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한가한 일요일 오후 쭌이랑 놀이터에 갔다.
아이들은 다들 어디에 갔는지 텅빈 놀이터에서 심심하게 놀고 있는데 한 아이가 왔다.
쭌이랑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던 친구인데 지금은 2학년이 되어 훌쩍 커버린 그 아이는 나도 낯이 익은 아이다.
쭌이 근처에서 돌던 그 아이가 나에게 말을 붙인다.
몇마디 나누다가 그 아이가 느닷없이 이야기한다.
그애:엄마는 도망갔어요.
나:그..래. 그랬구나.
그애:엄마는 쓰레기예요. 다른 남자랑 눈 맞아서 도망갔거든요.
나: 아빠가 늘 그렇게 말하시니? 엄마가 없어서 불편하겠다.
그애:아뇨.
나:그래도 엄마가 있어서 좋았을 때도 있었잖아
그애:아뇨. 맨날 때려요.
쓸데없는 동정은 사절한다는 듯이 간결하게 말하는 그 아이를 보면서
일곱살 즈음의 그애를 기억한다.
유난히 붙임성도 좋고. 또래에 비해 말도 잘하는 아이였다. 궁금한것도 많고. 이야기할 것도 많은
지금도 그 아인 말을 잘한다. 낯선 누군가에게도.
여전히 그때처럼 그 아인 누군가에게 소통을 원하고 도움을 청한다.
한참을 이야기 했다.
좋아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얘기랑. 아침에 먹은 밥 얘기랑. 학교에 대해서.
자기는 폭력을 좋아하는데 자기가 짝인 여자애랑 싸워서 이겼다고 한다. 그런 얘기들을...
그저 친구처럼 들어준다. 내 속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근처 복지관에서 바자회를 한다. 쭌이랑 셋이서 음료수를 사서 나눠 마시고..
그 아이는 마침 놀러나온 제 친구를 따라 가버렸다.
그게 끝이다.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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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배울 수 있을까요.-_-aa 근데 그나마 고등학교에선 3년 내내 국사를 가르치면서도 현대사 부분은 쏙 빼먹더군요.ㅋㅋ 뭐 시험에 안 나온다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