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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이틀째 출근

『보도기사』
반구어린이집, 문제는 무엇인가?
민간위탁 국공립어린이집의 파행적 운영


▲ 김미경 조합원이 반구어린이집 운동장에서 박신희 원장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반구어린이집에서는 4명의 교사들이 차례로 해고됐다. 그 중 2명의 교사가 부당한 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전국보육노동조합 조합원이다.

5월 10일자로 먼저 해고된 강영숙 조합원은 이번 해고가 두 번째다.

97년에 반구어린이집에 입사한 강영숙 조합원은 현 박신희 원장과 같이 교사생활을 했다. 몇 년간 같이 교사생활을 하던 박신희씨가 2003년부터 반구어린이집 민간위탁을 하게 되면서 원장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러나 박신희 원장이 들어선 이후 원장과 교사들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고, 2003년 8월 강영숙 교사가 근로계약서 미작성이라는 사유로 해고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강영숙 교사는 부산지방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넣었고, 사측에서 제시하는 자료와 근거들의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대응한 결과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강영숙 교사의 해고를 전후로 해서 원장과 교사들간의 관계가 악화돼 2003년 한 해는 매우 힘겨운 시기였다고 얘기한다.

계속된 원장과의 마찰과 불안한 분위기 속에 자구책을 찾던 교사들은 2005년 5월 보육노조에 가입하면서 자신들의 불안한 조건에 맞서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정모 교사에 대한 해고통보가 전화로 전달됐다가 원장에 의해 자진철회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후 원장과의 마찰은 개별적 형태에서 조직적 형태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고, 조합원들은 그동안 알지 못해서 찾지 못하던 권리들을 하나씩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원장과 조합원들의 대립은 더욱 격화되고, 다른 한편으로 학부모들과 원장과의 관계도 악화되면서 반구어린이집 문제는 점점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2006년 들어 박신희 원장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교사들에게 각종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5월 10일자와 6월 1일자로 총 4명의 교사를 정리해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경영악화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원장의 파행적 운영에 대해 중구청을 상대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르렀다. 또 방송을 통해 아동에게 주어지는 부실한 급식 실태가 폭로되기도 하는 등 반구어린이집 문제는 점점 확대돼 갔다.

강영숙 조합원은 “2003년에 해고될 때도 임신 7개월 상태였는데, 지금도 임신 3개월 상태다. 해고되기 전부터 임신 때문에 월차를 내고 병원에 다니고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원장이 임신상태를 알고 있었다”면서 임산부에 대한 의도적 해고라고 주장했다.

김미경 조합원은 “나도 박신희 원장과 같이 교사생활을 했다. 그런데 박신희 원장이 들어선 4년 동안 너무 힘들다. 난생 처음 해고라는 것을 당하고, 어제는 경찰들까지 와서 겁을 주는 바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많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나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고, 내 행동에 부끄러운 것이 없기 때문에 복직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신희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문제가 된 교사들이 아동을 폭행하고 어린이집 내부의 불신과 분란만을 일으키고 있는 점, 일부 학부모들이 근거 없는 비방을 하고 있다는 점, 경영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사비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조합원들은 박신희 원장이 자기 얘기를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제대로 내놓지 않은 채 인신공격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구청 역시 학부모들과 보육노조의 요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해고 교사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입장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김미경 조합원은 2일에도 반구어린이집으로 출근해 박신희 원장을 만나려 했지만, 박신희 원장이 출근시간 2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아 동료교사들과 인사를 하고 학부모들과 면담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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