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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 1박2일 상경투쟁소식] 시민의신문 기사

“하루 11시간 노동에 점심 11분”
보육노조, 노동기본권등 요구하며 1박2일 상경투쟁
2006/8/1
김유리 기자 grass100@ngotimes.net
“보육노동자들은 주 60시간 일한다. 하루 평균 11시간이다. 그중에서 딱 11분 동안 점심식사를 한다. 그렇다고 편한 식사도 아니다.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어른 식기가 구비되어 있지 않는 보육시설 비율은 17%. 노동자가 편해야 아이들에게도 행복하지 않을까?”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마지막 날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을 달아오르게 만든 말이다. 박미영 전국보육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의 호소다. 전국보육노동조합이 31일부터 1박 2일 여성가족부 앞 상경노숙 투쟁을 시작했다.

광주, 부산, 충남 등 전국에서 보인 전국보육노조 조합원들은 31일 서울 세종로 여성가족부 후문에서 1박 2일 상경노숙투쟁을 알리며 결의대회를 했다. 이들은 여성가족부에 보육노동자 8시간 노동, 생활임금,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평가인증 강제시행 반대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김유리기자 

광주, 부산, 충남 등 전국에서 보인 전국보육노조 조합원들은 31일 서울 세종로 여성가족부 후문에서 1박 2일 상경노숙투쟁을 알리며 결의대회를 했다. 이들은 여성가족부에 보육노동자 8시간 노동, 생활임금,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평가인증 강제시행 반대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가까이는 서울ㆍ인천, 멀리는 충남ㆍ부산ㆍ울산ㆍ광주 등지에서 모인 보육노동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보육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 쟁취, 8시간 근무 보장, 필요인력 확충’ 등을 외치며 여성가족부와 교섭을 요구했다.

이윤경 보육노조 사무처장은 “보육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여성가족부가 저출산 대책과 보육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보육노동자를 위한 대책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육노조는 이 사무처장이 제기한 문제를 비롯해 평가인증제 강제시행 반대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을 주장하며 여성가족부 교섭을 요구했다. 여성가족부는 노동조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보육정책 담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해왔다.

보육노조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달 24일 ‘보육공공성확보와보육노동자노동기본권쟁취를위한투쟁본부(투쟁본부)’를 꾸렸다. 투쟁본부를 중심으로 보육노동자들은 온라인ㆍ전화ㆍ팩스 항의와 여성가족부 앞 집회, 장관면담 요청 공문접수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묵묵부답이었다. 1차면담에 나섰을 때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교섭할 수 없다는 대답이 되돌아 왔다. 굴하지 않고 항의하며 교섭을 요구했던 보육노동자에게 볕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26일 두 번째 면담자리에서 그나마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교섭에 참여했던 김미나 교섭위원은 “1차면담 때에는 보육노조를 불만에 찬 소시민정도로 대우하던 여성가족부가 2차면담에서는 달라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보육노조가 제시한 문제에 여성가족부는 검토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면담결과를 전했다.

보육노조가 제시한 문제는 △1호봉 월 145만원 임금 보장 △필요인력 확충 및 8시간 근무보장 △인천시의 평가인증제와 처우개선비 연동 문제 해결 △울산 중구청 국공립 어린이집 부당해고 문제 해결 등 4가지다.

보육노동자가 아이와 함께 참여했다. 보육노동자의 문제는 결국 보육 시설에 맡겨진 아이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피곤한 보육노동자가 울고 칭얼대는 아이를 친절하게 봐 줄 수 있겠는가. 이들은 '보육노동자가 행복하야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외친다.
김유리기자 

보육노동자가 아이와 함께 참여했다. 보육노동자의 문제는 결국 보육 시설에 맡겨진 아이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피곤한 보육노동자가 울고 칭얼대는 아이를 친절하게 봐 줄 수 있겠는가. 이들은 '보육노동자가 행복하야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외친다.

그러나 면담 내용에 관해서는 실망감이 더 큰 듯 했다. 김 위원은 “필요인력 확충 부분에 대해 당국은 2교대보다는 시간제 교사가 더 낫다고 제안했다”며 “노동자끼리 경쟁을 강조하는 것이 시간제 교사임을 알면서 왜 시간제 교사를 주장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차면담은 불안한 출발이었다. 2차면담은 진전 국면이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3차면담이 진행돼야한다. 시일이 문제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내부 일정상 보육노조 상경투쟁이 있는 1박2일 동안 면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보육노조는 다음 면담 일정 시기를 타진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김명선 위원장은 “보육노동자로 일하면서 희생이 우리 몫인 줄 알았고, 힘들어도 버티면 환경이 좋아지고, 처지도 당연히 좋아질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며 “10만 보육노동자가 행복해야 아동들도 행복할 수 있다”며 보육노동자 처우 개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서 모인 보육노동자들은 8월 1일까지 여성가족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인근지역에서 선전 활동과 결의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장기투쟁 사업장들을 돌며 연대를 나누고 저녁과 아침시간에는 한미FTA와 보육노동자에 대한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유리 기자 grass100@ngotimes.net

2006년 7월 31일 오후 21시 59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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