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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6
    베네수엘라 혁명의 수도 카라카스 방문기 (3)
    임승수

베네수엘라 혁명의 수도 카라카스 방문기 (3)

1월 29일에는 아침부터 언론사를 돌아다녔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곳은 Diario VEA 라는 작은 신문사였다. 20여명의 기자가 일을하고 발행부수는 하루 10만부 정도라고 한다. 차베스가 추진하는 사회주의 혁명을 지지하고 대중들에게 진실을 알리려는 혁명적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 곳이었다. 이러한 소규모의 진보적 언론사들이 2002년 4월 보수반동 쿠데타 이후에 많이 생겼다고 한다. 2002년 4월에 미국의 사주를 받아 혁명에 반대하는 보수반동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보수언론들은 진실을 감추고 대중들을 호도하기만 했다. 물론, 그 쿠데타는 진보적 군인들과 민중들이 대통령궁과 거리를 탈환하고 섬에 갇힌 차베스를 구출하면서 극적으로 반전되었다.

 

이 신문 편집장 루이스 사라가는 “2002년 차베스가 보수세력의 쿠데타로 잠시 물러났을 때 보수적인 방송매체들은 만화영화 ‘톰과 제리’ 등을 방영하며 상황을 보도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카라카스의 빈민가 까띠야 지역의 공동체 방송국은 차베스는 사임한 것이 아니며 보수세력 등이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고,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주민들의 시위가 크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 진보적 신문사인 Diario VEA 의 정문 모습이다.

 

 

▲ Diario VEA 내부의 안내데스크. 차베스에게 투표하라는 포스터가 인상적이다.

   

 

▲ Diario VEA 편집장 루이스 사가라 씨가 우리에게 진보적 언론의 상황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

 

 

▲ Diario VEA 신문의 1면 모습. 스페인어를 모르는지라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1941년에 설립했으며, 베네수엘라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Ultimas Noticias.

진보적 성향의 일간지라고 한다. 발행부수 2위와 3위를 달리는 El Nacional 과 El Universal 은 극렬한 보수신문.

Ultimas Noticias 는 서민들이 많이 보고 El Nacional 과 El Universal 은 부자들이 주로 본다고 한다.

이 곳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다음날 우리가 방문한 것이 신문에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전체 언론의 70% 이상을 시스네로스 그룹 등 몇 개의 미디어 재벌이 소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스네로스 가문은 세계 39개국에 7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시스네로스 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2002년 기준 35억달러(3조3천억원)에 이른다. 이들 거대 언론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상업방송은 기득권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 Ultimas Noticias 신문사 건물 모습. 최대 발행부수 답게 엄청나게 큰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 Ultimas Noticias 신문사 내부의 모습. 인력과 규모가 상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기념촬영. 맨 왼쪽의 빨간티를 입은 사람이 필자. 가운데에 신분증을 걸고 있는 사람이 Ultimas Noticias 의 기자. 맨 오른쪽의 아름다운 여성이 베네수엘라 외교부 직원 다니엘라 세고비아.

 

이번에는 방송국을 방문했다. VIVE TV 라고 불리는 방송국인데, 국영방송이었다. 기존의 방송들과는 달리 공동체,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방송에 참여하고 만들어나가는 진보적인 방송국이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혁명적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었다.

프로듀서 에릭 가나 씨는 “엘리트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기존 방송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민활동가가 취재를 요청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방송에 내보내기도 하고, 시민들이 스스로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루 24시간 차베스와 혁명에 반대하는 방송을 하는 방송국, 하루에 12시간 차베스와 혁명에 반대하는 방송을 하는 방송국. 이것이 베네수엘라의 언론 현실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보적이고 대안적인 매체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VIVE TV 내부의 모습. 큰 선전물이 인상적이다. 담배는 절대 못피게 되어있다.

 

 

▲ 분주하게 돌아가는 방송국 내부의 모습. 매우 활기가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민주노동당 베네수엘라 혁명 연수단 단장인 이승헌 대외협력실장을 취재하고 있는 방송국 스탭들

 

 

▲ 기념촬영. 맨 왼쪽에서 빨간 옷 입고 있는 사람이 필자. 가운데 하얀 머리의 사람이 방송국 PD

 

 

▲ 장 폴 샤르뜨르 가 언론에 대해 언급한 말이라고 한다. 방송국 입구에 크게 걸려있었다. '언론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언론종사자의 자유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옳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민중들의 자유'라는 내용의 문구라고 한다. 확인은 불가능. ^^

 

다음날인 1월 30일 일정은 국회의원 면담과 의회 방문으로 시작했다.

우리가 만난 의원은 집권당(MVR)의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Tania D'Amelio 씨이다. 2006년 12월에 있었던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선거에서 차베스가 63% 달하는 높은 지지로 당선되는데는 청년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선거 연합전선체인 Commando Miranda 의 청년조직을 총괄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대통령 선거 당시의 일들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연합당 건설과정 및 혁명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지역주민자치의회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민중들이 지역차원에서도 정치의 주인이 되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가난을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 이라는 차베스 대통령의 철학이 주민자치의회로 구현되고 있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모습에서 소탈하고 친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면담 후에 곧바로 의회를 방문했다. 의회 안의 여기저기를 둘러보면 설명을 들었는데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나고 나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

 

 

▲ 국회의원들이 사무를 보는 건물의 입구이다. 중요인사들이 많은 만큼 보안검색이 철저했다.

 

 

▲ 국회의원 Tania D'Amelio 씨. 열정적이면서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 의회 건물의 모습. 황금색 돔형 지붕이 눈에 띤다. 금일까? 페인트일까? ㅎㅎ

 

 

▲ 의회 내에서 법안 공동회를 하는 모습. 진지하게 듣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의회 건물 내부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의 초상화. 가장 실제 모습에 가까운 초상화라고 한다.

 

 

▲ 의회 내부에 있는 중요한 상자. 베네수엘라 독립선언서가 들어있다고 한다. 1년에 한번씩 독립기념일 날에 대통령이 상자를 연다고 한다. 역시 상자에는 시몬 볼리바르의 흉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 의원들이 회의를 하는 곳. 우리가 만난 Tania 의원의 자리는 맨 앞에 있었다. 아마도 발언을 열심히 하기 때문인 듯. ^^

 

 

▲ 의장석의 모습. 의장석 위에 있는 국가문양과 8개의 별이 인상적이다. 원래는 별이 7개 였다. 7개의 별은 베네수엘라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7개의 주를 상징하는 것이었는데 차베스가 '볼리바르의 별' 이라며, 별을 하나 더 추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가문양에 보면 말이 왼쪽으로 달리고 있다. 원래는 오른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차베스가 오른쪽은 제국주의의 방향이라고 지적하며 왼쪽으로 바꿨다고 한다.

 

 

▲ 의회의 분수 앞에서 기념촬영. 빨간옷을 입은 필자의 옆에 있는 사람이 Tania 의원. 청바지에 쫄티를 입은 모습을 보고 누가 국회의원이라고 하겠나. 베네수엘라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 국회의원들도 민중들과 닮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다.

 

방문기는 4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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