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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버스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많이 쓸데없는 공상을 많이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버스를 타고 유난히도 맑은 하늘에 멍한 시선을 두다가

신호를 받아 같이 멈춰선 버스 옆의 자동차에 시선이 갔다.

아니, 정확히는 운전석의 사람에게.

뭔가 공상이 시작될 듯 할 때 신호는 초록불로 바뀌었고.

내 공상은 또 [[비누방울]]이 터지듯 사라졌다.

 



'부모를 때리는 자식에게만 죄가 있는 것일까.' 하는 거였다.

 

물론 내가 본 그 운전석의 운전자가 폭력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그 성향을 부모에게 보인다는, 그러한 말이 아니라.

그냥, 그 분은 내게 '아, 저 사람도 어떤 한 부모의 자식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통해 연상 작용에 의해 든 하나의 매개(媒介)였다.

 

요즘은 정말 그런 기사나 뉴스를 많이 보게 된다.

'저런 미친 놈.' 혹은 '저는 안 늙을 줄 아나. 제 자식에게 어떤 대접받으려고.' 등등등등의

생각이 드는.

아니면, 또한 서글픈 얘기지만 자식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노부가 자식을 죽였다는 뉴스도.

서글프다. 맘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옛말에 자식은 전생의 부모의 원수였다는 근거없는, 그러나 주억거릴 만한 얘기가 있다지만

그건 이번 살아 있는 생에서 마저 끝내지 못한 연을 제대로 풀으라는,

그런 의미가 있었을 텐데도-.

 

세상은 왜 이렇게 지독한 곳이 되어버렸을까. 왜 이렇게 끔찍한 곳이 되어버렸을까.

  

그럼 다시 쓸데없는 내 공상으로 돌아와서.

정말, 정말, 부모를 때리는 자식만 나쁜걸까. 정말, 정말로?

 

물론 폭력을 행사한 자식 놈은 욕먹어도 싸고, 쇠고랑 차도 싸고, 맞아죽어도 싸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폭력 책임의 비중을 따져 보자면

자식(자녀)........................................68%

부모.................................................27%

(경제적 사회적 등의) 기타 이유.............5%

이정도 랄까.

 

부모는. 자식들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정말 절대적인 불가변의 울타리같은 존재다.

타인이랑은, 나와 경계가 분명한 타인과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고 언제든지 배신당할 수 있고 언제든지 내게 해를 가할 수 있지만

나의 모체인 부모는 그렇지 않다.

죽어도 내 편이라는. 그 든든함이. 그 믿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부모가 자식의 그런 든든함과, 믿음을 저버렸었다면?

그런데 만약에, 부모가 자식에게 견딜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제공했었다면?

그런데 만약에, 부모가 자식의 마음속에 있던 그 귀중한 것을 처참하게 부숴버렸다면?

 

이제 세상은 제 부모를 때리고 죽이고, 그에 이기지 못해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그런 지독하고 끔찍한 곳이 되었다.

 

더,더,더, 많은 얘기가 가슴속에 묻혀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그냥 단어들만 서로들 엉겨들어 풀래야 풀수가 없다.

나중에 더 공부해서 이런 주제로 더 말할 수 있겠지.

지금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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