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1999년 1월, 긴 시간, 못 담은 기록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한차례 해보고 그쳤어야 하는 것을...
지난 참여사회를 지적이며 참여연대의 지난 활동이나 당시에 화재가 되었던 일들을 알아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쏠쏠한 즐거움을 줍니다만, 짧은 글로 의미있는 내용들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네요. 참여사회가 에세이류의 글들이 많았다면 좋았을 터인데, 역시나 주장이나 분석 글들이 많아 몇 줄 인용으로는 재미가 확~떨어진다는... 더욱이 블로그에는 96년-99년 상반기까지는 글들이 뭉텅이로 잘려 있어서 원문을 클릭해보기도 어렵네요.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기입니다. ^^

그래도 참여사회를 뒤적이고, 클릭해본 시간들이 아까워 몇 가지 읽어볼만한 글들을 소개합니다.

 

 

글 하나. "1997년 1월, 커버스토리-조직(시민운동과 지역조직)" (참여사회 장윤선 기자)


우리의 친구 참치(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와 참여연대는 어떤 우정을 쌓아가고 있을까. 정작 참치를 담당하는 두 분의 활동가(이재근, 신미지)는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1달에 한 번씩 회의 준비만으로도 바쁘겠지만, 다른 활동가들에게는 그저 반년에 한 번씩 ‘맛있는 거 먹으러(실제로 이렇게 소개된다^^)’ 가는 수련회 정도로만 인식되어 있는 건 아닐런지.

과거 100개의 지부조직 건설을 내세웠던 경실련의 운동방식에 대해서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지역운동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참치가 좀 더 활동력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건 막연한 바램일까요? 그나저나 참치를 전담하는 간사는 언제 뽑나요?

 

“지역지부조직 건설보다는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을 지향하는 데 무게를 더 두고 있는 시민단체는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다. 참여연대가 네트워크 조직을 지향하는 이유는 지역 내에서 한 단체의 힘을 키워 지부를 만들고 이로 지역 내 패권주의를 형성하는 것은 올바른 시민운동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지역에서 자립적이고 활동력 있는 단체들에게 조건없이 지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참여연대가 표방하는 수평적 지역운동 네트워크의 상은 개방적인 연대운동, 정보 자원 인력 사례 경험의 집중과 유통의 장 건설, 지역운동간의 공동사업 및 협력의 틀을 갖추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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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둘. "1997년 1월, 특별기획 정리해고제 미래체험기"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인기강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인천대가 강사직을 내치고 강의를 폐쇄해 논란이 되었던 하종강 소장의 글. 지금은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린 정리해고.96년 말과 97년 초는 바야흐로 정리해고제를 핵심으로 한 노동법 투쟁으로 한국사회가 소용돌이 쳤던 시기이다.  SF만화의 미래모습은 늘 뻥이라는 걸 실감하는데, 이 정리해고 체험기는 어째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쌍용차 노동자의 외침이 세삼 떠오른다는..

 

“처음 며칠 동안은 가족들에게 퇴직 당한 것을 숨긴 채 퇴직금을 은행에 예금해 놓고 매월 월급 금액만큼만 찾아서 집에 갖다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며칠 해보았더니 그건 차마 못할 짓이었다. 저녁마다 탄로 났을까 봐 조바심을 내며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은 얼마나 무거웠던가. 가족들에게 솔직히 말을 하고 그 후 며칠 동안은 공원 벤치에 앉아 소일해 보기도 했다. 사회단체에서 하는 창업 강좌를 들으러 다녀보기도 했으나, 내 나이에 그만한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도서관에 가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을 하루종일 들춰보기도 했으나 딱히 목표가 없는, 할 일 없는, 인간의 독서는 얼마나 무료했던지…. 막노동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보았으나 건장한 젊은 사람들도 남아도는 판에 나 같은 중늙은이를 데려가려는 사장님은 없었다. 늦게 결혼한 탓에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 머리를 아직 못 얹어주었다는 생각만 하면 앞날이 캄캄했다. 사람이 이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러다가 내가 필경 산에 오르고 말지…. 산에 오르다가 인적 드문 호젓한 곳에서 내 몸무게 하나를 능히 지탱할 나뭇가지를 찾고야 말지…. 그런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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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셋. "1999년 4월호, 참여연대 회원의 회원사업 실험" (장윤선 참여사회 기자)

 

예전에는 회원들이 간사 역할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회원들 스스로가 사업을 집행하는 실험은 어찌되었는지 그 결말이 궁금하다는..안내데스크 선생님이나 부서에서 간사만큼 활동하시는 자원활동가 분들도 여전하시지만, 부서 업무를 두고 이런저런 토론을 하는 모습은 영 낯설다. 원문을 보면 조직부장 박영선, 사무국장 김민영 등, 친근한 이름, 낯선 직함의 인물도 볼 수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회원에 의한 회원사업의 운영. 회원모집, 회원활동, 회원행사를 회원들이 직접 하는 것이다...그들이 하는 일은 회원 데이터관리, 회원확대, 회원활동, 수익사업. 사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는 회원으로부터 오는 전화 문의다. 주소변경, 전화번호변경, 회원가입의사, 정부 등 권력기관에 대한 항의전화 등등등. 이처럼 쉽지만은 않은 회원업무를 회원이 직접 하겠다고 나선 배경은 뭘까? 회원사업국장 최유미 씨의 말이다. “회원관리 일이 참여연대 제반 업무처럼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회원들 중에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아요. 그들이 회원사업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사실 처음에는 다 주부들이라 다들 못하겠다고 나가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너무 열심히 해요. 전 솔직히 감동하고 있습니다.”

 

“마치 여고시절 점심시간을 연상케 하는 그들은 그때마다 회원사업국이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다. 제일 먼저 수익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전 부서가 독립재정으로 운영되는 참여연대에서 회원사업국도 별 수 없는 일. 그래서 고안한 것이 참여연대 캐릭터사업이다. 89년 해직된 전교조 선생님들이 참교육 물품을 팔아 재정을 마련했던 것처럼 참여연대도 한번 해볼만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보다야 회원이 고안해 회원이 팔아 회원을 위해 또 시민운동을 위해 쓰겠다는 데 말릴 일이 없다. 첫작품은 가방. 참여연대 로고가 찍한 가방을 만들어 선뵐 계획이란다. 말을 꺼내자마자 주문이 쇄도한다. 양말도 만들어라, 모자도, T셔츠도 만들자 등등등. 요즘 그 방 사람들은 신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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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넷. "1999년 4월호, H.O.T가 만나는 10대문화와 연예계, 그리고 시민운동" (오한숙희 여성운동가)

 

지난해 참여사회 표지화면을 ‘장기하’가 장식했던 걸 보면, HOT를 인터뷰했다는 것도 새삼스럽진 않다. 그래도 장기하는 누가 뭐래도 비주류, HOT 인터뷰와 비교할려면 빅뱅 정도는 인터뷰해야 하지 않을까^^ 조희연 선생님께서도 제안한 바 있었고, 최근 어느 지인도 내게 강조하였는 바, 연예계 노예 계약 문제는 참여연대가 어쩌면 쉽게 대중문화계와 접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간사들 중에도 학창시절 HOT에 열광했던 분들이 있겠지만..개인적으로는 어느날의 야간자율학습시간, EBS 강의 중간에 휴식용으로 삽입된 HOT의 '전사의 후예'를 처음 보았던 때의 아련함이 떠올랐다는...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몇 개 인용

 

“사실 어른들이 10대에 대해 이기적이고 사회성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저희가 기성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 IMF가 10대들의 과소비 때문에 왔나요? 아니잖아요.”

 

“TV를 보는데 연예인이 한 마디 하니까 사회자가 좀 낮춰보는 거예요. 똑같은 말을 대학나온 사람이 했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겁니다. 28명이 가수가 된다고 했다고 해서 정말 다 가수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려서 한번쯤 꿔보는 꿈인데 그것도 못하게 막는 건 심해요.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일 억지로 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제가 대학에 간 건 제 노래를 똑바로 보는 눈들이 있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사회의식을 가지라고 하죠. 그렇지만 정치적인 노래를 하면 금지되더라구요. 너무 뜨끔하니까요. 사전심의제가 아니니까 통과됐더라도 꼭 억압되는 거예요. 제가 아는 그룹 중에 그런 의식 가진 사람들 적지 않아요. 저희도 그렇구요. 정치 사회에 관심없다고 하기 전에 왜 그렇게 됐는지는 생각 안해 보세요?”

 

“참여사회 책 참 좋은 책이네요. 가지고 가서 공부할게요..“그런데 재미없어요. 어려워요. 눈에 안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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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profile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에는 '세상을 바꾼 한장의 문서'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것에 어깨를 나란히 하지는 못했지만 결코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무수한 보도자료와 논평, 의견서, 백서에 참여연대의 발자취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여기 또 하나의 참여연대의 역사, '참여사회'가 있습니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참여연대 활동가들을 위해 지난 참여사회를 뒤적여보고, 필자의 눈에 띤(강조!) 몇 개의 글들을 소개합니다. 바쁜 활동가들을 위해 짧게 쓸 예정이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 이런 글들이 있었구나' 한 번쯤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황실장

2011/03/28 00:04 2011/03/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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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캔디넷18 2015/07/26 11:06 # M/D Reply Permalink

    최근 눈에 띄는 그라비아 3인방

    최신그라비아 http://goo.gl/mrezfg />
    사노 히나코: 얼굴은 가장 취향이고 허리둘레 51cm의 엄청난 몸매이긴 한데

    그라비아 화보보다 제대로 옷 입은 쪽이 더 나아보입니다.

    지옥선생 누베에 출연하면서 연기도 노려보는 것 같긴 한데 목소리톤이 호불호가 갈려서 쉽지 않을듯.

    방송은 혼다 츠바사에 이어 뮤직드래곤 MC를 따냈지만 얼마전 방송 종영 크리.

    그래도 소속사가 다른 곳도 아닌 호리프로이고 현재 가장 각광받는 그라비아 아이돌

    최신그라비아
    http://goo.gl/mrezfg />
    카케이 미와코: 사노 히나코보다도 한수위의 엄청난 몸매(직접보면암..)

    그라비아 모델로서는 분명히 최상위 클래스이고 화보도 예쁘게 잘 나오는데 방송 나온 거 보면 얼굴형 때문인지 단점이 부각되는 느낌이 강하다.

    버라이어티보다는 본격 연기 노선을 타려는 것 같은데 배우로 메리트 있는 외모인지는 모르겠고 연기로 자리잡을지는 미묘.(개개인의 취향탓...)

    JJ 전속 모델이니 아마 계속 잡지 모델로 버티면서 조연급으로 자리 잡을듯

    최신그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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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지마 루리코: 단순히 그라비아 아이돌이라고만 따지면 위의 둘에게 절대 못 이길 거라 보는데(외모가)

    아마 이 셋 중에 가장 오래 방송인으로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전통의 호리프로 캐러밴 우승자 출신이고

    버라이어티 센스나 말솜씨가 보통 그라비아 아이돌과는 차원이 다름.

    체육계 이미지도 있어서 TBS의 스포츠 프로그램인 S☆1에서 메인 캐스터도 맡고 있고 아마 근래 들어 가장 성공한 그라비아 출신 방송인이 될듯.

    능력도 있는데 회사도 빵빵하니 뭐...

    최근 몇년간 전반적으로 그라비아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느낌이 강한데

    그래도 근래에 나온 그라비아 아이돌 중 이 셋이 가장 눈에 띄는 편이고,

    참고로 코지마 루리코는 93년 12월생, 카케이 미와코가 94년 3월생,

    사노 히나코가 94년 10월생으로 또래인지라 한번 묶어봤다.

    약간 윗세대가 시노자키 아이인데 얘는 나이는 많지 않아도(92년생) 너무 베테랑 느낌이 강하고 한계가 뚜렷하게 보이는지라...

    최근 눈에 띄는 그라비아 3인방

    최신그라비아
    http://goo.gl/mrez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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