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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

아래 글은 일전에 다산인권센터에 기고한 글인데, 8월 11일 월요일에 열리는 G8 반대활동 보고회에 오실 분들은 읽고 오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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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
조약골 (피자매연대 활동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힘이 세다는 8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세계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결정하는 모임이 바로 G-8이다. 여기서 G는 원래 그룹(Group)을 뜻해서 8개국 모임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벌이는 일들의 면면을 보면 8개 깡패(Gangster)국의 모임이라는 비난을 듣기에 충분하다. 왜냐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모여서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출된 권력도 아니면서, 가장 힘센 나라들 몇몇이 모여서 이 세상의 일을 떡주무르듯 맘대로 주무른다고 하면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인정해줄 수 있을까. 더구나 지금까지 매년 G8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자유무역, 민영화, 시장개방, 탈규제 등으로서, 초국적 자본가들에게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는 정책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2005년 영국에서 열린 G8 회담에서는 아프리카를 개발하고, 지원한다는 미명 하에 실제로는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이 한국에 강요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같은 프로그램을 저개발 국가들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2008년의 G8 정상회담은 일본 홋카이도의 구석에 위치한 토야코 호수 근처에서 열렸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지구 전역에서 환경재앙이 여러 번 들이닥쳤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래서 올해 일본 토야코 G8 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주요 의제가 되었다. 회담이 진행된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환경이 아름답고 생태계가 잘 보존된 지역이라 회담 개최국인 일본은 그 점을 널리 홍보하면서 생태친화적인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일본은 2012년으로 끝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환경협약을 이번 G8 회담에서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협약을 참가국들의 동의로 이끌어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몰고온 온실가스(주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이 질문에 대해 G8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애매하게 ‘모두의 책임이다’라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 화석연료와 에너지를 가장 과도하게 낭비하면서, 기타 자원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착취해온 나라들이 바로 이 8개국들 아닌가? 이에 따라 환경파괴와 전쟁 그리고 인권말살 등의 문제는 이들 부자나라들이 아니라 ‘남반구(Global South)’라고 불리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집중되어왔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지 않은 채 지구온난화는 모든 인류의 책임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말은 본질을 흐리고, 부유한 자본가 국가들이 져야할 엄청난 책임을 모조리 탕감해주자는 것에 다름 아니게 된다. 이들 부자나라들이 모여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숨어 있다. 8개 나라들 각각이 느끼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감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온실가스 배출은 G8 국가들 이외에 나라들에서도 엄청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이 이번 회담에 일본 후쿠다 총리의 초청을 받아 참가한 것은 한국이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 이외에도 멕시코,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 8개국이 함께 참가한 이유는 이들이 G8 다음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환경파괴국이라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명박정권이 떠벌인 것처럼 선진화니 이런 것과는 사실 상관이 없었다. 솔직히 올해 G8에 불려갔다는 사실 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정상이다. 지구를 망쳐온 온실가스 최대배출국 16개국 꽁무니에 따라붙은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권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거의 폭발수준까지 올라가는 사회적 불평등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민중의 저항을 경찰력을 동원해 억누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대통령이 G8에 참가해 샴페인 같이 마셨다고 경제가 선진화된다거나 서민들의 생활이 나아질리 없다. 일단 G8 같은 모임은 해체되어야 하고, 지국 각 지역의 중요한 문제들은 지역의 주체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G8 국가들, 그리고 그 꽁무니에 붙어가려는 한국 같은 ‘새끼 g(소문자)8 나라들’이 지금까지의 환경파괴와 지구적 불평등, 빈곤과 전쟁 등의 책임을 격렬히 통감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오만한 부자들 몇몇이 모여 벌이는 죽음의 잔치를 용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지구에는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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