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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4
    백날 생각만 하면 뭐하누
    까마종이
  2. 2009/06/02
    애인(4)
    까마종이

백날 생각만 하면 뭐하누

샴푸를 끊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날  방언니와의 대화

 

언니

 

그렇게 하면 안 불편해?

별로 불편하진 않아요.

나 요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데 샴푸가 독해서 그러는거같기도하고...

그럼 언니도 밀가루로 할래요? 뭐 이것도 딱히 엄청 좋고 그런건 아니지만 할만해요.

아니, 난 물 받아놓고 머리감는거 싫어해서...

네...

 

근데 그거 왜 하는거야?

요새 몸상태가 별로라서 샴푸같은거 쓰는게 좀 꺼려지기도 하고, 이거 쓰면 오염도 덜 되지 않을까싶어서요. 

하긴 이런게 몸에 좋지는 않을텐데. 흐음... 너 생리대도 천 쓰지? 그건 안 불편해? 난 전에 친구한테 하나 선물받아서 써봤는데 좀 불편하더라고.

아, 저는 처음 시작했을때부터 천으로 써서... 근데 저도 천으로 생리대모양처럼 만들어서 쓰는거는 해보니까 불편하더라구요. 전 그냥 집에 있던 기저귀천같은거 써요.

난 그거 빠는것도 좀 번거롭고 빨아도 잘 안 지워지는거같아서 안 쓰게 되더라. 어휴, 진짜 생리는 앞으로도 할 날이 엄청 남았는데 일회용생리대 안 좋다는데도 안 쓸 수도 없고..

그거 그냥 찬물에 빨고 비누묻혀놓으면 잘 지워지던데... 아니면 나트라케어같은거라도 써보세요.

아 그거? 근데 그것도 뭐 그냥 일회용생리대나 비슷하지 않나? 매번 쓰고 버리면 그것도 다 쓰레긴데.

그래도 그건 좀 괜찮은거같던데요. 쓰레기생긴다고 개별포장도 잘 안하는거같더라구요.

그래? 근데 뭐 암튼 난 잘 모르겠다. 저런거 쓰는거보다는 천생리대를 써야지.

 

한학기를 같이 살다보니 이 언니의 사고패턴은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 어정쩡하게 하는건 싫어. 할려면 제대로 해야지.

-말로는 자기는 굉장히 현명하고 양심있고 자각있고... 행동은 그냥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러고나서 생각해보니 나도 분명 저런 적이 있었을텐데 싶어서 얼굴이 화끈하더라구요.

생각을 백날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나 생각했으면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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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저는 지금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인데요.

중국에서는 애인을 지칭하는 말이 여자친구, 남자친구라는 말밖에 없어요.

愛人이라는 단어가 있긴한데 그건 기혼자가 배우자를 지칭할 때만 쓸 수 있다네요.

 

몇 주 전 서예과외 중에 선생님이 남자친구있니? 하길래 대답하기까지의 그 몇초 동안을 머릿속에서

거짓말도 하기 싫지만 커밍아웃은 좀.. 아직 별로 친하지도 않고, 이야기 길어지는거 싫은데. 으아, 그나저나 얜 가르쳐달라는 건 안 가르쳐주고 왠 딴소리? 중국사람은/ 얘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모르겠다. 근데 이 수업 한시간에 삼십원인데?! 다음에 밥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안 되나?

라고 생각하다가 나 지금 연애중이야 라고 말하고 그쪽에선 아하~ 남자친구 있구나 하고 끝.

 

중국어는 왜 나에게 거짓말 아니면 커밍아웃이라는 선택을 하게 하는가라며 분노하려다 생각해보니 스페인어(프랑스어라던가 그 외에도 몇몇 언어들)는 모든 단어에 성구분을 하네요, 쳇 -_-

스페인어는 나의 성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성을 좋아하는지 다 언어에 드러나니까 그나마 하나만 말하면 되는 중국어가 나은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이런 면에선 나, 그, 애인이라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단어가 있는 한국어가 좋네유.

 

 

 

+) 여전히 물로만 씻고있음, 애인님이 냄새 안 나냐고 기겁하셨지만 저 냄새 안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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