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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대적이라는 것.

<반시대적 고찰 3부-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

 

반시대적 고찰 3부.

1. 니체는 글 첫머리에 게으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게으름은 통념상의 부지런함, 게으름과는 다르다.

그는 게으른 사람들은 풍속과 세속의 의견에 숨는 자들라고 말한다.

편안함, 타성에 빠진 자.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처럼' 동일성과 반복에 빠진 자들.


사실 반시대적이라는 것은

자신에 反하고 통념을 거스르는 것이다.


부지런한 자들은 사유와 행위의 간격이 없는 이라고 생각한다,

사유와 행위의 간격의 그 사이로 세론, 통념, 풍속과 같은

망념들이 들어 온다. 당연히 이 망념의 크기만큼 우리는 게으르다.

망념에 따른 행위는 온 삶을 드러내지 못한다.

망념에 의한 행동은 아무리 부지런히 행한다 해도 게으르다.


니체는 망념없이 행하는자,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는 자를 찾고 있다.

이런 자가 반시대적 인물이다.

2. 어떻게 하면 망념없이 행할 수 있을까?

니체는 그 실마리를 몰락에서 찾는다.

망각을 통해 비역사적인 능력을 찾았듯이,

몰락을 통해 우리는 반시대적 사유를 발견해낼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먼저 ‘몰락’에 뭍어 있는 표상들을 걷어내야 한다.

몰락은 그렇게 공포스럽거나 고독한 것이 아니다.

몰락은 생명 순환의 일부다. 몰락함으로써만 새로워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몰락은 자연적이며, 생산적이다.


그렇다면 몰락이란 어떤 것인가?

몰락은 능동적으로 자기를 비우는 것인데.

‘외부’와 접속하고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는 점에서

능동성의 확장일 것이다.

니체는 몰락과 비약 속에서 사유한다.


“너 자신을 저당 잡히고 너 자신을 잃어버려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너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다.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가? 묻지 말고 그저 걸어라.

사람은 그의 길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를 때 가장 높이 분기한다.”


니체에게 몰락은 비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하기에 그의 몰락은 놀라울 정도로 가볍고, 유쾌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몰락함으로써만 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약할 수 없는 몰락 또한 존재한다.

자신의 깊은 내면 속으로 침잠함으로써

모든 시간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들의 몰락이다.

니체는 이런 기억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자신에게는 지혜를, 타인에게는 명랑함을 선물하고자 했다.


"진정한 사상가는 그가 진심을 말하든 농담을 하든,

또는 인간적 통찰을 표현하든, 신체적인 관용을 표현하든

항상 흥겹게하고 생기를 복돋아 준다.

확실하고 단순하게, 용기와 힘을 가지고

기사처럼 강하게, 어쨌든 승리자로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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