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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토네이도 만들기 [제 870 호/2009-01-30]

설날 연휴 여유로운 휴일을 보내던 양과장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트위스터 DVD를 봤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장면을 본 현민이가 물었다.

“아빠, 영화 속 토네이도는 엄청나게 힘이 센가 봐요. 소도 하늘로 날려 보내고 큰 트럭도 하늘로 붕 날려 버리잖아요.”
“토네이도는 여름철 우리나라를 찾는 불청객인 태풍만큼이나 힘이 센 친구란다. 보통 우리나라보다 미국 중남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용돌이 바람인데 소용돌이의 외부 기압보다 내부 기압이 더 낮아 소용돌이 내부에 있는 것들은 모두 들어 올려 날려 버리는 특징이 있단다.”

“아~ 그래서 아까 영화처럼 소용돌이 바람에 소나 자동차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거였구나. 아빠, 토네이도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세요.”
“하하~ 그래. 토네이도의 생성 원인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온대 저기압과 불안정하며 강력한 한랭전선, 두 개의 기단이 만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상에 있는 따뜻한 공기와 공중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면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려는 강력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때 상승력과 함께 회전력이 생성되는데 상승력이 커질수록 회전력도 점점 커지게 된단다. 회전력이 커질수록 회전하는 공기 기둥의 지름은 점점 좁아지게 되고 공기 기둥의 지름이 좁아질수록 회전력은 점점 더 증가하게 되는 거지.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김연아 선수가 제자리에서 회전할 때 팔을 펴면 느리게 회전하고 팔을 안으로 접으면 빠르게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야. 이런 회전력과 공기기둥의 상승작용이 더해져 영화에서처럼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바람의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란다.”

“네. 그리고 토네이도가 엄청나게 빠르던 걸요?”
“토네이도의 이동거리는 보통 5~10km 정도로 짧지만 때로는 300km에 달할 정도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해. 그리고 토네이도의 지름은 보통 200m 풍속은 100~200m/s 정도란다. 이 정도 바람 세기면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보통 풍속이 30m/s 정도만 되도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토네이도의 파괴력은 얼마 정도 되는지 대충 짐작이 가겠지? 그래서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지하에 영화에서처럼 대피소를 만들어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그곳으로 숨는 거란다.”

“와~ 정말 무서운 소용돌이 바람이네요. 설마 이 토네이도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겠죠?”
“하하, 그건 안심해도 될 것 같다. 토네이도는 주로 연평균 기온이 10~20도 정도이고, 평지인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주로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많이 관측이 된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관측이 되긴 해.”
“정말요? 어디에서요?”
“응. 울릉도 근처에서 바닷물이 위로 치솟는 용오름 현상이 가끔 발견되긴 하는데 이것도 일종의 토네이도라 볼 수 있지. 다만, 미국은 내륙에서 발생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우리나라는 해상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단다.”
“정말 다행이네요. 이런 토네이도가 우리 집 근처에서 생겨나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그러게. 현민이 네 말을 듣고 있으니 정말 우리나라에 토네이도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구나.”

“아빠, 영화를 보면 토네이도에 등급을 매기는 것이 있던데 그건 어떤 거예요?”
“음. 기상학자들은 토네이도의 바람 세기에 따라 6단계로 등급을 나눠놨는데 F0에서부터 시작해 F5 등급까지 있어. F0 등급은 보통 바람의 세기가 초속 17m~32m 내외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우리 몸을 휘청거릴 정도의 등급이야. F1은 초속 50m/s 정도의 바람 세기를 가진 등급인데 집의 지붕을 뜯어내고 자동차를 넘어뜨리는 정도의 바람 세기이고 F2는 초속 69~72m/s 정도의 강도를 가진 바람으로 담벼락을 넘어뜨리거나 나무가 쓰러지거나 뽑히는 등급이야. F3 등급부터는 거의 재앙에 가까운 등급이라 봐야 하는데 F3 등급은 초속 90~100m/s 사이의 바람 세기를 갖는데, 이는 시속 330km에 가까운 바람으로 KTX만큼 빠르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단다. F3 등급은 달리는 기차를 탈선시키기도 하고 집을 무너뜨리기도 하지. F4 등급은 110~130m/s(시속 410km) 정도의 세기를 가진 등급으로 영화 속 토네이도처럼 모든 주택을 파괴하고 자동차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단다. F5 등급은 악몽 그 자체로 최고 130m/s(시속 500km) 이상으로 집을 통째로 뜯어 하늘로 날려 보낼 수 있고 자동차도 지상에서 100m 이상 들어 올릴 수 있단다. 단단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바닥도 이런 토네이도가 지나가면 통째로 뜯어져 나가는 일도 있단다.”

“아빠, 듣기만 해도 무섭고 오싹해요. 토네이도를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하하. 미국에 가서 직접 토네이도를 볼 수는 없지만 병 속에 토네이도를 만들어서 관찰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어떠니 우리 한번 만들어 볼까?”
“정말요? 토네이도도 만들 수 있어요? 좋아요. 어서 만들어 봐요.”
“그래. 물을 이용해 토네이도를 만들어 보는데, 이 원리는 위쪽에 있는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아래쪽에 있는 물은 위로 올라가려는 상승작용이 발생해 소용돌이가 형성되는 거란다. 우선 음료수 병을 모으고….”


[실험방법]
준비물 : 음료수 병 2개(1리터 이상이 관찰하기 좋다), 접착제, 송곳, 테이프, 알콜 램프

[실험순서]
1. 불에 달궈진 송곳으로 음료수 병 뚜껑 2개에 구멍을 낸다.
2. 구멍의 지름은 1cm 내외로 낸다.
3. 구멍 난 뚜껑 2개를 접착제로 붙인다.
4. 더 단단하게 접착하기 위해 접착된 병뚜껑을 테이프로 고정한다.
5. 병 1개에 물을 1/3가량 넣은 뒤 뚜껑을 돌려 닫는다.
6. 병 2개를 연결한 뒤 병을 흔들어 놓는다.

[실험 Tip]
- 그냥 병을 세우면 토네이도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과 공기의 혼합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몇 번 흔들어 세우면 토네이도가 더 잘 만들어진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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