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생각을 하고 사는가?' 강신주 칼럼을 읽고.
사회생활이, 사회에 나가면, 어쩌구 저쩌구,,, 말로만 듣던 '사회생활'은 내겐 그런 거였다. 생각을, 그러니까 나를 포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드는 상황들의 연속. 자칭 쪼잔한 자유주의자인 나로서는 그 이유가 칼럼 내용처럼 정치, 경제 권력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종종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고 일부러 굳게 마음 먹어야만 하는 때가 잦았다. 생각을 정지하고 지우지 않으면 극심하게 괴로워야만 하는데 내 감정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고 느낀 것도 처음이었다. 물론 내 생각이 다 옳았던 것은 아니라 포기하고 배워야 할 것도 있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게 무시되거나, 사소한 것들일지라도 내 정의와 자유가 뒤틀리는 게 이렇게 괴로울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처음 알았다. 거창하게 말하면 사유의 자유래도 좋다. 이전엔 진정한 의미에서 포기해본 적이 없어서, 그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제대로 몰랐던 것이다.
한동안 자주 생각을 포기했다. 그러다 보면 생각을 포기하는지도 모르게 포기할 때도 있다.
그래서 편해졌을까? 그렇지 않다. 포기해 보고 나서야, 포기하지 않는 게 공동체에 대한 의무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지키는 것임을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걸 지켜낼 수 없지만 사소한 것들도 포기하지 말자고, 그래서 좌절이 괴롭고 아프면 그만큼 아파내자고 다시 생각해 본다. 물론 나는 그나마 인간다움과 자유를 지킬 수 있는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peel/trackback/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