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5월, 참여사회 창간호 탄생!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하 자료실 한 켠에서 참여사회 창간호를 찾아 보았습니다. 마치 최근에 발간된 것처럼 보존상태가 좋더군요. 살며시 들춰보니, 몇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눈에 띱니다. 표지 뒷면에 바로 붙어있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전면 광고.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광고이지요. 필자 중엔 '연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신진욱'이라는 익숙한 이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편집은 지금 안식년에 들어간 '이샛별' 선배가 했네요^^

 

참여사회 창간호는, 창립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민단체의 소식지인만큼 시민운동에 관련된 글들과 참여연대에 바라는 글들이 상당수입니다.  '한국의 민주화, 시민사회, 시민운동 (최장집 고려대 교수)' , '시민운동은 민주화투쟁의 연장이어야 한다(장호순한국사회교육원 연구부장)', ' 시민운동과 참여연대 (기획좌담회)',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접착제가 되길 (권영길 민주노총 준비위 공동대표)' 등의 글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지방자치'와 '국민생활최저선운동'에 대한 글들도 눈에 띱니다. 이 모든 글들이 참여연대에 애정을 가진 모든 이들이 '한 자 한 자' 땀흘려 적으신 글이지만 독자의 편의를 위해 2개의 글만 짧게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블로그에서 창간호 분류에 묶인 글들에서 2개를 뽑았는데, 막상 창간호 원문에는 해당글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사건 경위에 대한 추적은 이후로 미루고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글들인 만큼 아래 글들을 소개합니다.) 

 

 

글 하나. "간사들이여 반란하라" (조재범 부산경실련 기획부장)

 

이 글은 지역의 한 활동가가 쓴 글입니다. (이 분이 현재는 무엇을 하고 있나 찾아봐도, 포털에서는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는..) 실무간사(저연차)의 빈번한 교체가 초래하는 단체의 부실화를 극복하기 위해, 단체 내부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지요. 이를 위해 단체내 간사들 간의 정보공유, 나아가 타 단체간의 간사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정보공유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가 최선입니까? 라고 물으면 다시 생각해봐야겠지만, 선동적인 제목만큼이나 앞뒤 자르고 몇 몇 구절은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사들의 빈번한 교체는 단순히 불안정한 수입 때문만은 아니다. 이게 중도 포기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소모적 운동에 대한 회의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이다. 간사들의 활동비 현실화를 중장기적인 과제로 접어둔다 하더라도, 이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시민단체 관계자 모두의 일일 것이다."

 

"의사소통의 핵심은 ‘정보의 공유’이다. 사무처장이 사무국에서 비중이 높은 것은 축적된 경험과 정보의 독점때문임을 들 수 있다. 많은 연대회의와 비공식적 접촉 등으로 다수 정보를 가짐으로써, 그에 상응하는 정보독점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간사들의 어려움을 다독거려 주고, 같이 고민하는 맏형격인 중견실무자들이 풍족하게 될 그날, 그 시민단체 사무국을 꿈꾸며, 다시 한번 힘차게 뛰어 보자."

 

원문 바로가기, 클릭!

 

 

글 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고?" (김형완 참여연대 협동처장)

 

요즘 5층에 함께 살고 계시는, 참여연대 최장신 김형완 전 처장님의 글입니다. 극단적으로 보면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은, 돈 만원의 가치를 우습게 아는 필부의 짧은 생각이라 느끼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고민꺼리가 아닌가 합니다. 당시에도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이 여기저기 나왔나 봅니다. 이 글은 "'전문가 중심 운동' 비판에 대한 변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현실적 한계이면서도 아쉬운 점을 굳이 꼽으라면 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만큼, 시민 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 어쩌면 제가 오독한 것일지도^^

 

" “시민운동이 지나치게 특정 전문가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론 질타나 비판일 수도 있는 이런 지적은 어쨌거나 들을 때마다 매번 아프고 시리다...과연 시민운동이 전문가 중심이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일 터이고, 반대로 사실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한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양적인 비교만으로는 볼 수 없겠으나, 우리사회 인구 대비 참여연대 회원 수의 비중이 바로 참여연대가 갖고 있는 우리사회에 대한 ‘정상적인’ 영향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참여연대는 비교할 수 없을 만치 그 이상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좋게 말해서 시너지 효과랄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해서 과잉활동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 시너지, 또는 과잉활동의 현상은 회원들의 유달리 높은 의욕과 참여의식, 그리고 활동가들의 명석함이나 기민함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이를 지휘하고 통솔하는 리더십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 못지 않게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는 역시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전문가’집단의 결합이다"

 

"시민 없는 시민운동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지만 회원-활동가-전문가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숙제이다. 특히 늘 회원 늘리기에 골머리를 싸안고 씨름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감안한다면 ‘시민 없는 시민운동’의 문제는 결국 어떤 특정집단의 한정된 노력으로 풀어질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시민참여의 항상적인 결핍상황을 탓한다고, 또는 이런 결핍을 마치 주술사가 주문이나 외는 것처럼 이상적이고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언제나 시민운동은 당시 시민들의 참여와 의식수준 만큼만 나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수준에 전적으로 규정되기 마련이다. 특히 오늘 우리의 시민사회에서는 전문가 집단이 ‘광범위하고 자발적인 시민적 참여나 그에 기반한 시민주체의 운동’과 대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시민운동이 ‘전문가 중심운동’이라고 그리 자조하거나 비판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원문 바로가기, 클릭! 

 

이번 호에는 이렇게 짧게 정리합니다. 재미가 없는 코너가 될 것이라는 편집장의 우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일종의 파일럿 코너'라고 생각했기에 한 번 클릭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애초에 구상했던 코너에 대한 말을 변명으로 남기며..다음호에 보아요~.

 

 

<잠깐! 본문보다 더 구구절절한 코너 변경의 변!>

 

사실 새롭지도 않지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내맘대로 하기 질병’을 진단하며 간간히 신문지상에서 이런 말이 나옵니다. ‘너..자꾸 그러면 레임덕은 도둑처럼 찾아온다’. 문득 이 말을 보다보니 뜬금없이 '왜 2011년은 이렇게 도둑처럼 와 버렸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도 간간히 문서를 저장할 때면 ‘201012’를 쳤다가 서둘러 지워버립니다. 벌써 2월인데 말이지요. 진정 저만 그런 것인가요? 잠시 넋두리부터 해봤습니다^^

 

애초에 쓰고 싶었던 코너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필똑서’였습니다. 누구 말씀처럼 공부는 평생이고 주위에 읽을 책들은 차고 넘치는데, 게다가 다들 배울만큼 배우고 머리 굵어서 자기 삶의 하나로 참여연대와 시민운동을 선택한 것은 분명할 진데, 그럼에도 일하다 보면 ‘내가 뭘 하고 있지?’라고 생각이 들 때면 뭔가 자기근거를 찾게 되잖아요? ‘시민운동? 시민단체? 한국에서? 더욱이 2012년에?’ 여기에다 ‘민주주의? 진보?’ 이런 고급(?) 용어들까지 연쇄작용으로 떠오르게 되면 뒤적뒤적 또 책을 뒤져보게 되지요. 물론 자기 고민이야 활동에서 풀어야 하는 것이 백번 천번 옳은 얘기입니다만, 일단 근거에 대한 갈증은 책에서 찾고보는 것이 또 우리 습관이기도 하지요. 앞서 얘기했듯 책들은 차고 넘치고, 아카데미에서 좋은 강좌도 많이 열리지만, 또 여러 선배들로부터 알음알음 구전을 전해들을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참여연대에 고민의 실마리를 이어갈 수 있는 ‘활동가의 기본서 목록’은 없더라는 거지요. 어느 영화 제목처럼 ‘참여연대에서 일하는 초보활동가를 위한 안내서’같은 거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것이 역부족이더이다. 웬만큼 내공이 쌓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체 그림을 그리고 안내서를 써야 하는데 글쓴이의 준비상태가 너무 부실하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활동가의 필똑서’ 코너는 중기 과제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요즘 트렌드는 중기계획 아니겠어요^^ 누구라도 필똑서 코너의 필요성에 열광하며, 넘치는 지식을 나눠주신다면 함께 추진해보겠습니다. 그럼 변명은 끝!
  
 

Writer profile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에는 '세상을 바꾼 한장의 문서'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것에 어깨를 나란히 하지는 못했지만 결코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무수한 보도자료와 논평, 의견서, 백서에 참여연대의 발자취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여기 또 하나의 참여연대의 역사, '참여사회'가 있습니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참여연대 활동가들을 위해 지난 참여사회를 뒤적여보고, 필자의 눈에 띤(강조!) 몇 개의 글들을 소개합니다. 바쁜 활동가들을 위해 짧게 쓸 예정이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 이런 글들이 있었구나' 한 번쯤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황실장

2011/02/08 00:37 2011/02/0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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