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열아홉

from diary 2010/12/31 13:32

 

2008, 2009, 2010….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잘 살아내줘서 고맙다 라고 하는건 너무 오글거리지만 말할래. 잘 살아내줘서 고마워. 네가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 알아. 난 그래서 네가 앞으로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더 이상의 외로움도 아픔도 슬픔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그렇지만은 않다는거 너도 알고 있지? 아마 넌 알거야. 그리고 네가 단단해졌다는 것도.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그걸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을거야. 뿌리깊은 나무처럼. 뿌리 채 뽑혀서 날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마. 아니 설령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넌 그것을 경험해봤으니까 수월하지 않겠어? 다 괜찮을거야. 아, 내가 너무 위로를 해서 짜증이 나진 않니? 그래도 난 네게 위로해주고 싶다. 정말 삼 년동안 잘 견뎌주어서 고맙다고 말이지….

 


 

힘들었어. 너무 힘들었어. 표현할 수 없을만큼 힘들었어. 어찌할 수가 없었어. 그럴 수 밖에 없었어. 그래서 더 힘들었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들이 늘어만 갔으니까. 내 의지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었어. 아주 기본적인 것들 조차도 감정 기복이 심해서 할 수가 없었다. 매일 밤 베게가 축축해지고나서야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뜨는게 악몽이었을 때도 있었어. 그 상황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더이상 내가 탈출 할 수 있는 곳은 없어서 절망스러웠어. 그리고 그 때쯤 계속 도망치면서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아버려서 더 힘들었고. 그리고 그 누구든 그러한 나를 지켜봐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단 걸 깨달았어. 그리고 내가 되지 않는 이상 그 너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어쩌면 벽을 치고 살았던건지도 모르겠다. '넌 나를 이해하지 못해' 하는 벽 말이야. '이해해줘' 라고 말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넌 날 이해하지 못할거야.' 라고 생각했던거지. 내가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아. 지금 또 다 깨달은듯 말하지만 이건 내년에도 계속될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래서 난 아마 더 외로울거야. 근데 난 그 외로움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할려고. 이건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이니까. 그리고 굳이 책임 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단어를 지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그게 나를 위한거니까. 정말로.

 


 

31일이니까 일기를 길게 쓰고 싶었는데 못쓰겠다. 계속 눈물 나서 더이상 삼년을 되돌아보고 어떠한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아직은 내가 너무 약하다. 엄마아빠에게 삼년동안 미안했고 고맙다고 문자보냈다. 나 지금도 너무 힘들다. 정말로.. 내가 송년회 많은 사람 모집하지 말자고 한 이유가 이런거야. 오늘은 내게 되게 특별한 날이라서... 오늘을 정말 잘 보내야될 것 같아서... 정말 편한 사람들끼리만 보내고 싶어서... 계속 울 수도 있으니까. 힝 좀 부끄럽잖앙T.T 아직까지 난 그런 준비는 안됐다구.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는 것도 용기인데! 나 지금 그런 용기 없으니까. 날 아는 사람들이랑만 지내고 싶어. 올해의 마지막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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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31 13:32 2010/12/31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