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꿈에...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 이를, 그리움에 단 한 시도 잊을 수 없던 그 이를... 꿈 속에서만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아마도 그가 부른 '꿈에'에서처럼 그토록 간절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꿈에'를 부른 그는 바로 '박정현'입니다(조덕배 님의 '꿈에' 라는 곡만 알고 계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요즘 일요일 저녁 안방을 달구며 세간의 숱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는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동안 아는 사람들만 인정했던 그의 가창력이 청중평가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를 했지요. 이 무대에서 부른 '꿈에' 라는 곡으로 뒤늦게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면서 인기몰이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 가수 박정현의 음악들을 소개하기로 마음 먹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 불러온 논란 만큼이나 그 첫 회에서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던 박정현이 1위를 한 결과 자체가 그동안 한국 대중음악의 모순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참에 박정현이라는 아티스트와 그의 음악을 소개할 수 있는 계기라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저는 박정현과 같이 흔히들 말하는 '간드리지는 창법'에 그다지 호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 중생입니다. 그런데 '꿈에' 라는 곡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 박정현만의 힘을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좋아하게 되었지요. 그 어떤 여성 보컬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역량을 이 한 곡으로 여실히 증명해 주었거든요.

 
'꿈에' (MBC [음악여행 라라라] 중에서,
일밤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보다 더 잘 부르는 듯...)

 

아티스트 박정현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공식 데뷔 전에 'Lena Park' 이라는 이름으로 1993년 9월 '제1회 미주복음성가 경연대회(Gospel Singer Contest)'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그해 10월 미국 현지에서 성가 음반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후 그의 목소리에 감탄한 윤종신이 그를 우리 대중음악 무대에 서게 했지요. 1998년 < Piece > 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1집에서 '나의 하루', 'P.S I Love You', '오랜만에',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의 곡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아마 '박정현'이라는 가수를 기억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최고의 남성 보컬로 손꼽히는 '임재범'과 함께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불렀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데뷔 첫 해에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뮬란(Mulan)'의 한국 O.S.T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듬해인 1999년 2집 < Lena Park 2 >로 돌아온 그녀는 '몽중인', '편지할께요' 등의 곡들로, 2000년에 발표한 3집 < Naturally >에서는 'You Mean Everything To Me', 고소영, 이성제 주연의 영화 '하루' O.S.T 에도 담긴 '늘 푸른' (개인적으로 박정현 곡 가운데 '꿈에' 다음으로 명곡으로 꼽는 곡입니다만,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요.) 등의 곡들을 통해 한층 성숙한 힘과 기교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디바' 가운데 한 사람로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늘 푸른' (박정현 3집 < Naturally > 수록곡)

 
2002년 6월에 발표된 4집 < Op.4 >는 박정현에게는 자타 모두 인정하는 최고의 음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중들의 사랑도 많이 받게 됩니다. 인기밴드 015B의 리더였던 정석원이 작사, 작곡을 했다고 믿기 않을 정도로 전혀 스타일에 높은 완성도까지 갖춘 '꿈에' 라는 곡을 선보입니다. 음악적으로도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선보였지요. 이 4집 음반에는 전에는 볼 수 없던 강렬한 록 사운드와 애니메이션 형식의 뮤직비디오로 깊은 인상을 남긴 'Plastic Flower (상사병)'을 비롯해 '사랑이 올까요', '생활의 발견' 등이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은 곡들이 다수 담겨 있습니다.
 
2005년에는 < On & On >이라는 이름으로 5집 음반을 내놓습니다. '달' 이라는 타이틀곡을 음반 출시와 동시에 각종 차트 상위권에 올려 놓고는 남은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최민식, 류승범 주연의 영화 '주먹이 운다' O.S.T, 온라인 게임 '용천기' O.S.T, 2005년 'Last Christmas' 음반 등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참 꾸준히 자신만의 매력을 담아냈지요. 이듬해인 2006년에는 국내 자동차 CF 배경음악으로 쓰인 'Against All Odds' 팝 리메이크 곡과 '위태로운 이야기' 라는 싱글 음반을 선보였습니다.

2007년 말에는 '눈물빛 글씨' 라는 타이틀곡을 담은 6집 < Come to whre I am >을, 2009년에는 '비밀'을 타이틀로 한 7집 < 10 Ways to say I love you > 등을 비롯해 몇 장의 싱글 음반들을 내놓았지만, 적극적인 음반 홍보 활동을 하진 않아서인지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김아중-황정민이 열연을 펼친 KBS 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 O.S.T에서 '그 바보' 라는 곡을 불러 사랑을 받기도 했습니다.


'I'm in love'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코너 '만지다'에서, 2011. 02. 25)
 

'실력보다 저평가' 비주류 아티스트 양산하는 우리 대중음악계,
그리고 MBC 일밤 '나는 가수다' 논란


박정현은 음반 홍보를 위한 활동에 열을 올리는 아티스트는 아닙니다. 하지만 거의 매년 정규, 싱글을 발표해왔고, 각종 O.S.T 등에도 참여하며 참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아티스트입니다. 안타까운 건, 그가 갖고 있는 실력이나 꾸준한 활동에 비해 대중적으로는 참으로 저평가되어 온 비주류 아티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물론 인디씬 또는 언더그러운드 수준까지는 아닙니다만...^^;). '댄스 아이돌', '기계음', '후크송' 등 소비적 음악들로 점철된 우리 대중음악 무대에서 박정현처럼 저평가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그러나 박정현의 경우는 음반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음악만으로 평가받고자 애써왔지만, 대중들의 선택으로부터는 차츰 멀어져가는 아티스트가 되어가고 있었지요. 실력파 아티스들이 설 무대가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주류 음악계의 현실 속에서 박정현도 빗겨갈 수는 없었지요. 

최근 대대적 개편을 단행한 MBC 일밤에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경연을 벌여 이들 가운데 최하위 평가를 받은 이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만들어졌습니다. 첫 방송 전부터 논란과 기대가 분분하긴 했습니다만, 이후 매주 감동과 함께 논란 또한 뜨겁습니다.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을 한 무대에 모아놓고, 그것도 일요일 저녁 프라임 타임에 최고의 무대를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와 감동만큼이나 이들의 공연을 평가해 최하위를 기록한 아티스트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방식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체 서로 다른 음악적 기호의 차이를 순위로 줄세워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냐는 근본적 문제의식과 함께 대표적 아티스트들을 오디션 보는 가수지망생 쯤으로 보이게 만드는 컨셉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있습니다.

이렇듯 억지스러운 기획까지 등장하게 된 배경은 결국 '절박함' 때문일 겁니다. 대형기획사들이 찍어내는 아이돌 일색의 대중음악판에서 실력만으로 대중들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내자면 결국 '서바이벌'이라는 극약처방 밖에는 없었던 거지요. 결국 그 절박함이 자타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고 인정하는 아티스트들 스스로가 가수지망생들이나 신인들만이 선다는 서바이벌 무대에 나서겠노라 답한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 저녁을 기다리게 만드는 최고의 무대를 마주할 수 있다는 기쁨만큼이나 우리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서바이벌 무대에까지 설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씁쓸한 뒷맛이 가시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도 매주 일요일 저녁 이 프로그램을 챙겨서 봅니다만, 지난주 청중평가단으로부터 최하위 평가를 받은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을 지켜보면서 진짜 좋은 공연을 황금시간대에 안방에서 본다는 게 이렇게까지 사회적 논란을 불러와야 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까지 합니다.

어찌 되었든 이 무대에 선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놀라운 음악적 역량을 쏟아내면서 새로이 조명되고 평가되고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놈의 대중음악판까지 어느 정도 바꿔놓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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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트랙(Hidden Track)'은 아티스트들이 음반을 발표할 때 곡목 이름을 어디에도 드러내지 않고 숨겨 놓는, 일종의 보너스 트랙을 일컫습니다.

참여연대 평간사협의회 소식지 < 세참 >을 통해서는 잘 알려진 명반이나 명곡들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명반과 명곡, 또 추억 속 음악들 가운데 음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톺아볼 만한 숨은 명반과 명곡들을 골라 함께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합니다.

언젠가 즐겨듣던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그 음악이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나를 이끌 듯 좋은 음악들을 통해 나, 우리, 세상, 그리고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다른 소리, 숨은 소리를 찾아서~ 고고씽!" ^^

Posted by 이음[異音]

2011/03/28 00:01 2011/03/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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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The Power Back!

 
2000년이었나? < 체 게바라 평전 >이 서점가를 휩쓴 적이 있다. "좌파", "빨갱이" 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우리나라에서 좌파 혁명가 '체'를 다룬 책이 당시 실천문학사를 먹여 살렸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니... 이후에도 '체'의 기운이 어린이/청소년 교육용 만화나 평전 출간으로까지 이어졌으니 실로 놀라운 일 아닌가?

 
출판 불황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 넘은 < 체 게바라 평전 > 대히트에 당시 출판사인 실천문학사도 놀란 나머지 독자층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봤다고 한다. 당시 사회변화의 흐름을 이끌었다는 386 세대나 '운동' 언저리라도 경험해 봤을 법한 20대 후반들이 제 돈 주고 사보는 거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대체 이제 갓 대학 입학한 20대 초반이나 심지어 10대들까지 '체'의 평전에 미치도록 열광하는 현상을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었으니 말이다.

'체 게바라 평전'과 'Rage Against The Machine'?
 
막상 그 답은 엉뚱한 곳에 있었다. 다름 아닌 미국의 랩 메틀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 RATM)'이 그 배경이었다.('랩 메틀' 이야기는 이후에 다시 나온다.) 당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좌파 혁명가 '체'의 본질보다 RATM 밴드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식의 사회문화적 분석도 쏟아졌다. 대체 이들이 어떤 음악을 선보인, 어떤 뮤지션들이었기에 지구 반대편, 아니 전 세계 젊은 영혼들을 서슴없이 '체', 그리고 '좌파'적 본능에 충실하도록 이끌었을까?
 
 

RATM의 1집에 담긴 'Take The Power Back' (3번 트랙)
* 영상 출처 : 티스토리 블로거 'Exit_Music' 님 (http://letdown.tistory.com)
 
 
RATM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음악적 장르인 '랩 메틀(Rap Metal)', 이들이 만들어질 당시 시대적 배경과 멤버의 구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랩 메틀(Rap Metal)'은 간단히 정리하면, '힙합과 강력한 록의 접합'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 '하드코어', '랩 코어' 등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단다. 장르야 어찌되었던 간에 1980년대 중후반부터 흑인의 전유물로 여기지던 랩과 힙합, 백인의 음악으로만 치부되던 메틀을 하나로 버무려 더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보다 강력한 사운드에 담아보려는 시도들이 넘쳐났다.
 
1980년대 중후반... 냉전시대는 끝난지 오래이고, 유일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앞세우며 지구 전체를 짚어삼킬 듯 달려들고 있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전 세계 젊은이들로 하여금 제국주의적 세계지배에 반기를 들게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다.

1991년 결성된 RATM은 이같은 음악적 실험의 종결자로서, 또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진보적, 심지어 좌파적 아티스트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밴드의 리더격이자 기타리스트인 톰 모렐로(Tom Morello)는 학벌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선 유독 하버드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유명해졌지만, 케냐 출신 흑인의 후손인데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관련이론들을 두루 섭렵하며 밴드 음악의 이론적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랩퍼인 잭 드 라 로차(Zack de la Rocha) 또한 멕시코계 히스패닉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인종차별과 가난에 찌들어 살면서 온 몸으로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경험한 터였다. 이들 둘이 밴드의 음악적 영감을 이끌어냈다면, 드러머인 브래드 윌크(Brad Wilk)와 베이시스트인 팀 커머포드(Tim Commerford) 또한 자신들의 음악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가 직접적 실천과 행동에 나서는데 주저함이 없는 RATM의 색깔에 딱 들어맞는 아티스트들이다.
 
미국의 제국주의에 반기를 든 전 세계 젊은 영혼들은 나름 제대로 된 좌파 아티스트 RATM이 선사한 강렬한 반체제적 메시지와 강력한 사운드에 이끌려 좌파적 가치를 마치 본능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체 게바라'를 추종하며 '좌파'라 당당히 공언하는 이들의 음악과 사상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마치 RATM이 철저히 의도한 것처럼 말이다.

음악적으로는 RATM은 메이저 데뷔 첫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앨범 자켓에 "No samples, keyboards or synthesizers used in the making of this records.(이 앨범 녹음 작업에는 그 어떤 샘플링, 키보드나 신디사이저가 쓰이지 않았다.)" 라고 적어 놓을 정도로 밴드 이름처럼 순수 연주실력만으로 명반을 완성해냈다. 나부터도 앨범에 담긴 특이한 효과음들 거의 대부분이 톰 모렐로의 기타 연주만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음악과 공연 영상들을 접했을 때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 말이다.

 

 


RATM이 메이저 데뷔 앨범이었음에도 1집부터 주목을 받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밴드의 성격을 단번에 드러내는 앨범 자켓 때문이었다. 1992년 11월 발매된 1집 음반의 자켓은 1963년 6월 11일 월남의 수도 사이공에 있던 미국 대사관 앞에서 대승려 틱꽝득(Thick Quang Duc)이 소신공양을 행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었다.(미국의 제국주의로 시작된 베트남 전쟁과 월남 독재정권의 반불교 정책에 항거하는 대승려의 소신공양 장면을 담은 린지 브라이스(Lindsay Brice)는 그해 이 사진으로 퓰리쳐상을 받았다.) RATM은 데뷔 앨범에서부터 30년 전 온 몸을 불사르며 미국의 제국주의와 부패한 독재정권에 반기를 든 한 승려의 마지막 순간을 자켓으로 담아내면서 그 어떤 정치적 수사보다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완성도 높은 음악성은 기본, 정치적 발언과 직접 행동에 나서는 좌파 밴드

앨범에서 뿐 아니라, 이들은 공연장과 각종 인터뷰에서 자본과 권력을 향한 사회적 발언과 특히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또 반전, 기아와 인권 문제해결을 위한 투쟁에, 여성과 노동해방 투쟁에, 검열철폐 등 표현의 자유를 위한 활동 등에 공연 수익을 기꺼이 내놓고, 직접행동까지 나서고 있다. 이렇듯 음악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실천적 활동이 뒷받침된 때문인지 RATM은 1집 앨범부터 전 세계적으로 약 400여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중적 성공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톰 모렐로와 잭 드 라 로차가 유명 기타 제조업체인 콜드/콜텍의 한국 노동자들이 복직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원정투쟁을 벌일 때 적극적인 지지를 밝히며 함께하는 등 직접적인 실천과 행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내가 RATM을 처음 접하게 된 건, 그들이 첫 앨범을 내놓은 지 6년 만인 1998년이었다. H.O.T의 3집 타이틀곡 '열맞춰'라는 곡이 RATM 1집의 'Killing In The Name' 후렴구를 표절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음악인지 궁금해서 찾아듣고 난 뒤부터 RATM 음악에 푹 빠졌다. 입에 담기조차 버거운 랩 가사들과 전혀 말랑하지 않은 사운드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가사를 찬찬히 곱씹으며 랩과 리듬에 온 몸을 맡기고 들어본다면 의외로 가슴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빠져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글에서 어떤 음악부터 소개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RATM 1집의 10곡들 가운데 'Take The Power Back'을 선택했다. 거칠게나마 가사의 해석이 담긴 동영상으로 준비했으니 음미해 보시길... 이 앨범의 다른 곡들, 특히 'Killing In The Name', 'Know Your Enemy', 'Freedom', 'Wake Up' 등도 나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RATM 1집은 분명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반임에 틀림없다. 사람 목소리조차 너무나도 손쉽게 기계음들로 조합해버리는 오늘날 우리 대중음악들과 비교해 보니 18년이 훌쩍 넘은 지금 들어도 훨씬 신선하게 느껴진다.
 
* < Rage Against The Machine >의 공식 홈페이지 - http://www.rat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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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트랙(Hidden Track)'은 아티스트들이 음반을 발표할 때 곡목 이름을 어디에도 드러내지 않고 숨겨 놓는, 일종의 보너스 트랙을 일컫습니다.

참여연대 평간사협의회 소식지 < 세참 >을 통해서는 잘 알려진 명반이나 명곡들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명반과 명곡, 또 추억 속 음악들 가운데 음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톺아볼 만한 숨은 명반과 명곡들을 골라 함께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합니다.

언젠가 즐겨듣던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그 음악이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으로 나를 이끌 듯 좋은 음악들을 통해 나, 우리, 세상, 그리고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다른 소리, 숨은 소리를 찾아서~ 고고씽!" ^^

Posted by 이음[異音]

2011/02/07 06:13 2011/02/07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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