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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 이외수질 그리고 화장질.


 

 제 소설에 속지 마십시요. 저는 실패의 천재. 사랑도 실패하고 자살도 실패하고

 

소설에도 실패만 합니다.

 

..... ...

 

해마다 겨울이면 자살이나 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나 자살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천재만 하는 것입니다. 나 따위가 자살을 해봤자 무슨

 

폼이 나겠습니까?

 

 사람이 그리워서 미칠 지경입니다. 엄살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은

 

멸망해 버렸습니다. 사막입니다.

 

.... ...

 

 

이외수 [겨울나기] 서문에서_.

 

 

 

 

 

 

티비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뒤지다가 이외수가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 문학 소년을 하던 때.

 

이문열의 '현학적'에 망망해지면..  이외수가 그리워지고..

 

하릴없는 이외수에 속절 없어지면..

 

책을 던져버렸다.

 

   

안개 도시 춘천 홍보대사로, 奇人 국가대표선수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그에 대한

 

흠모가 흐려진건 오래지만, 아주 가끔은 연정의 오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제 소설에 속지 마십시요..'

 

 

그의 글에 이런 문장이 있었나.

 

 

겨울나기의 서문 맨처음 적힌 절망적인 문장에 오래 눈이 멈춘다

 

외수형도 저 한마디를 써두고 잠시 펜을 멈추었을 것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탈고하면서 맨 마지막에 고쳐넣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제발속으세요아니속지마세요부디속아주세요아니속지마세요..

 

 

쉽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내가 미쳤지.

 

맑지 않은 눈으로 이외수를 읽고 있으면 방안을 기어다니다 못해 바위를 깔려 버둥대는

 

것이라는 걸 몰랐나? 

 

 

여지없이 책을 던지고

 

말끔하게 세수를 한판하고, 엄마 화장대에 앉아 얼굴에 기름을 바르다가.

 

거울. 내 얼굴을 제법 들여다 보았다.

 

 

 

 

 

 

그놈 참..

 

 

가난하게도 생겼네.

 

 

오늘도 니가 뭘 한게 있다고 저리 칙칙한 얼굴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제발 속아달라고.. 나름대로 그런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다고 애 썼겠다.

 

 

이 자리에서. 이젠 제법 나이드신 어머니가 몇번씩 화장을 고치듯 말이야..

 

 

몇 개 되지 않은 엄마 화장품을 뒤적뒤적하다가.

 

갑자기 화장이 해보고 싶어졌다.

 

 

얼굴은 뽀얗게.. 입술엔 쥐를 잡아야지..  

 

마지막엔.

 

여배우들 심심치 않게 하는 거.  퀭하니 보다가 립스틱으로 찌-익 긋기..

 

헉. 입술 한쪽을 빨간색으로 찍 그어놓고 보니 갑자기 섬찟해서 열라게 지우고

 

다시 화장을 고쳐 나갔다.

 

 

 

 

이렇게 해놓으니까 조금 덜 없어 보이네.

 

 

맘에 들었어.

 

 




 

 

얼굴이 환해지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히히

 

 

 

근데 얼굴이 답답하다.

 

세수하고 자야겠다.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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