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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페미니즘 이론 그리고 혁명 전략의 전개 2.

페미니즘 이론의 본성(The Nature of Feminist Theory)

 

자신들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여성들은 많은 것들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토록 다양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회운동에 관해 일원론적인 용어들로 말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처럼 보인다. 텔레비전에 나오고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매체가 페미니즘 사상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나타낼 수 있는 여성운동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좀 찾기 어렵고, 지역의 특수한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지역 조직들 그리고 소규모 그룹들로 구성되어 있는 두 번째 운동들이 있는데, 이 운동은 여러 도시에 사는 여성들의 직접적인 욕구와 관련하여 연대하며(come together), 변화를 위한 작업에 직접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는 운동이다. 페미니즘 이론에 대한 내 논의의 바탕이 되는 것은 바로 이 그룹들이다. 이 그룹들은 여성 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는 성폭력 위기 센터, 여성 센터 등과 같은 실천적 행위와 관련되어 있었다. 여성들은 페미니스트들처럼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문제들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실천에 깊숙이 뿌리를 둔 운동을 조직하였다. 사실, 여성운동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정확히 우리 실천에 대한 고찰을 넘어선 혁명적 이론의 창조이다.

이러한 모든 그룹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사회주의 운동 대부분의 세계관과는 다르지만, 또한 동시에 놀랍게도 맑스의 세계관과 아주 유사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가 구체적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이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념들로부터 논의를 전개시켜 나가는 이러한 분석 양식은 페미니즘 힘의 근원이며 내가 페미니스트가 가장 정통성 있는 맑스주의자였음을 주장하는 근거이다. 루카치(Lukacs)의 주장처럼, 맑스주의 이론 내에서의 정통성은 오로지 방법(method)하고만 관계가 있다.

실제로, 페미니즘은 분석 양식이고, 삶과 정치에 접근하는 방법이며, (59쪽) 여성의 억압에 관한 일련의 정치적 결론들이라기보다는 여성 억압이 왜 생겨났는가라는 물음을 묻고 그 물음의 답을 찾는 길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현존을 규정하는 사회관계들을 변형시키기 위하여 이러한 방법을 여성으로서의 그들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에 적용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는 자신들의 고유한 일상적인 삶을 직접적으로 다루는데, 그 중 어떤 것은 이러한 운동이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맑스주의 내에서 일반적으로 하나의 특정한 경향으로 인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나는 페미니스트가 맑스의 방법을 재창조하였기 때문에, 여성운동이 나머지 좌파의 발전적인 이론과 전략을 위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규모 그룹의 의식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천활동은 경험을 분석하고 이해하며 개인의 경험을 여성의 삶을 규정짓는 구조에 연결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페미니즘에 기초한 방법(재창조된 맑스의 방법-옮긴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런 실천활동을 통해 여성들은 자신만의 경험과 함께 시작되는 지반(일상적인 삶-옮긴이)으로부터 자신의 분석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여성들은 사색하는 사람으로서뿐만 아니라, 맑스가 제시하였듯이, 자신의 느낌 전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분석하였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개인적 경험 그리고 여성 억압에 관한 모든 정치적인 것 사이의 연관관계를 이끌어내었다. 사실 여성들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그러한 일반적인 것으로 전개시켜 나갔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 그리고 우리 자신을 변형시켰던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 우리의 과거를 이해해 왔다.

페미니스트들이 발전시켜온 방법의 힘은 이 방법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일상을 규정하는 사회 제도들의 분석과 그 일상을 연관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제국주의 양상을 포함한) 자본주의, 가부장제, 그리고 백인 우월주의 제도들은 더 이상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이 제도들은 일상의 경험과 행동이라는 생생하고도 현실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는 이 제도들 사이의 구체적인 상호관계를 보게 된다.

이러한 모든 것은 페미니즘 운동 안에서 이론을 위한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재차 강조되어 왔음을 의미하는데. 이 역할은 이론가들이 “원리들 그리고 대중이 자신의 실천 활동 속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체계화시키는” 것이다. 분석 양식으로서의 페미니즘은, 특히 의식화(consciousness-raising)가 그러한 방법의 토대로 이해될 때, (S.60) 지식인 또는 이론가의 개념을 재규정을 요구하며, 일상의 삶과 관련하여 이러한 사회적 역할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우리들 각각이 잠재적인 이론가, 지성인 그리고 활동가이기 때문에, 교육(Education)은 여성 운동에서나머지 좌파 운동에서와는 아주 다른 역할을 해 왔다. 이 같은 페미니스트의 교육은 내가 가르침(instruction) 이라고 부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다시 말해 “올바른 정치 노선”을 가르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자신을 위해 행하는 것이다. 가르침과 반대되는 교육은 일상생활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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