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평화로운 공존?

from diary 2010/12/22 02:55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 노자와 장자의 제언 에 대한 철학 강의를 들었다. 고민해결을 위해 강연을 들었는데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럴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대로니까 조금 답답하네. 몰라. 일단 나는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모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은 불가능하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을 실천할 능력이 없으면 또 안되는거고. 결국 끊임없이 수행하며 살아야하는데 그 말은 곧 수행을 하는 동안에는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은 어렵다 라는 것이 된다. 불가능하다 는 아니겠지. 근데 솔직히 내가 만나는 사람들 만 하더라도 그 속에서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했나? 일단 나부터가 안된다. 너와 내가 다르면 감정적으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 라는 감정이 생기기 때문에 평화로워질 수는 없지. 어쩔 수가 없잖아. 그러한 순간적인 생각을 어떡해. 싫은데 어쩌라고.

 

애 같지만, 모르겠다. 그러한 순간적인 판단을 하고 난 후에 '이 판단은 옳지 않아' 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싫은건 싫으니 답이 없다. 도대체가 어떻게 저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지? 싶으니까. 결국 그러한 것이 극복이 안되면 끼리끼리 모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생각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려 하겠지. 그런데 그러면 안되는걸까. 그러고싶다. 그러고싶으면 그러면 되는걸까. 내 삶인데 안될 것 까지는 없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건 주입된 생각일까. 두루두루 친해야한다는?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두루두루 친하다는건 정말 능력인 것 같다. 생각이 다른 너들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 의미 있는 일 같은데 꽤나 피곤한 일 같다. '다름' 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아 피곤해' 라는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최근 일 인 것 같은데 최근 일 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3년동안 혼자 지내고 늘 같은 사람이랑만 지냈기 때문에 나랑 다른 사람을 만날 일이 없었으니 내가 이런 사람이란것도 몰랐다. 근데 예전부터 난 이런 사람이었을지도. 솔직히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에 조금은 실망스럽다. 다름을 존중하지 못하다니. 말도 안 돼.

 

다름을 '존중' 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 그래? 난 아닌데. 아 넌 그렇구나.' 하고 넘긴다. 인정해버리는거다. 그런데 그게 뭔가 허무하다. 이런식으로 생각하는게 존중하는것이 맞는건지 모르겠다. 그래 너는 너지. 나는 나고. 이렇게 되버리니까 다름을 존중하는것도 피곤해지는거다. 다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존중하려니 더 피곤하다. 그래서 아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이런게 더 심해진다면, 정말 나랑 같은 사람만 만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겠지. 근데 정말 그러함으로서 내가 행복하고 안정을 느낀다면 그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으 모르겠다. 토론하면서 D가 했던 '그래도 행복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돈다. 다름을 존중하지 못하면 같은 사람끼리 지내면서 행복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다름을 존중하려고 힘들어하면서도 노력하겠지만 그게 계속 잘 안되면 정말 이런 말을 하면서 같음만을 추구할지도.

 

다름을 '존중' 하는 것과 '이해' 하는 것에서 혼돈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존중은 1단계이고 이해는 2단계인 것 같은데 난 지금 1단계 까지는 한건가? 결국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했고 그 차이를 알고 있으니까 나는 존중한건가?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건가? 어쨌든 다름이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하는 것 같다. 이해 까지는 불가능하겠지. 내가 그걸 내 식대로 '이해'하려고 해서 '다름→피곤함' 이 되버린건가? '아, A는 나랑 다르구나. 난 b라고 생각하는데 A는 a라고 생각하네? 그렇구나.' 하고 쿨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한가? 그러면 평화로워지는건가? 결국 이 평화라는건 A는 a를 '선' 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걸 추구하게 내버려두고 B인 나는 b를 선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걸 추구하면 유지되는건가. A가 생각하는 a라는 선이 내가 추구하는 b와 같지 않다해서 그것을 '악'으로 보지 않고 또 다른 선으로 보는 것. 그게 다름의 평화로운 공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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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02:55 2010/12/22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