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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5/04/26 오늘은 부탁하기에 대해 배웠지요. (4)
  2. 2005/04/24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3. 2005/04/24 떠도는 생각들.. (1)
  4. 2005/04/20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부모로 살아내기.. (4)
  5. 2005/04/09 불가해한 존재, 그래서 두려운 존재.
  6. 2005/04/05 거부할 수 없는 나이주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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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탁하기에 대해 배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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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주 월요일 저녁에 비폭력대화라고 교육받아요.
요 아래 어디쯤 제가 그 책보고 필받아서 써놓은 글 있을건데..

오늘은 부탁하기에 대해 배웠지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못얻는 이유는 아주 간단히 말해서

부.탁.하.지.않.기.

때문이라는 군요.

생각해 보니까 그래요. 뭘 부탁하기 보다는 먼저 알아주길 바라고, 그래야만 좀더 깊은 관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세상에 부탁하지 않아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니..참.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내가 부탁하는 걸 상대방이 강요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군요.
어투와 내용은 부탁같은데..사실은 강요라는 거죠.

그걸~~어떻게 알아(게그콘서트 수능 박선생 버젼으로 읽어주세용)

아는 방법이 있답니다.

나만 아는 거죠. 모두를 다 속여도 난 못속이잖아요. 어떻게 아냐문요..

내가 누군가에게 부탁의 말을 한다...그런데 상대방이 나에게 거절을 한다...
요 상황에서 나의 맘속으로 들어가서 보면

(강요)상대방이 승낙했을때와 나의 태도가 달라진다.


아이에게도 보통 그렇잖아요.
나: 쭌~ 이제 텔레비젼 그만보고 이제 나랑 책읽을까?
쭌: 시로 시로 텔레비젼 더 볼꺼야
나: 너 그러면 텔레비젼 갖다가 버린다.

--뭐 이렇게 그 시작은 우아했으나 끝은 요렇게 되어버리는 거죠.

(부탁)상대방이 거절했을때도 상대에 대한 나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나: 쭌~ 이제 텔레비젼 그만보고 이제 엄마랑 책읽을까?
쭌: 시로 시로 텔레비젼 더 볼꺼야
나: 게그콘서트가 그렇게 재미있어? (공감해주고)
쭌: 엉
나: 쭌이 지금 게그콘서트 보는데 내가 책보자고 했는데. 싫었구나.(공감)니가 싫다고 해서(관찰) 난 좀 서운하다.(느낌)왜냐하면 나는 쭌이랑 둘만이 친밀감을 느끼는 시간이 필요했거든(욕구),게그콘서트 끝나고 나면 나랑 같이 책볼까? 어떻게 생각해?(부탁)

--이상하다. 왜 자꾸 '장난하냐'의 그 오빠말투가 생각나는거지?... 아! 어색한 번역체..6세에게 할 대사는 아닌것 같은데..공부가 더 필요하군요..

 

암튼 이렇게 효과적인 부탁을 하려면 구체적인 행동을 긍정적인 말투로 의문형으로 하라는 것이지요.


근데, 만일 이 상황에서 쭌이 시로시로 난 12시까지 텔레비젼보다 잘꺼야..그런 반응을 보여준다면? .......

- -; 모자관계의 근원적 고찰로 들어가야 하나.....?

- -; 마지막으로
내가 상대의 거절에 대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면..부탁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남깁니다.
누군가에게 부탁할 일이 있는데 자꾸만 그걸 미루고 싶다.
그러면 내안의 어떤 지점이 있는지..함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제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꼭 해야만 하는 어떤 사람과의 전화통화, 그걸 자꾸 미루는 나,

하기 싫은걸 미루다 미루다 해서 결국 별로 상호간에 긍정적인 결과를 못갖게 되는데

하기 싫은 지점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욕구는 뭔지 함 들여다보면

부담 100배 느끼며 보내는 그 시간이 좀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모...그런...

...쩝...왜 이렇게 이상하게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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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6 02:13 2005/04/2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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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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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일요일 오후 쭌이랑 놀이터에 갔다.

아이들은 다들 어디에 갔는지 텅빈 놀이터에서 심심하게 놀고 있는데 한 아이가 왔다.

 

쭌이랑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던 친구인데 지금은 2학년이 되어 훌쩍 커버린 그 아이는 나도 낯이 익은 아이다.

쭌이 근처에서 돌던 그 아이가 나에게 말을 붙인다.

 

몇마디 나누다가 그 아이가 느닷없이 이야기한다.

 

그애:엄마는 도망갔어요.

나:그..래. 그랬구나.

그애:엄마는 쓰레기예요. 다른 남자랑 눈 맞아서 도망갔거든요.

나: 아빠가 늘 그렇게 말하시니? 엄마가 없어서 불편하겠다.

그애:아뇨.

나:그래도 엄마가 있어서 좋았을 때도 있었잖아

그애:아뇨. 맨날 때려요.

 

쓸데없는 동정은 사절한다는 듯이 간결하게 말하는 그 아이를 보면서

일곱살 즈음의 그애를 기억한다.

유난히 붙임성도 좋고. 또래에 비해 말도 잘하는 아이였다. 궁금한것도 많고. 이야기할 것도 많은

 

지금도 그 아인 말을 잘한다. 낯선 누군가에게도.

여전히 그때처럼 그 아인 누군가에게 소통을 원하고 도움을 청한다.

 

한참을 이야기 했다.

좋아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얘기랑. 아침에 먹은 밥 얘기랑. 학교에 대해서.

자기는 폭력을 좋아하는데 자기가 짝인 여자애랑 싸워서 이겼다고 한다. 그런 얘기들을...

그저 친구처럼 들어준다. 내 속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근처 복지관에서 바자회를 한다. 쭌이랑 셋이서 음료수를 사서 나눠 마시고..

그 아이는 마침 놀러나온 제 친구를 따라 가버렸다.

그게 끝이다.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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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4 23:02 2005/04/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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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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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만월 직전의 달을 바라보며 베란다에 기대어 담배를 한대 피운다..

휘청한다.... 몸이 많이 갔군.

이렇게 휘청하다 14층 아래로 낙하하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누군가는 아래 포스트를 보면서 이 사람 이 사회의 현실에 너무 힘들어했나보군 할지도.

또 누군가는 아무래도 유아기에 해결하지 못한 애착의 문제일거라고 생각하겠지.

또 나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은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사는게 힘들었나 할지도.

 

그때 그 사람들이란 비됴를 봤다.

여러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던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데

너무 주제가 무거워서일까? 흥행에 성공하진 못한것 같다.

주워들은 영화정보로 나는 그 영화가 코메디일거라고 판단하고 가벼운 맘으로 빌려봤다.

코메디는 아니었지만 별로 심각하지도 않았는데 심지어 재미있기도 했는데 왜 흥행에 실패했을까?

 

그때 그 사건이 있었을때 난 초딩이었는데, 그날 난 주번이었다. 

뭐가 뭔지 모를 불안한 기운들이 돌고 있었고. 난 그날의 나의 임무였던 계단에서 정숙지도라는 과업을 잊은 채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뭔지 알수 없는 불안의 기운과 내가 아는(?)어떤 사람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날 많이 두렵게 했었다. 기억나는 건 딱 그 장면 하나다.

 

역사가 어떤 획을 긋고 지나가든

그 사건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던져주었던 간에 그저 인상적인 장면 하나로만 남았다.

 

스믈이 넘고나서.

그때 그 사건의 의미를 내가 선택해야했던 순간이 되었을 때. 난 많이 불편했었다.

사건과 사람과 책임과 영향력의 문제가 한꺼번에 뒤엉켜서.

 

과잉의 의미부여.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연과 필연이 엉켜서 채워 낸 시간에 대해 우린 너무나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건 아닌가?

역사를 통해 우린 정말 뭘 배울 수 있는걸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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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4 03:46 2005/04/2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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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부모로 살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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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임에서 한 선배를 만났다.

오학년 아들넘이 반장이 되었다고. 전학간지 일년만에 잘 적응해낸 아들을 기특해하던 게 엇그제 였는데.

그 선배는 오늘 수심과 분노에 가득 차 있다.

 

반장엄마는 자동 반대표 엄마란다. 것도 남자반장 엄마만.

그 덕에 팔자에 없는 반대표 엄마라는 걸 오년만에 첨 해보는데. 마침 봄소풍.

 

선생님 도시락 건이다.

선생님 도시락싸는데 오만원씩을 내야 한다는 연통을 받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데..

글쎄 그 소풍이라는게 그 학교는 한달에 한번있단다. 크헉..그럼 년간 50만원?

거기다 더해 간간이 몇박으로 가는 캠프도 있단다.

 

그 자리에 모여있던 우리들 역시 모두 경악이었다.

오만원짜리 도시락이 어딨냐?

그거 보문 디카로 사진 좀 찍어와 봐라~

 

근데 그 선배는 우리의 농담에 전혀 반응을 안한다. 절대 열이 안내린다.

우리는 의무교육으로 학교 보내는거고. 선생님들은 그게 직업아니냐. 뭐하라고 그렇게 해대야 하는거냐..

이렇게 동뜨던 다른 반 대표 엄마랑 한판 붙고나서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선생님들 오만원짜리 도시락 빙둘러 앉아 먹을때 밥 못챙겨 오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냐. 학교에 돈을 쓰고 싶다면 그 아이들을 위해 쓰는게 맞는게 아니냐...회의 시간은 자꾸만 뒤로 밀쳐진다..

.

.

.

텔레비젼 채널 써핑을 하다가 문득 어떤 나레이션에서 채널을 멈추었다.

"지난 달 우리나라의 가족동반자살은 무려 아홉건으로....."

이게 도대체 무슨일이지?

2003년 프로를 재탕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다.

동.반.자.살.

한 전문가는 나와서 이야기한다. 동반자살은 내가 내 아이들을 거두지 않으면 내 아이는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언어다...라고.

 

그 프로에서는

그 옛날 중졸 공장노동자로 살다가 1년 반만에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한 아저씨를 보여준다.

그 아저씨는 지금 검사인가보다.

그 아저씨가 말한다.. 지금 자신이 그때의 상황이라면 서울대. 자신없다고.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고스란히 아이들이 물려받고. 서울대 입학자들의 부모들이 대부분 대졸이상인 사회.

 

그리고 화면은 다시 어느 빈민지역의 공부방을 비춘다.

중학생이 되어도 한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들.

꿈이 프로게이머라는데, 될것 같아? 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하는 아이들.

이미 자기가 어떻게 살지에 대해 다른 꿈을 꾸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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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반 보육교사가 와서 말한다. 한 아이가 떠났다고.

그 아이는 누군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그 아이는 저소득층으로 보육료를 전액감면받고 있었고, 하루종일 밤까지도 어린이집에 있던 아이였는데.

여성부에서는 그 아이의 낮 보육료전액과 밤보육료의 절반만을 보조해 주고 있었고. 나머지 밤보육료의 절반은 서울시에서 보조해주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서울시 보조가 없어졌다고...그것밖에 이유가 없는데..한다.

누가 이 부모에게.

어떻게 지 아이를 일주일씩 떼놓고 있을수가 있어?

그래도 벌거 아냐 그 돈도 없다고 애를 얼루 보내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난한 지역에서 교사들과 함께 근근히 어린이집을 꾸리고 있는 친구가 와서 말한다.

영아가 모집이 안돼. 영아보육료가 올랐거든. 지원대상이 아닌 사람들은 그 돈내고 다니느니 집에서 애를 봐야겠다고 생각하나봐.... 출산율 떨어져서 영아보육활성화 한다고 난리더니

부자들만 애 많이 낳으라는 모양이지? ................................................씁쓸하다. 종자를 바꾸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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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린 모두 함께 어디로 가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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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섯살난 쭌이.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사줄께..하는 귀염도 부릴줄 알게 된 쭌이에게.

난 어떤 부모일까? 어떤 부모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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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마감뉴스에 불법찬조금에 대한 참교육학부모회의 문제제기가 기사로 뜬다.

후~ 그 선배는 그나마 한시름 덜겠군. 한동안은 좀 잠잠하겠네..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서 사회가 조금씩 바뀌는 거지... 가 아니라...한동안은 잠잠하겠네?...나도 지치나 보다.

 

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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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0 02:02 2005/04/2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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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존재, 그래서 두려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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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인은 모두 아동기를 거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든 성인은 자신이 성인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모두 아동기를 잊고 만다.

그래서 어느 순간.

우리 모두가 거쳐왔던 그 아동기의 존재들이 불가해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 불가해한 존재와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운명을 가진 성인들은 그들의 불가해성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나처럼 여섯살 아들의 엄마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

그리고 어린아이를 돌봐야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영화 말아톤을 보면서 또 한번 그 두려움을 느낀다.

초원이는 끝내주는 몸매를 가진 청년이다. 그러나 초원이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그래서 불가해한 존재이다.

모든 엄마들이 그럴거라 짐작되듯이 초원이의 엄마 역시 아들이 행복하게 생존하길 바라며 끝없이 노력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제까지 자신의 노력과 애씀이 과연 아들을 위한 것이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 앞에 맥없이 무너진다. 왜냐면..초원이는 불가해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초원이는 "난 엄마가 나에게 하는 것이 진심으로 좋아요"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최선의 삶을 바라는 마음.

그러나 상대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존재다.

그래서 난 내가 하는 행위가 옳은지 확증을 갖을 수 없다.

이런 순간에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그게 정말 상대를 위하는 거라고 할 수 있어?"라는 질문에 "무울론"이라고 자신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초원이 엄마는 자신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이 동일하다는 신념이 무너져 버린 순간. 이제까지 해왔던 자신의 모든 행동방식을 철회한다. 그리곤 초원이에게 마라톤 대신 기술훈련을 시킨다. 생존의 방법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

 

초원이 엄마가 맥없이 무너지며 자신의 이제까지의 행위를 '반성'하는 장면은 못내 눈물을 흘리게 한다.

그건 나도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이다. 내가 우리 아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 그래서 내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안된다는..그 책임감의 두려움이다.

 

이 불가해하며, 의사개진을 못하는 아동이라는, 자폐아라는, 식물인간이라는, 치매노인이라는 존재들을 돌봐야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냐는 거다.

 

미국에선 예전 한 때 스포크박사의 육아백서라는 책이 모든 엄마들의 바이블이었다고 한다. 우유는 시간맞춰 주어야 하며, 울어도 절대 중간에 주면 안되고 기타등등.. 이 권위적인 인물의 조언을 거부하기란 정말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어려웠을 거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권위에 기대어 그 두려움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게 정말 옳은 방법이냐.

 

초원이는 엄마 몰래 혼자서 마라톤 대회장으로 간다. 그리고 찾아온 엄마의 손을 스스로 놓는다. 그러면서 보여준 초원이의 의사는'난 달리고 싶어요'였다. 그건 이미 초원이에게 마라톤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의미를 가진 말아톤이었나보다. 완주를 한 초원이를 보면서 엄마는 무척기뻐한다. 완주를 해서 기뻐했을까 아님 초원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해서 기뻐했을까는 잘 모르겠다.

 

암튼.

초원이를 보면서  좀 희망을 갖게 된다.

잘 보면 보일지도 모른다. 아주 잘 보면 점점 그 불가해한 존재에 가까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초원이와 엄마 사이에, 쭌이와 나 사이에 우리 끼리는 알 수 있는 정서의 기류가 보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말한다. 표정으로 몸으로 어눌한 말로..

문제는 내가 그걸 보고 싶은 대로 봐버리는데 있다.

 

엄마는 참 힘들다.

책임도 참 많다. 누가 뭐래지 않아도 스스로 찔리고. 스스로 미안하고.

애 하나짜리 엄마는 더 힘들다. 내 잘못만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는 또다른 증거가 없으니까.

 

쭌이랑 아침에 한판 붙고.. 늦은 밤까지 오래도록 별생각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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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9 01:38 2005/04/0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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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나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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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이는 2월 생 여섯살이다.

덕분에 지금은 7세반에서 제 나이보다 한살 더 많은 친구들과 지내고 있다.

 

새해가 되고 나서,

나이 한 살 더 먹은게 신이나서 어린이집에 간 첫날.

친구들에게 자기도 이제 여섯살이 되었다고 뻐겼나보다.

결과는...

이미 친구들은 일곱살인것을..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문제인데 쩝.

 

엇그제 오랜만의 휴일.

쭌이와 함께 놀이터에 나갔다.

쭌은 놀이터에 나온 친구들과 놀고.. 난 의자에 앉아 근처 만화방에서 빌린 만화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갑자기 쭌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와 내 가슴에 얼굴을 '퍽' 파묻는다.

 

나:왜그래?

쭌:혜미네 언니가 나더러 혜미한테 누나라고 부르래(혜미는 어린이집의 같은 반 친구이다.)

나:왜?

쭌:(억울해 죽겠다는 듯이) 살이 틀리잖아~~앙~

나: 살? 어..살..(여기서 살이란 여섯살 일곱살의 살이다)

나:(어슬렁 거리며 혜미에게 다가가) 혜미야. 쭌이랑 같은 반이니까 쭌이가 너한테 혜미라고 해도되냐?

혜미:예.

나:(혜미의 언니를 약간 꼬나보아주며..) 혜미가 괜찮대.

 

어디선가 읽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쌈이 나면 첨엔 본질의 가지고 붙는단다.

그리곤..곧..

 

늙수그레:너 몇살이나 먹었는데 반말이야..

새파란게:나이를 먹었으면 나이값을 해야지..

 

그리곤 쌈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싹아지 없음과 나이 값이 주제로 등장한다...

결론은? 물론 주변의 관중의 판정은 쌈의 본질에서는 늙수그레가 좀 잘못을 했어도 과정에서 새판란게의 싹아지 없음때문에 늙수그레에게 손을 들어준다.

 

이제 세상에 태어난지 오년밖에 안된 내 아들도 이미 이 사회의 나이주의에 반항할 수 없음을 알아챘나보다. 그래서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밖에 안나오나보다.

좀 더 크면, 이 사회가 제시하는 모든 도덕율이 정당하지 않음을. 그래서 싹아지 없음의 도덕율을 싹아지없게 무지하게 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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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5 00:13 2005/04/0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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