부로 난타하야 총으로 쏘고 칼로 쳐서 선(先)머리 턱턱 쓰러져도 그저 물밀듯이 피 끓는 청년들은 주먹 쥐고 우루루루루, 왜놈들 냅다질 꺼꾸러 쳐 좌우에 총소리 쾅 쾅. 슬프구나 어흐어 우리나라 당당헌 의무련마는 무도한 왜놈들은 함부로 총을 쏘니 주검이 여기저기 수라장이 되었구나.

 

[아니리]

이렇듯 수라장 속에 몇몇 학생들이 빠져나와 이화학당으로 돌아오니 그때여 교장 프레이(Frey) 미국 선생이 창백한 얼굴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학생들을 반기하며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준 것이 무엇보다 하느님께 감사하며 여러분들은 아주 장한 일들을 하였소. 일본은 언젠가는 큰 벌을 받을 것이오.” 한참 이럴 쯤에 일본 헌병들이 들이닥쳐 독립운동에 가담한 학생들을 찾아내라고 독촉을 하는 한편 총독부에서는 각 학교 임시 휴학의 명령을 내렸겄다. 관순이도 하릴없이 저의 고향으로 내려가는디,

 

[중모리]

그날 즉시 길을 떠나 구 목천 지령리 지체 없이 내려와서 부모님께 아뢴 후에 근동 사람 모두 모아 선언서를 발표한 후 우리는 때가 왔으니 앞을 서서 나갑시다. 모인 중 조인원(趙仁元)이 주먹을 들고 일어나고 관순은 각처 연락 곤한 줄도 모르고 천안읍 김구응(金球應)을 찾으니 이 또한 동지라. 여러 학교를 충동(衝動)하고 청주 진천 유림대표 모두 찾어 약속한 후 면면촌촌 가가호호 방문하여 부인들을 충동(衝動)하느라 주야배도(晝夜倍道)허는구나. 

 

[아니리]

이렇듯 활동헐 제 이러한 결과로 동지들을 얻어 음력 삼월 일일로 정하고 관순은 그날 밤 매봉산에 올라가 봉화를 놓아 군호를 올린 후에 홀연히 앉아 자탄을 허는디,

 

[진양조]

“적적히 홀로 앉어 오날 일을 생각허니 무인공산(無人空山)에 밤이 이미 깊었난디 밤새소리는 부웅부웅 바람은 나뭇가지를 쓱 스쳐간다. 묻나니 청산이여 고국흥망을 뉘랴 알리로다.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에 무너지고 갖은 지옥[恥辱] 십 년간에 호소할 곳이 바이 없이 명일 대의를 잡어 일어나니 천지신명은 살피소서.” 이리 앉어 자탄을 허되 무심한 청산은 아무 대답이 없고 서천(西天)하늘에 별빛만 기울어졌네. 아이고 원통하여라 구곡간장 장탄으로 밤이 깊어 가는 줄을 모르는구나.

 

[아니리]

이렇닷이 자탄을 헐 제 먼촌에 개 짖는 소리 들릴 적에

 

[자진머리]

날이 차차 밝아지니 음력 삼월 첫날이라 아우내장 네거리에 십육 세 어린처녀가 무엇을 옆에다 끼고 왔다갔다 수천 명 군중들은 연속하여 모어들고, 한편 지령리에서 태극기 서로서로 조용조용히 나누어 줄 제, 어느새 오후 한 시라. 유관순이 높이 서서 선언서를 낭독헌다. 반만년 우리역사 왜놈들게 무고히 뺏긴 십 년에 민족자결을 응하야 독립운동 시위행렬 허자는 선언이 끝이 나자 태극기 높이 들어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 천지가 뒤덮는 듯 강산이 뒤끓어 매봉산이 떠나갈 듯 수천 명 군중들은 시위행렬 전진헐 제 어디서 총소리 쾅 김구응 꺼꾸러지니 관중은 더욱이 열이 복받쳐 “이놈아 이놈아 개 같은 놈들아 총은 너희가 왜 쏘느냐 저놈들 죽여라.” 우우우 달려들어 파견소 문짝을 후닥닥 지끈 와지끈 때려 부수니 왜놈이 겁내어 담 너머로 도망가고 어디서 자동차 소리가 우루루루루루루루 천안 헌병본부에서 응원대 쫓아 들오며 총소리 쾅 쾅 유중권 내외가 꺼꾸러지고 조인원이 쓰러지니 관순이 눈이 캄캄 우루루루루루루루 달려들다 칼날이 번뜩 또 쓰러지니 관순이 기가 막혀,

 

[자진중중모리]

"허허, 이것이 웬일이냐 야 이 몹쓸 왜놈들아 우리 민족 빈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무삼 일로 총을 쏘아 이 모양이 웬일이냐. 섰다 꺼꾸러져 때그르르르 궁굴어 보고 가슴을 쾅쾅 머리도 지끈지끈 부모님 시체를 안고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천추 원한 품으시고 영결종천(永訣終天) 하셨으니, 장엄한 이 죽음은 국민의무가 당연허나 철천지 맺힌 한을 어느 때나 풀으리까. 예끼 천하 몹쓸 놈들 금수만도 못하구나, 포악무도(暴惡無道) 기장구(豈長久)허리야. 나도 마저 죽여라.” 우루루루루

 

[아니리]

달려들다 헌병 발길에 건뜻 채여 꺼꾸러졌겄다. 관순이 분한 마음에 부모님 시체를 안고 죽기로 작정허니 그 때 마침 우리 동지 하나가 관순을 피신시켜 놓으니, 관순이 거기서 빠져나와 저의 집으로 돌아와 관복과 관석 두 동생을 만난 후에 헌병들에게 발각되어 여러 동지들과 하릴없이 끌려가는디,

 

[늦은중모리]

붙들리어 가는구나, 끌리는 포승줄은 앞뒤로 얽어매고 손에는 수갑이라. 흐트러진 머리채는 두 귀 밑에 늘어지고 피와 같이 흐르는 눈물 옷깃에 모두 다 사무친다. 아우내 장터 사람들은 모두 나와 울음을 울고 세상을 모르고 누워있는 여러 동지 부모양친은 고요히 잠이 들어 아무런 줄을 모르는구나. 관순이 망극하여,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불효여식 관순이는 사세부득 끌려가오니 죄를 용서하옵소서.” 애끓어 슬피 우니 흘린 눈물 비가 되고 한숨은 모아서 청풍(淸風)이라. 청산도 느끼난 듯 관순은 오열하여 휘늘어져 곱든 꽃은 이울어져 빛을 잃고 뜻밖의 두견이는 피를 내어 슬피 울어 야월공산(夜月空山) 얻다 두고 진정제송단장성(盡情啼送斷腸聲) 촉국한이 깊었으니, 니 아무리 미물이나 사정은 날과 같이 천추 원한 운다마는 사세가 부득이 되니 수원수구를 어이 허리. 이렇닷이 울음을 울 제 표독한 일본헌병 성화같이 재촉헌다. 백여 명 동지들은 칼 맞어 팔 못 쓰는 사람, 총을 맞고 다리 절어 전동전동거리고 끌려간다. 의분은 창천(蒼天)에 닿아 있고 슬픔은 산하에 찼다. 어느새 일모도궁(日暮途窮)하여 박모(薄暮)에 들어설 제 천안읍을 당도터니 이곳은 헌병본부이니라. 위엄이 늠름 살기가 일어나고 의기가 만면허여 호령이 추상같은지라, 관순은 노려보며 태연히 들어간다.

 

[아니리]

그때여 헌병 대장이 관순의 목에 총을 딱 대고, “너 이년, 조그만헌 년으로 이런 범란(汎瀾)한 짓을 할 리가 없고 반드시 네 뒤에는 지도자가 있을 터이니, 지도자가 누구인지 바른대로 말하여라. 그러면은 니 목숨만은 살려주마.”

 

[단중모리]

“이놈아 니 나를 어찌 보느냐 내 나이 십육 세라 오천 년 배달민족 우리 한국 처녀여든 죽는 것을 두려하야 개와 같은 네놈 앞에 살기를 구할쏘냐. 총으로 쏘든 칼로 치든지 양단간에 하려무나. 나 죽은 혼이라도 너희 나라 혼비중천(魂飛中天) 떠다니며 너희들을 몰살시켜 원한을 풀어 보리라. 아나 이놈아 나를 썩 죽여라.” 앞니를 와드득 와드득 두 주먹 벌벌 떨며 “선도자는 내로다. 무도한 왜놈들아 어서 급히 죽이어라.”

 

[아니리]

이렇듯 포악을 해노니 헌병대장 어이없어 관순을 다시 결박허여 공주 검사국으로 넘겼겄다. 그때여 관옥(寬玉)이도 시위행렬허다 붙들려 들어와 그곳에 신문(訊問)을 받으러 왔다 형제 만나게 되었구나.

 

[창조]

관순이 기가 막혀,

 

[중모리]

섰다 절컥 버썩 주잕더니 “아이고 원통하여라 원통하네 나라 없는 외로운 몸이 부모까지 이별허고 형제는 각기 감금되니 어린 동생들을 어이하리. 아이고 이 일을 어찌를 헐그나.” 복통 단장성으로 울음 우니 그때여 관옥이는 아무런 줄을 모르다, “이 애 관순아 그게 무슨 말이냐?” “아이고 오라버니 아우내 장터 행렬 시에 양친이 다 돌아가셨소.” “무엇 어째.” 관옥이 정신 상망(喪亡)허여 하늘이 빙빙 돌고 땅이 꺼지난 듯 목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허고,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그저 퍼버리고 울음을 운다.

 

[아니리]

이렇듯 두 형제 붙들고 울음 우니 악독한 일본 헌병들이 달려들어 두 형제를 띠어 각각 감옥으로 끌고 가는디,

 

[중중모리]

그때여 관순이는 검사국에 신문받고 백여 명 동지들과 옥으로 나려갈 제 악독한 일본헌병 총칼을 매고 새이새이 끼어 서 감금이 엄숙하여 공주교를 얼풋 지나 좌우를 둘러보니 남녀노소 수십 명이 거리거리 늘어서서 혀도 차고 눈물 흘려 장하다고 탄식헌다. 그곳을 지나 감옥 앞을 당도허니 간수는 문을 열어 죄수를 받고 서류를 모아 명록 대신 번호를 써서 앞섶에다가 붙여 각기 분방을 시킬 제 그때여 우리나라 독립운동이 각처에 벌어져 시위 행렬이 연속이라. 포악무도 일본 헌병 총으로 쏘고 칼로 쳐서 함부로 얽어 묶어 끌어갈 제 분함 하늘에가 사무치고 장엄한 그 죽엄은 도처마다 물을 들여 흘린 피로 물들으니 아름다운 애국정열 장하고도 씩씩허다.

 

[아니리]

이때여 우리 동포들 각처에 독립 만세를 부르다가 붙들리어 들어와 모진 고문과 악형으로 죽어가는 동지들이 수도 없이 많은지라. 관순도 또한 공주 검사국에 불복허고 경성 복심법원에 상소(上訴)를 허였는디, 이리하여 경성 복심법원으로 옮겨지니 관순이는 서대문 미결 감옥에 처허는지라. 그 후 며칠이 지난 후에 관순이 재판 날이 돌아왔는디,

 

[진양조]

위엄이 늠름허다. 예복(禮服)을 입은 일본 검판사는 층계 위에 높이 앉았으니 교만(驕慢)과 살기(殺氣)가 만면(滿面)이라. 좌우편의 변호사는 우리 동포 죄를 감소시키려고 법률 책을 이리저리 뒤집어 보니 이는 선인이 분명하고 모아 앉은 방청객은 겹겹이 모두 늘어앉어 체형(體刑) 언도(言渡)를 볼 양으로 담담허니 앉었구나.

 

[아니리]

그때여 검사가 의기가 양양하게 관순을 쏘아 보며, “네 이년 너는 죄인의 몸으로서 감방에서 소란을 피웠으니 그 또한 큰 죄이려니와 대 일본국 천황 폐하를 무시한 죄 더더욱 큰 죄로다.” 관순이 듣고 문답허되, “너희들에게는 천황 폐하로되 나에게는 대철천지 원수로다.” “저런 저런 저런 발칙한 년. 네 이년 네 죄를 생각하면 당장에 이 자리에서 처형할 일이로되 너 아직 어린 고로 징역 칠 년을 구형하노라.”

 

[엇머리]

관순이 분기 충천하야, “이놈 무엇이 어째여, 우리 민족 빈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무삼 일로 총살허고 감금수옥헌단 말이 네 입에서 나오느냐.” 앉았던 의자 번쩍 들어 우에를 보고 냅다 치니 의분은 충천 법정은 뒤죽박죽이 되야 검판사 넋을 잃고 좌우 간수들도 어찌할 줄 모를 적에 모아 앉은 방청객은 의분이 복받치어서 주먹만 벌벌 떨고 무슨 말이 나올 듯 입만 딸싹딸싹.

 

[아니리]

하마터라면 여기서도 큰일 날 뻔허였던가 보더라. 이리하여 관순을 다시 결박허여 감옥으로 끌고 가는디.

 

[창조]

그때여 관순이 적막 옥방 홀로 앉아 옥창 밖을 내다보니 만리장공(萬里長空)에 구름만 담담허고 흐트러진 나라 근심과 원통하게 돌아가신 부모양친과 어린 동생들을 생각허니 추연(惆然)히 눈물을 흘리며,

 

[진양조]

“내 죄가 무삼 죈고 부모불효 하였느냐? 살인강도헌 일 없이 음양작죄(陰陽作罪) 아니어든 감금수옥(監禁囚獄)이 웬일이냐. 죄가 있고 이럴진대 아무 여한이 없으련마는 나라 없는 민족이 제 나라 찾자는 게 그게 무슨 죄란 말이냐. 당당한 의무련마는 세사가 모두 이렇던가. 아이고 원통하여라 이제 내가 죽어져서 외로운 혼백이 만리장공에 흩어지고 만수청산에 일분토가 되면 만사를 모두 잊으련마는 무엇을 바래고 내 여태 살아 있어 이 모양을 당하는구나. 옛날 고려 포은 선생은 나라 위하여 죽어 있고 단종 때 성삼문 씨 독야청청 절(節)을 지켜 충직지(忠直旨) 임명허니 군신유의 중한지고. 진주 논개 평양 계월 나라에 몸을 바쳐 대의를 위하여 죽었으니, 나도 또한 사람이라 고인만은 못해여도 인신지본의(人臣之本義)를 왜 모르랴. 이제 내가 죽는 것은 섧잖으나 사후 영결허신 부모님 초상장례를 뉘 했으며 철모르는 어린 동생들은 뉘 집에서 자라날꼬. 분하고 내가 원통한 사정을 어느 으 누게다가 하소를 허리.”

 

[아니리]

이렇듯 슬피 울다 의분이 복받치어 옥창문(獄窓門)을 두다리며 독립 만세를 삼창으로 부르난디,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이렇듯 냅다 질러 놓으니, 그때여 우리나라 동지들이 수도 없이 붙들려 들어와 각각 감방에 감금되었는지라. 관순이 외치는 소리에 여기에서 그 소리를 듣고 같이 합창으로 불러노니 감옥 안이 발끈 뒤집혔던가 보더라. 황급한 간수들은 관순을 잡아 끌어내어 다시 신문을 하는디,

 

[중모리]

좌우에 일본 간수들은 관순을 잡아내고 전옥(典獄) 이하 간수장들은 일제히 늘어앉어 추상같이 호령을 한다. “어 이년 너는 일국의 백성이 되어 국법을 무시하느냐?” “미친 도적놈들 말 들어라. 당초에 너희 놈들이 보호조약을 억지 하여 위협적 침략정책 우리나라를 짓밟어 뺏고도 무삼 면목에 낯을 들어 그런 말을 허느냐? 나는 대한민국 사람으로 너희 법을 부인하노라.” “허허 그년 당돌허다. 니가 어찌 당초 근본을 알겠느냐. 내 자세히 일러주지.” “무엇, 근본? 흥 어디 말해봐라.” “너희 나라에 당파가 있어 보전할 길이 없는 고로 우리 병력을 다하여서 일청(日淸) 일로(日露) 전쟁함이 그게 모두 너희를 위함이라.” “오 그 일로 말할진데 너희 놈들이 간흉(奸凶)하여 우리나라를 도적허자 근본이니 그건 더욱 흉측허지.” “무엇 어째. 이년 또 들어봐라. 너희 군신이 합배(合拜)하여 보호를 부탁하였고 합병(合倂)을 하자는 것도 그게 모두 너희를 위함이라.” “어허 어찌여 뻔뻔허구나 왜놈들아. 그것은 너희 놈들이 우리나라 역적들과 공모하여 너희들 맘대로 허였으니 우리 의사 안중근(安重根) 씨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죽인 후로 여순(旅順) 감옥에서 사(死)허시고 이준(李儁) 선생은 배를 갈라 만국회(萬國會)에다 피를 뿌려 세계만국 경탄이요, 우리 동포 흘린 피는 도처마다 물을 들여 천추 원한 맺힌 한을 너희도 응당 알 것이다. 쥐와 같이 간사헌 놈들 포악무도 일삼으니 아니 망허고는 안 되지야.” “에잇 그년 천하에 독한 년이로다. 당장에 말 못 허게 치려무나.” 때리고 달고 치고 물을 퍼 씌어놔도 꼼짝달싹 않고 더욱 정신이 씩씩하여지며 “얻다 이 흉폭한 왜놈들아 너희가 나를 쫙쫙 찢어 육장(肉醬)을 만들든지 동동이 가르든지 너희들 맘대로 하려니와 나의 굳은 마음은 못 뺏지야. 옛글에 이르기를 적국지수(敵國之首)는 아국지수(我國之讐)요 아국지수(我國之首)는 적국지수(敵國之讐)라. 너희 놈들이 나를 죽이는 것은 흉폭한 너희 목적이요, 나는 이 자리 죽난 건 당당한 나의 의무라 헐 것이니 당장에 목숨을 끊으려므나.” “에잇 그년 천하에 독한 년이로다.” 화덕에다가 불을 피워 쇠끝이에다 불을 붉게 달아서 살을 푹푹 찌르니 기름이 끓고 살이 타져도 꼼짝달싹 않고 여전히 포악을 허는구나. “에잇 그년 단칼에 쳐 죽여라.” 칼로 찌르고, 살을 점점 헤쳐노니, 아깝구나 우리 관순 악형을 못 이기어 죽어가면서도 포악이라. 입만 딸싹딸싹 천추 원한 품에 품고 아주 깜박 명진(命盡)허니 피는 흘러 땅에 그득허고 피육은 점점 흩어졌네. 장하구나 순국처녀 몸은 죽탕이 되었으되 의혈(義血)만은 살아 있어 깨끗한 그 영혼은 만리장공에 높이 떴구나. 창천도 느끼난 듯 일광도 빛이 없고 날아가는 새짐생도 허공중천 떠돌고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넋을 일고 고요허니 서서 있다. 여보시오 여러 동포 이팔청춘 어린 처녀 나라에 몸을 바쳐 순국열사 허였단 말 나는 고금천지 처음이요, 반만년 역사 중에 아름다운 이 이름은 명전천추(名傳千秋) 그 아닌가. 어화 세상 사람들아 만세 의혼께 축배허세.

 

[중중모리]

어화 청춘 소년들아 관순 씨의 본을 받어 나라 위하여 일합시다. 인생은 최귀(最貴)하요, 만물의 영장이니 대의지신 굳게 뭉쳐 각기 의무를 지킬지라. 예로부터 충의절은 이 나라의 기둥이요 간인(奸人) 중의 탐욕자는 만세추명(萬歲醜名)이 한심쿠나. 부귀는 지내가고 공명은 부운(浮雲)이라 일시(一時) 허영(虛榮) 부린 지신[侈心] 추호도 두지 말고 정의를 바로 하야 이 강산 이 땅 위에 만세영화(萬歲榮華) 빛내기는 여러 청춘들의 책임이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