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내부 비판의 부재

"LG정유 노조원들이 뭘 그렇게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는 한 사람으로서"

"연봉 몇천을 받는데도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한 증오인가?"
사실, 까놓고 말해서 연봉을 수억을 받는데도 파업을 한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는다. 이미 "귀족노조" 운운하는 거는 써먹은지 오래 아닌가? 정확히 보자. 사람들이 갑자기 다시 귀족노조란 말을 꺼내게 된 것에는 바로 "참수 패러디"가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분명히 귀족노조라든가 연봉이 메인이 아니라, 문제의 사진이 바로 메인 테마다. 자본의 문제에 대해서는 "본질" 등을 생각하는데, 왜 이번 일에 대해서는 그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난 곁가지들에만 치중하는가? 귀족노조 운운하는 것은 여태까지 짬밥이 있었으니까 그 논리로 사람들을 설명하면 되겠지만 (설마 아직도 여기에 대응 못 하는가?) 문제는 역시 참수 패러디 부분이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것인가?
"도대체 어디까지가 '패러디'의 대상인가?"
물론 여기에 어떤 강제력을 가진 "기준"이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우리 스스로 행동하기에 앞서 생각할 수 있다. 노동자/민중은 특별한 계층으로 대중과 분리된 채 홀로 투쟁하며 싸우며 나아가는 집단인가? 오히려 "우리는 모두 노동자"라고 말하면서 "Unite the Human Race"라고 하지 않는가? 어떻게 "부시"나 "노무현"과 같이 비판의 대상을 패러디하는 것과, 그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을 패러디하는 것을 동일선상에 둘 수 있는가? 이것은 시시비비의 문제가 아니라 감수성의 문제이다. 더 나아가면 인권의 문제이다. 우리가 서로 연대하려면 갖추어야 할 상식인 것이다. 윤금희씨 시신을 공개적으로 내걸 것인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논의가 되고 있는 게 바로 현재의 상황이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정말 당파성에 의존해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뿐이다. (참수 패러디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만약 누군가가 전태일 분신을 패러디한다면 이해할 수 있겠는가?
패러디한 것 자체를 권력에 의해 봉쇄하거나 타도하거나 그런 것은 지적한대로 "파시즘"이 맞다. 그러나 인권, 연대 등을 말하고 싶다면 최소한의 감수성을 갖추길 바란다. "가대위 방문 및 조합원 장기자랑1" 게시물은 아무 말도 없이 슬그머니 게시판에서 자취를 감추고 ─ 공지사항에 이 게시물 및 사진을 삭제한 것에 대해 어떤 설명이나 해명, 사과 등이 존재하는가? ─ 또한 목적을 위해 수단에 대해 변명하는 것, 이런 것들도 명백한 "파시즘"이다.
"나는 당신 견해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당신의 견해 때문에 탄압받는다면, 나는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 볼테르
지금 이것은 "견해"의 문제가 아니다. LG정유노조의 파업에 대한 견해 때문이 아니라, 참수 패러디라는 행위에 대한 문제이다. 또한, 그 누구도 이것으로 "탄압" 받고 있지 않다. 정부에서 이것을 사법처리하겠다고 하는가? 블로그라는 개인들의 공간에서 튀어나오는 말이 모이는 게 바로 "토론과 합의 과정"이다. 먼저 앞서나가서 "아직 아무 토론과 합의도 없었어"라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미 토론은 시작됐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