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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렇게 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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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산오리님의 [선생 같지 않은 선생...] 에 관련된 글입니다.

예전에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TV는 사랑을 싣고를 보면서..

 

왜 저런 사람만 찾냐? 어릴때 성추행한 놈. 나한테 몹쓸짓 한 놈. (앗-그러고 보니 다 놈이네. 그냥 성별을 제외하고 싹아지없는 인간 인칭대명사라고 봐주셔요~)

그런 놈들을 찾아서 사과받는 프로그램도 하나 만들지...

 

그 얘기 들으면서

나도 꼭 찾고 싶은 고등학교때 영어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고3 학력고사(이것이 바로 세대를 가르는 언어)끝나고 널널하게 학교 다니던 시절

교문에서 잡혀서 따귀한대 신나게 맞게 나가 떨어졌었는데.

이상한건 그때건 지금이건..내가 왜 맞았는지 모르겠더라 말입니다.

 

그래서 함 찾아서.

그때 나 왜때렸냐고 한번 묻고 싶더군요. 꽃다운 열아홉 그 처녀를 말이지요.

 

그래서인지,

내가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게 되면서.

늘 다시 뒤돌아보게 됩니다.

 

나보다 매우 작은 권력을 가진 학생. 아이라는 존재에 대해

나는 내가 가진 권력을 얼마나 무자비하게 행사하는지..가끔 섬뜩하게 느낄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자라는 아이들이 다시 권력을 가지게 될때 또 어떤 사회가 될지도 무섭구요.

 

참. 우리 아이의 교실에서 이루어진 사건을 보고 쓰신 글이었지요.

 

다음날 아침 끓어오르는 마음을 삭히며 어린이집에서 그 선생님을 대면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맑간- 내 마음속의 지옥과는 아무 상관없는 -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그 사람이 자신이 행한 행위의 의미를, 파장을, 아이들의 미래를 알까?

그런 생각이 났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의 파장을 모르는 무식한 어른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이를 돌보는 사람일때 그 평가는 매우 가혹해지지요.

너희 중에 죄없는 사람이 돌로 저 여인을 내리치라는 누군가의 말도 생각났구요.

그리고 모르는 사람에게 잘못했다고 뒤통수를 내려치는 짓은 못하겠다는 생각도 났습니다.

 

속은 여전히 부글거리고 있습니다만.

난 이제까지 그 일에 대해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부모는 약자이기 때문이지요. 행여나 내가 문제제기를 하면 우리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산오리님의 아버지의 봉투같은 거겠지요.-때문에요.

 

장고 끝에 결심은 했습니다.

 

우리 아이의 문제만이 아니고 그 선생님이 돌보는 20명 아이의 문제이며, 또 그 선생님이 그 일을 계속하시는 한 일년에 20명씩 정년까지 계속 이어질 아이들의 문제이니까요.

 

월요일에 원장님 면담을 잡아 놓았습니다.

선생님에게 넌지시 이야기할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그 교사 한사람의 문제가 아닌 원의 풍토라면 원장님께 이야기하는게 맞을것 같아서요.

 

여전히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뒤로가다보면, 작은 일에 조차 분노할 수 없게 될까봐요..

열 많은 엄마한테서 태어난 우리 아이에겐 좀 미안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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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5 01:25 2005/02/05 01:25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Dreamer_ 2005/02/05 02:27

    와, 용기 있으신 분, 잘하시는 거에요. 아이도 자랑스러워하게 될꺼에요. 용기있는 엄마, 분노해야 할 일에 분노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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