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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블로거 연명 성명서 초안

앙겔부처님의 제안으로 진보불로거들의 성명서 초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내용이나 단어에 대한 의견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수정을 하고, 불로거와 동의하는 개인들의 연명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참, 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게 좀 압박이,,,, 그래서 급하게 팀블로그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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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집중단속을 선포했습니다. 사람을 잡아서 가두는 일이 주된 업무인, 그래서 눈빛조차 남다른 출입국 직원들이 대거 지나간 지역은 아수라장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소식을 매일 매일 듣고 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동대문에 있는 네팔인도 식당에 무단으로 들이닥쳤고, 휴일인 18일에는 오산역과 재래시장에, 그리고 19일에는 발안지역을 대대적으로 휩쓸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식당에서 밀린 임금 때문에 고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휴일에 장을 보러 나온 이주노동자들이,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이주노동자들이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줄줄이 블랙홀과 같은 출입국 차량으로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되는 외국인보호소에 감금되고, 본국으로 추방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들은 소식은 지금 전국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추방 소식의 일부일 것입니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는 한국 땅에서 노동하고, 친구들을 만들고, 이웃과 함께 살아온 이주노동자들이, 그.녀들의 십 수 년 간의 삶이 한순간에 폭력적으로 단절되어, 단 20kg의 작은 가방으로 정리된 채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무대책으로 일관되었던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 그리고 여전히 노예제도의 오명을 안고 있는 고용허가제의 폐해로 미등록노동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 자본과 정부가 빚어낸 경제난과 무분별한 개발논리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한 쌍용 노동자들과 용산의 철거민들 처럼 이주노동자들 또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 땅에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주체로 살아온 그.녀들에게 정부는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법무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0월 8일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이 사회에 알리고, 인권과 노동권의 보장을 호소하며 스탑크랙다운 밴드와 이주노동자의 방송에서 활동했던 미누씨를 연행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법무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집중 단속에 앞서 이주노동자 활동가를 표적으로 연행함으로서 저항의 흐름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음악과 미디어로 자신의, 그리고 모든 이주노동자들의 아픔과 희망을 외쳤던 그에 대한 표적연행은 분명 이주노동자들의 입을 막고자 하는 탄압입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유행처럼 떠돌고 있는 다문화사회로의 지향은 이주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이 땅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존중 그리고 합법적 체류의 인정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문화사회의 허울 좋은 이름 뒤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 그리고 이주노동자 활동가에 대한 표적 연행을 벌이고 있는 법무부와 한국정부에게 항의하며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 이주노동자 활동가 미누를 석방할 것을 요구합니다.

-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과 추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전면적인 합법화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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