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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5/05/18 믿어주세요 제발..
  2. 2005/05/10 룰루
  3. 2005/05/03 내가 몰랐으나 내가 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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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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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반하는 어떤 사실을 만나면 먼저 의심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

 

우리 쭌이한테 어제 한 수 배웠다.

 

거두절미 지가 기억하는 이야기만 하는 여섯살 쭌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때..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다.
'사실이야? 진짜야?'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

다섯살 때.


쭌: 엄마. 할머니가 화장품광고를 한대.
모: 엉? 그래?(그러나 사실은 못 믿겠다는 눈초리)

쭌은 나의 말과 틀린 태도에 화를 내면서 토라졌다. 왜 날 못 믿는거야~~~ 항의도 못하고.

그날 밤.

조간으로 배달된 신문을 보고 있던 이모가 소리친다.

이모: 야.그거 해외토픽에 떴다.

아마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인터넷 기사검색을 했던 모양이다.

여섯살 요즘.
요즘 어린이집에서 민들레를 주제로한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중이다.


어제밤 쭌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민들레로 비누방울놀이를 할 수 있다고 전한다.
민들레로 비누방울놀이???
첨 들어보는 이야기에..그러나 다섯살때의 사건을 기억하며..조심스럽게 그으래? 어떻게?
물론 쭌이는 그 사실만 알뿐 어떻게 까지는 모른다.


그때 할머니가 쭌이를 왕 무시하면서 "지가 생각해낸 말이지 뭐"라고 했다.
이 말이 쭌의 분노를 자극했고.

쭌은 친구가 가져온 책에 그렇게 나와있었다고,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위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자고 했다.

네이버에게 물어보았더니.
네이버가 친절하게 민들레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놀이를 알려준다.
물론, 민들레 대를 비누방울 대로 사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 ^
민들레 대의 마지막 부분을 칼로 십자로 자르면 더 잘된다고 한다.

여섯살 쭌이가 전후관계의 사실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쭌이 말하는게 사실이 아닌것은 아닌데...
쭌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식구들은 늘 조금쯤은 신뢰를 덜 준것 같다. 반성 - -;

 

쭌이 온몸으로 말한다. 믿어주세요 제발~~

그리고 내 스스로에게 말한다. 니가 생각하는 진실이 정말 견고하냐?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의향은 없냐?

 

사소하다고 생각되었던 쭌과의 사건이 내가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한 의심까지 마구 확산된다.

아이에게도 배울것이 있다고 누가 그랬던것 같은데..

아이에게 세상을 사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배울것이 아주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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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8 17:01 2005/05/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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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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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커지는 명작그림책.. 자꾸만 자꾸만 생각이 커진다. 머리아프다...


 

룰루는 아기늑대.

어느 날 밤 처음으로 아저씨 늑대랑 사냥을 나갑니다.

그런데 아저씨 늑대는 노환인지 잘 못보고 바위를 들이받아 즉사를 하십니다.

 

난감한 아기늑대 룰루는 어찌어찌 토끼 톰에게 도움을 청하고

현명한 톰은 룰루와 함께 아저씨 늑대의 시신을 땅에 묻습니다.

 

이렇게 서로 친구가 된 룰루와 톰

재미있게 놉니다.

톰은 룰루에게 낚시도 가르쳐 주고, 재미있는 놀이도 합니다.

예를 들어 늑대 무서워하기 혹은 토끼무서워하기..

이렇게 늑대 무서워하기 놀이를 하다가 톰은 진짜로 너무나 무서워서 집으로 도망가서 숨어버립니다.

룰루출입금지 라고 하곤 말이죠.

 

룰루는 다른 친구를 찾아 쓸쓸히 밤길을 가다가

그만 제 동족도 몰라보고 토끼인줄 알고 뛰쳐오는 늑대떼를 만나 숨이 턱에 차게 뛰어 숨습니다.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그리곤.... 톰을 생각합니다.

너무나 무서웠겠구나.. 다신 늑대무서워하기 놀이를 하지 말아야지..

그렇게 그렇게 톰과 룰루는 다시 친구가 되어 다정하게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먼저.

이 그림책이 "나와 타인"을 주제로 간택되어진 것인데 ..좀 씁쓸 했습니다.

늑대가 초식인가? 초식으로 바뀔 수 있나?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건 아닐까?

별별생각이 다 떠오르면서

에스키모가 물개를 잡아먹는걸 보고 야만이라고 하여야 하나? 생존이라고 하여야 하나? 했던 뭐 그런 갈등을 주는 영화도 생각나고 했습니다.

그리곤........................................................................................ 진정한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타인의 전부를 인정하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도 났습니다. 아이들 그림책인데 그저 토끼가 아닌 뭐 너구리같은 거 잡아먹고 사는 걸로 해서 룰루랑 톰은 사이좋게 잘살았습니다 뭐 이렇게 끝나도 좋은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났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한 친구가 자신은 이 그림책을 여남관계의 설정으로 보았는데, 그렇다면 룰루가 가해한 적인 없는 순결한 늑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론이 가능한거냐 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먼저'의 내 생각들을 이야기했습니다.....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야기가 마구 엉키더라구요.

 

그래서 어디서 엉켰는가 했더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란 것을 룰루의 육식성같은 '본성'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동의한 바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에고 점점 수습이 안된다. 그냥 그 친구한테 내가 잘못 이해했었다고 말로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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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0 14:06 2005/05/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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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랐으나 내가 할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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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쭌모님의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일주일 내내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살았다.

왜 그 불편함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일도 바쁜데.. 왜 머릿속에 계속 떠다니는 걸까?

 

그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내가 그아이에게 해줄수 있는건 없었는데..

그렇게 의아해 하면서 일주일을 보내고.

오늘, 공감하기에 대해 배우면서 내가 왜 그랬는지 어렴풋이 알것 같았다.

 

공감하기는 내 호기심. 나의 관심사를 떠나서 오로지 상대방의 느낌에 공명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와의 대화에서 난 그 아이의 현재의 느낌에 공감하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그 아이의 처지에 대해 걱정하고,

내가 져야 할 정서적 부담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애와 나 사이엔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던거다.

 

그런데.. 내가 그 아이에 대해 공감한다고 한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라는..

 

나의 이러한 의문에 대해 캐서린은 말했다.

내가 그 아이의 느낌에 대해 공감할 때. 그리고 그때 멈춘다 해도

그 아이의 맘 속에서는 많은 것들이 요동칠 것이고. 그 아이가 그것을 경험하는 것. 그게 그 아이에겐 필요하다고.

그래서 관계-나와 혹은 그 아이 자신과의-를, 연결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우린 상대방과 공감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이 대화에 상대방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히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종종 삼천포로 가는데 ... 그 열가지 길은 상대방이 나에게 원한 그것은 별로 아닌 듯 싶다.

 

1-수리공의 모자를 쓰고 이렇게 말한다.

"우선 마음을 굳게 먹고 전화를 해서 네 생각을 분명히 말해봐"

"차분하게 생각해보자. 나 같으면 이렇게 했을거야"

 

2-분석하고 설명하다.

"네가 요즘 일이 많으니까 피곤해서 신경이 예민한거 아니니?"

"그런데 내가 보기엔 어머니에 대한 네 감정이 그 여자한테 옮겨진것 같아"

 

3-바로 잡는다.

"아니야 그건 네가 생각하는 것 하곤 달라.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니야"

"잠깐만, 나는 그렇게 말한적 없어."

 

4-위로한다.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는거지. 네 잘못은 아니야"

"너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5-내 얘기를 들려준다.

"너만 그런게 아니야 나는 어떤지 알아? 우리 애들은 더 엉망이야"

 

6-감정의 흐름을 중지시키거나 전환시킨다.

"후회해봐야 할 수 없잖아. 그만 잊어"

"술이나 한잔 하러가자"

 

7-동정하거나 애처로와한다.

"어휴 정말 안됬네"

"어떻게 사람들이 그럴 수가 있어"

 

8-심문한다.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왜 전화를 안했어?"

 

9-평가하거나 교육한다.

"네가 너무 비현실적인것 같아"

"소심하긴.. 그렇게 방어적인 태도로 나가면 너만 힘들어"

 

10-한방에 딱 자른다.

"됐어 그만 좀 해"

"아무것도 아닌일로 왜 그러니?"

 

그럼 어떻게 들어야 할까? 공감하면서 듣는 건 뭘까?

 

듣기는 말하기와 같은 패턴이다. 나 대신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만 다르다.

 

관찰. 네가 ...를 보았을(들었을 생각했을)때

느낌. ...라고 느끼니?

욕구. 왜냐하면 너는 ...을 원하고(필요하고. 중요하기)때문에.

부탁. 지금 너는 ...해주길 원하니?

 

인데, 대화 중엔 보통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에 집중한다. 그리고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추측하는 것이니 어미는 당근 의문형이다.

느낌과 욕구에 반복하고 집중해서 공감한다음 .... 그 다음에 조언하기가 가능하다.

조언할때 중요한건 스스로 내가 왜 이 말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거다. 내의도가 무엇인지.

잘난척하기 위해서인지. 그 사람을 돕고 싶은 것인지.혹은 그 사람을 조종하고 싶은 것인지...등.

 

내가 너무나 화가났을 때. 그때 어떡하지?

그럴 땐 먼저 화가 난 나에게 공감해야 한다. 그래야만 타인의 말을 들을 수 있다.

 

공감을 받은 사람은

말을 멈추거나. 한숨을 쉬거나, 긴장이 풀리는 신체증후를 보이거나 한다.

그 순간이 지난 후에 해결의 방법을 함께 찾길 원하는지 묻는다.

 

또 더러 상대방의 느낌을 충분히 공감해 주었으나 나로서는 그걸 해결해 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공감한 책임으로 그걸 다 들어줘야 하나?

그런 순간이 오면 솔찍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연습을 끝내고 생각했다.

난 그 아이에게 나의 처리되지 못한 감정을 두려워하는 대신 충분히 공감해주어야 했었다.

여전히 그 아이를 다시 만날 때, 그걸 할 수 있을 지 고민하겠지만,

그걸 알게 된 순간.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선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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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3 00:39 2005/05/03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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