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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위한 도서관’ 만드는 제주여자들 | |||||||||
| 달빛아래 책 읽는 소리, 달리도서관 개관 앞둬 | |||||||||
닮은 꿈을 꾸는 여자들은 ‘마치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서로를 알아본다.
“2층을 공공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어!” 건물을 가진 옥미 언니가 든든한 뿌리가 되었다.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꿈꾸고 있던 여성들. 그 동안 혼자만의 꿈으로만 가지고 있던 생각보따리를 풀어냈다. 외국에서 돌아와 생생한 현장을 만들고 싶은 여자 윤홍, 즐거운 일이면 언제나 동참 의지를 가진 정수, 어리, 지영의 눈이 달빛처럼 반짝거렸다. 손때 묻은 책으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도서관 “선배들은 책상 하나, 전화기 한대 놓고 조직을 만들었다는데, 우리는 공간 있고 마음 맞는 멤버들이 있는데 뭐가 문제겠어!” 씩씩한 여자들은 작정하고 거침없이 저질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아보자!’는 야망까지 닮은 여자들은 일단 실밥 터진 주머니에서 쌈짓돈 30만원씩을 꺼내놓았다. 옆에서 응원하는 허오, 화연, 미순, 은경도 30만원씩 보내왔다. 5백만 원 대출을 받아서 같이 갚아나가는 ‘빚쟁이들의 연대’로 서로를 꽁꽁 묶였다.
자기가 읽는 책들을 도서관으로 가져와 나누는 ‘책장 나눔’ 컨셉으로 책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도서관. 손때 묻은 책들에는 책 주인의 세계가 느껴진다. 제주를 여행하는 이들이 머물러 가는 친구네 방 같은 도서관. 1인 1만원으로 이용 가능한 여성전용 게스트 룸을 만들었다. 저녁밥상을 치우고 산책하며 들를 수 있는,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 인터넷 방송으로 ‘책 읽어주는 여자’ 프로그램이 흘러나가는 도서관. 다양한 문화예술, 예술인들이 교감하는 도서관이 되기로 했다. 마음을 나누고 발품을 팔아 만들어낸 변신 여성들은 각자가 가진 것들을 풀어 나눌 줄을 알았다. 윤자 언니와 미형의 능력 올인! 그녀들이 시키는 대로 페인트 칠, 사포질, 색깔 다른 핸디코트를 바르며 깔깔거린다. 저렴하고, 질 높은 자재를 찾아 발품을 팔고, 각자의 집에서 비품들을 실어 나른다. 누군가 내다버린 책장을 주워다 곱게 다듬어내고 헌 미싱 다리 위에 판을 얹어 책상을 만든다. 화장실 문이 사무용 책상으로 탈바꿈하고, 헌 책이 의자 다리가 되는! 여자들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내는 변신이 즐거웠다. 설문대 할망처럼 통 큰 옥미 언니는 후배들 주린 배를 챙기고, 살림살이들을 퍼주느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분주하다. 용택 형부, 무환이랑 혜지랑 온 가족이 동원되는 이벤트까지.
서울서 양평으로 이삿짐을 싸는 친구는 그 와중에도 도서관 로고와 심볼 작업을 해주고, 미리 공간을 확인하고 벽면을 장식할 그림이며 소품들을 사다 주는 친구도 있었다. 따뜻한 사람들의 기운으로 채워지며 도서관은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 자기 책에 사인을 하거나 책도장을 찍고, 목록을 작성해 달리도서관으로 보내면 자기 이름의 책장이 만들어진다. 수량은 20권 이상,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면 된다. 전국에서 책들이 속속 도착하고, 비어있던 책장들에는 드디어 책 주인의 이름표가 붙여진다. 책 주인이 낯선 곳에서 자기의 이름과 흔적을 발견하게 될 때 어떤 느낌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다가오는 10월 30일 금요일, 제주에서 ‘생활과 책, 그리고 문화가 만나는’ 달리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첫 프로그램으로 11월 3일 화요일엔 ‘박미라의 마인드 힐링 강좌’를 연다. 여성전용 게스트 룸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제주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제주를 여행할 때 쉽게 들를 수 있다. 달리의 여자들은 두근두근 쿵쿵거리는 심장소리를 듣는다. 기쁘게 떨리고 있다. *문의: 064)702-0236. dallibook@hanmail.net 제주도 제주시 이도2동 1017번지 2층 |
새로운 일이 두려워 지는 것을 통해 나이가 드는 것을 느낀다. 일을 준비하면서 결과나 과정이 가져올 기쁨을 생각하기 전에 뒷 탈이 가져올 무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을 통해 내가 어느새 젊지 않은 나이가 되었음을 발견한다.
이명박 정부가 가져다 준 기쁘지 않은 선물의 하나는 모두를 젊잖은, 젊지 않은 사람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등줄기를 훑어 내린다. 그간 몇 가지 일을 겪으면서 이것이 기우나 노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공안의 망령이 일상에서 되살아나는 것도 그렇다.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공안분실에서 호출명령이 전달된다.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사찰이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적인 편지들이 읽혀지고 대화를 엿듣는다. 같이 살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헬기를 동원한 위협이 자행되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용산의 절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함께 아픔을 호소한 이들은 몇 달을 감옥 아닌 감옥에 갇혀 지내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행태에 대해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사와 공무원들에게 징계가 가해졌으며, 위협이 더해지고 있다. 일제고사 대신에 체험학습을 인정한 교사들은 거리로 쫓겨났으며, 그들의 숫자가 늘어가는 중이며, 돌아갈 교문은 굳게 닫혀있다.
이런 시기에 교육운동의 전략을 재구성하자는 포럼이 가을이 오고 있는 지난 9월 26일에 진행되었다. 단지 모인 숫자만으로 그 의미의 경중을 가릴 수는 없지만 상당한 규모의 강의실을 채울 정도의 많은 활동가들이 모여 하루 종일 토론을 했다. 이 날 자리에는 익숙한 직책이나 언어 습관을 가진 얼굴들을 대신한 새로움이 돋보였다. 국책기관의 연구원들이나 대학의 교수들이나 젊지 않은 교장들은 자리를 피했다. 그간 교육운동의 중심에 서있던 교사들도 드문드문 섞여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참여자들은 청소년이나 학부모나 학교의 비정규 노동자들이었다.
한국의 교육을 걱정하는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이 신자유주의에 기반하여 시장화를 향하고 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간 각 지역이나 단체들에서는 초등, 중등, 그리고 대학의 급별로 쏟아져 나오는 시장화 정책에 나름대로 저항을 펼쳐 왔다. 그러나 일제고사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고,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학교는 급속도로 시장화되어가고 있다. 학교에는 시나브로 비정규 노동자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대학은 철저하게 이윤기제에 의해 경영되고 있다. 교육정책의 핵심인 대학입시제도는 전선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런 현실을 공유하기 위해 오전에는 초중등부문 시장화의 쟁점과 과제, 대학시장화의 현황과 과제, 청소년교육운동의 흐름과 과제,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함께하는 교원 구조조정, 학교현장의 불안정노동 확산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고 지역운동차원에서 경기지역의 사례와 충북지역 학부모 운동의 사례가 연이어 발표되었다.
폭발하듯 터져 나온 각 지역과 급별 사례들은 모두 자신의 절박한 현안 과제들을 제기하며 연대를 호소하였다. 교육운동진영의 대응방식은 더 이상 수세적인 방어논리의 반복을 넘어서라고 요구받고 있다. 지금과 같이 교육운동진영이 자신의 의제 혹은 당장의 현안에만 매달려서는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교육시장화 학교시장화 공세에 맞서기조차 어려울 것은 분명하다. 하기에 교육운동진영은 관행적인 현안 정책 대응을 넘어서는 한국사회의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무엇보다 대중스스로가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실천방안을 모색할 때라는 공동의 인식에 이르렀다. 이런 필요에 의해 오후에는 그간의 운동에 대해 평가하고 의제에서 실천까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자본과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가 주도하는 교육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 지배 이데올로기, 그리고 인간 소외를 확대 재생산한다. 또한 교육을 이윤 축적의 수단으로 전락시켜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교육을 통하여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한다. 학교는 보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자본주의 체제 유지에 기여하거나 순응하는 노동력을 교육을 통하여 생산한다.
한국 교육은 이런 보편적인 문제에 더하여 근원적인 질곡이 하나 더해져 있다. 그것은 학벌사회다. 대학서열체제로 인한 학벌사회, 초중등 교육과정을 왜곡하는 대학입시, 공정성을 가장한 서열 평가는 학력이라는 잣대에 의해 전국의 학생을 서열 짓고 있다. 한국 대학서열체제의 특징은 대학의 교육력이나 학문과 무관하게 입학생들의 성적에 의해 결정된다는 데에 있다.
학벌이 사회 권력과 연관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부와 권력을 분배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오로지 학벌 획득을 목표로 하기에 교육은 공공성을 상실했으며 지식은 수단으로만 기능하고 있다. 하기에 개인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비합리적인 사교육 비용이 교육 문제의 핵심으로 등장한다.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볼 때 개인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사교육비를 투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기 때문이다.
학벌사회로 인한 문제를 외면하면서 사교육비만이 정책적인 과제로 등장한 결과는 교육의 시장화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육정책에서 시장화(marketization)란 교육 분야에 시장의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자원의 효율성을 높여,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자는 논리에 기반을 둔 정책변화이다.
공공재로서의 교육의 특수성 때문에 교육의 시장화는 민영화나 자율화, 규제완화 등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났다. 그러나 학벌사회에서 교육의 시장화는 한국교육에서 시장이나 상품화의 경향은 늘려 나갈 수 있으나 주류경제학적인 의미에서의 시장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교육이 본래 가지는 공공재나 외부효과 등으로부터 기인하기도 하지만 소수의 학벌이 독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정책의 전개 과정에서 교육의 시장화는 교육의 실패에 따른 위기를 전가시키기 위해 정부주도에 의해 전개되었다. 한국 교육에서 교육의 시장화는 단지 정책적인 수단으로 등장할 뿐 수요와 공급이나 가격기제에 따른 조절 기능이 작동할 수 없다. 교육의 시장화는 단지 정책적인 수단으로 사용되며, 시장화 정책의 결과는 교육의 계급화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이나 그 활동의 결과 얻게 되는 지식은 상품으로서의 기능보다는 출신 배경에 따른 지위를 계승하는 역할을 선발이나 서열기제를 통해 수행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의 시장화 정책을 통한 교육의 계급화는 더욱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핵심에 일제고사가 자리잡고 있다. 일제고사는 공교육 실패에 관한 책무를 지역과 학교에 묻는 수단으로 국가는 평가를 장악하고 경쟁은 개별학교와 지역이 담당한다.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상품의 가치를 계량화하고 소비자들에게 학교라는 상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공급하기 위해, 일제고사 결과는 전국의 학교를 서열화시키기에 충분한 변별력을 가져야 하고, 그 결과인 정보는 공개되고 있다.
학교가 서열화되고 미래가 등급 지어지는 현실에서 지역과 학교와 교사들과 학생들은 이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서열을 평가하는 일제고사로 인해 학교의 서열을 위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쫓겨난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에 인간은 고통스러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 교육은 그 과정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을 북돋울 수 있기에 모두에게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 만약 교육이 그러한 역할 자체를 포기하거나 소수를 위해서만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 교육은 반(反)교육이 바로 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신자유주의에 머리를 둔 세계화, 인류가 공유해야할 지식과 정보가 상품화, 가치가 실종되고 이윤을 추구하는 욕망이 지배하고 있다.
하기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은 자본주의적으로 상품화되어 개인의 정치․사회․문화․지식적 권력, 재산의 정도 등과 같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별적․선택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특히 기초 교양 교육이 이루어지는 초․중등 교육에서는 특정 부문의 전문적 엘리트 양성을 위해 차별적으로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인간 모두의 사회·역사적인 노동 성과인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교육활동에서 교수학습과정 참여자 사이는 민주적이어야 하며, 상호 대등한 관계이어야 한다. 모든 교육기관은 사적으로 소유할 수 없으며,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교육(운동)의 주체는 교육은 반자본·반계급적이라는 지향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교육은 단순히 지배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 장치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 이데올로기와 실천을 생산하는 장으로 기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국가가 통제하고 강제하는 교육으로부터 빚어지는 정치-사회-문화-계급적 불평등 확대는 전체 노동자·민중의 피폐된 삶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교육(운동)의 주체는 교사·학생·학부모에서 계급적 주체인 노동자·민중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 날 교육운동의 전략을 재구성하기 위한 포럼은 운동주체의 확대와 공동의 실천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었으며, 다음 포럼을 기약하며 공동선언문을 읽으며 마무리했다. 가을이 오고 있는 계절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그 순간에도 용산의 아픔은 서울역에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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