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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라디오에 출현(출연의 오기 아님)하여 특유의 독설로 MB를 신랄하게 까댔다. (진중권 “유인촌 장관, '일용엄니'가 얼마나 기막히겠나!”)
MB에 대해 증오 수준의 반응을 보이던, 그러나 기껏 '2MB'라고 놀리는 게 고작인 수준의 아해들에게는 이게 마른 하늘의 단비와도 같았던 모양이다. 아주 신명이 났다. '진중권, MB를 확실하게 까주시다' 류의 찬양에 가까운 글까지 나와 있다. 진중권이, 확실히 찬양 받을 만(한 일) 했다. ^^

"노무현 정권 때는 대통령은 코드정치를 하면 안된다고 하던 분들이 이명박 정권에서는 대통령은 코드정치를 해야 한다, 뭐 이런 이야기 아닙니까? A=not A 이건 논리학에 모순윤리반인데요. 예를 들어서 제가 저는 진중권이면서 진중권이 아닙니다라고 하면 저보고 미쳤다고 하시겠죠.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코드정치를 하면 안되면서 동시에 코드정치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거든요. 그 정신이 성한 분들이라고 할 수 없겠죠. 지금 세금으로 봉급 주고 세비 줬더니 지금 기껏 한다는 개혁이 모순개혁학파에서 논리학을 개혁을 하고 계십니다. 이 분들이. 세계철학계에 길이 빛날 업적을 남겼는데요."
진중권이 이명박 정권을 씹고 있는 논리다. 맞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형식논리가 갖는 함정이다. 더 하여 진중권은 스스로가 자기 모순에 빠지는 자가당착의 논리까지를 구사하고 있다.
우선 진중권이 정리한 맥락에서 보면 진중권의 논리는 성공적이다.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논리는 확실히 웃기잡는, 자기모순의 논리다. 그러나 진중권의 저 정리가 과연 제대로 된 정리일까?
그 답은 진중권의 발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의 부당함을 역설하고 있는 대목에서다.
"최시중 씨는 지금 전문성도 문제지만 전문성보다도 더 중요한 게 멘토라는 거 아닙니까? 이명박 씨의 대리인입니다. 이 사람이 거의. 거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힌다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닙니까? 은근슬쩍 말을 바꾸는 거거든요. 최시중 씨한테 계속 문제가 됐던 것은 전문성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이명박 씨의 분신과 다름없는 멘토로서 모든 정치적 충고를 다 해 줬던 그야말로 이명박 씨의 뒤에 숨어있는, 차라리 이명박 씨가 마리와네뜨와 다름없는 거죠. 그걸 움직였던 건 그 사람이었거든요. 그게 문제인데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죠. 지금. 국민 알기를 자기들 아이큐 밑으로 보나 봐요."
정리하자면, 최시중이 방통위원장 자리에 부적절한 것은 그가 이명박의 대리인인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문성이 문제가 아니라, '코드 인사'이기에 부당하다는 것이다.
진중권의 이 발언에 비추어 보면, 처음에 그가 궤변의 사례로 들고 있는 "노무현 정권 때는 대통령은 코드정치를 하면 안된다고 하던 분들"의 '코드 정치'란 곧 '멘토' 인사를 일컫는 것임을, '가오리과 물고기의 생식기관 정도'가 아닌 다음에야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다시말해, 노무현 정권의 '코드 인사'에 대한 비판은 인사가 능력보다는 '자기 사람'인가의 여부에 지나치게 얽매었다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안상수 유인촌 등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은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하등의 모순이 없다.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는 곧 노무현의 '멘토'를 의미하고, 진중권이 확인해주고 있듯이 '멘토'의 기능은 그 인사의 부당성을 넘어 정권이 끝남과 동시에 그 유효성을 다 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성과는 무관하게 임명된 멘토라면, 정권의 퇴진과 그 운명을 같이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이전 정권의 '멘토'가 전혀 이질적인 새 정권에 계속 남겠다고 한다면, 새로운 정권 쪽에서는 그것이 "각계 요직에 남아서 국정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려 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러므로, 안상수나 유인촌 등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는 자진 사퇴하라'고 말하는 건 엄밀하게 말하자면 모순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중권의 대국민 논리학 강의는 꽤 성공적으로 보인다. 왜 그럴까?
그것은 진중권이 서로 다른 층위에 해당하는, 서로 달리 다루어져야 할 명제들을 섞어 허수아비 논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안상수나 유인촌 등의 주장은 '너희는 너희 코드대로 했으니, 우리는 우리 코드대로 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인데(그런 점에서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 주장이다), 진중권은 여기에다 '너네가 코드 인사는 나쁘다고 했잖아'라고 하는 별개의 주장을 섞어 전혀 엉뚱한 허수아비 명제를 만들고 그걸 까부수고 있는 것이다. 신나게. 유쾌 통쾌 상쾌하게.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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