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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명인은 '침묵'에서, 창으로 공간을 구획하나 그것을 다시 흐트려놓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상략)
나는 창 하나의 넓이만큼만 저 캄캄함을 본다 / 그 속에서도 바람은 / 안에서 불고 밖에서도 분다 /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길은 이미 지워졌지만 / 누구나 제 안에서 들끓는 길의 침묵을 / 울면서 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던 고등 생명(침묵)과 그것으로부터 시작하였으나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나를 타자와 뒤섞어 생각하는 것(어울림) - 그리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 은 지구에 붙박고 있는 인간이 풀어야 할 다음 상황이긴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