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중

2008/01/29 22:49 09
지금 검열중이다. 이 블로그가 내 공간이 아니고 주시를 받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첫출근을 하고 나면 어땠는 지 블로그에 쓰고 싶었는 데 한마디도 쓸 수가 없다. 사무실의 사람들에게 진보넷에 블로그가 있다고 말해서이기도 할테고 밀려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들을 아직은 내 안에서 소화 시키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은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이 "얼마나 사실에 입각해 있느냐"도 재미있다. 애니어그램에서 보면 가슴형은 감정으로 상황을 충분히 왜곡할 수 있다. 왠지 나일 거 같은 것. 왠지 그럴 것 같은 것. 그것은 누군가 내게 얘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가 자꾸만 그렇게 형성을 유도한다. 그것이 양심이거나 죄책감이라면 그럴 수 있고 자신감 부족이라 해도 비슷할 거 같다. 떳떳하게 내가 아니면 그만인데 결국 내가 생각해도 나일 것 같단 말이지. 판단이 필요한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고 표면 아래에서 솟구쳐 올라올려고 하는 감정들이 있다. 지금은 그런 때다. 지나가는 행인 중 비슷한 1인 때문에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진돗개 3호쯤 되는 상황이다. 내 글은 원래 훗날 내가 봐도 단번에는 알아차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쓴다. 쓰고 또 쓴다. 왜냐면 중요한 것은 기억을 일깨울 수 있느냐다. 아 이거구나 라고 금방 알아차린다면 써놓은 것은 사실이 되지만 아 이거 뭐지 하면 저 아래의 것들을 일으켜서 재정리를 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당신은 오늘도 내게 매우 소중합니다. 한 때 우리가 어쨌든 간에 내게 감정이라는 것을 불러일으켰다면 그 자체만으로 훗날 깨달음을 준 인물로 당신을 기억할께요. 이 질투와 이 분노를 주체할 길이 없어 찬바람 일어나는 길을 30분 걷게 했고 12시가 넘는 시간에 2명의 사람에게 4번의 부재중 전화를 남겼으며 7명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10분도 넘게 하게 하는 경이로운 기록까지도 세웠습니다. 영어에서 재미있는 건 You are까지 듣고 당신들인지 당신인지 알 수 없다는 거다. 나는 조직에 누가 되는 내부의 이야기를 발설하지 말 것을 당부받고 그 기준을 판단하지 못해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 정도라는 건 내가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작은 것에도 떨고 큰 것에도 놀라지 못한다. 오늘은 멋진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배터지게 먹고 누군가와 손을 잡고 얘기하고 하루 2번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해버렸고 지금 따뜻한 물에 씻고 주저리 주저리 하고 있다. 내 눈의 눈물은 싸구려라서 통속적인 역사 앞에서도 몸을 던진다. 콩나물 시루에서 죽어가는 콩나물들을 안고 서러웠을 그녀를 생각하며 울고 뱃 속의 아기를 부여잡고 둘 다 죽지 못해 오늘밤도 몸을 구부리고 자는 너를 위해서도 운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내가 좋았던 건 오직하나 "보람"뿐이다. 꺄. 멋지다. 멋지잖아. 조만간 줄줄줄 사진을 올릴테다. 지금은 갱신이 필요한 때다. 갱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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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9 22:49 2008/01/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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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망이_  2008/01/30 1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들 보람이에게 꽂혔더군요.훗 (적어도 제 주위사람들은_)

    맨 위의 문장에 공감했던터라, 다시금 많은 생각들 하고 가요. 새롭게 인사해요. 전 망이_ 예요.
  2. 여름:녀름  2008/01/31 08: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망이/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