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결정했다.
화성 봉담으로 갈 것 같다.
3년 전 쯤, 막 울산으로 오기 전에
이 곳은 잠시나마 내 삶의 터전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었던 곳,
활동의 터전이기도 했고,
고통의 터전이기도 했다.
마찌꼬바들이 즐비한 이름 모를 공장들을 찾아다니며
언제 내 조합원이 잡혀가지는 않을는지 노심초사했던 곳이기도 하고
훌쩍 떠나니 또 그만큼 그리워했던 곳이기도 하다.
남편과 함께 살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 하며
섣부르게 울산으로 갔다.
그리고 많은 걸 얻었다.
일단 사람들,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비교될 수 없는....
그리고 게으름과 휴식, 서울서 비교도 안 될 만큼 놀며 활동했다.
답답함 조차도 얻었다고 표현해야 옳을 터.
중공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인심좋은 텃세도 싫고
여성들의 삶을 착취하는 남성활동가들의 삶에
대항해 싸우다가도 투항해 존경할 수밖에 없는,
내 처지에도, 이골이 났다.
어디든 가면 마찬가지가 아니라, 어디든 가더라도 이대로는 살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먹고
쉽지 않은 결정으로, 다시 올라오기로 했다.
떠나자. 빠르게, 다시 새로운 환경에서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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