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시간 2010/06/23 13:08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우리 두 사람은 같이 해야 할 삶과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동의 삶을 살고 함께 우리 일을 해나갈 때, 그것은 매우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 일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내가 당신을 소유할 수 없고 당신도 나를 소유할 수 없다는 것, 우리가 같이 발전하고 서로 자신의 고유한 도구를 사용해야 하지만 우리가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당신은 내 반려자이고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당신은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지만,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내가 당신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고 싶습니다. 바로 그것이 우정의 참뜻이며, 나는 당신의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발전에 방해가 된다고 느끼는 때가 오면 언제든지 내게 알려주고, 당신  스스로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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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헬렌과 스코트가 쓴 책들을 읽고 있다. 경탄과 부러움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솟구친다. 사회주의자,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로서의 소박한 삶을 말뿐이 아닌 오랜 실천으로 보여준 그들의 삶은 의지박약한 내게는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의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꼼꼼하게 삶의 지침이 남겨져 있는 글들에선 그들의 고민과 노력이 엿보이며 결코 실현불가능하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그들의 삶은 아름답다..

 

아마 이런 삶이야말로 젊은 시절 내가 꿈꿔왔던 '동지적인 사랑'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비록 삶의 내용은 달랐겠지만 나 역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전진하는 사랑을 꿈꿔왔다. 그것이 단지 '환상'이었음은 잔인한 현실속에서 깨닫게 됐지만. 사실 뒤늦게 돌아보자면 이러한 관계맺음의 방식과 내용에 있어서 나는 편협했고 완강했으며 지금도 어느정도는 여전할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만나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

 

하여튼 혼자이지만 큰 탈 없이 몇 년간 살아왔다. 이젠 평화로운 일상이지만 가끔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유혹을 참아내야 한다. 자질구레한 집안 일에서부터 흔들리는 내 삶의 방향, 검증되지 않는 사상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까지.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변의 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다보니 더 그렇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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