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기스면과 농심 후루룩 칼국수

[잡생각]

지난번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에 대한 시식기 이후에, 하얀 국물 라면전에 참여한 후발 주자 -- 농심 후루룩 칼국수와 오뚜기 기스면 -- 를 평가해달라는 열화(?)와 같은 요청이 심심찮게 있었다. 내가 시식평을 올리기는 했으나 개인적으로 <꼬꼬면>과 <나가사끼>, 둘 다 <사리곰탕면>에 비해오래두고 먹을 건 못된다는 입장이라서, 그리고 <후루룩>과 <기스면>은 결론을 앞질러 얘기하면 둘 다 '아니올씨다'라서 시식기는 올리지 않았다. 역시 급조하면 B급도 아닌 C급이 나오는 법일까? 여하튼 인터넷에 이미 많은 시식기가 있으니 이 글 말고도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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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아니냐? 우선 오뚜기 <기스면>은 한마디로 맛이 '가볍고 맵다.' 그러니까 <꼬꼬면>이 맵고 담백하며, <나가사끼>가 맵고 시원하다면, <기스면>은 청양고추의 매운 맛과 시원한 맛에 깊이가 없고 감칠 맛도 없으며, 건더기 스프나 뭐 그런 것도 시각과 미각을 채우기에는 빈데가 많다. 그리고, 이 라면은 끓이면 독특한 라면 냄새가 너무 강해서 식욕을 떨으뜨린다. 드셔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라면은 그냥 '헛헛하다'. 내 생각에는 원래 오뚜기 라면의 라인업이 좀 니끼하기 때문에 다른 맛에 대한 노하워가 부족한 게 아닐까 싶은데, 더 이상 평하기 싫다. 비교대상 4개 라면 가운데 순위는 꼴찌고, 뒤도 돌아보지 말고 구입하지 마시라!! 그래서 다른 구체적인 평가와 정보는 제시하지 않겠다. 손아프다. 

 

다음으로 <후루룩>은 애정남에 적합할 정도로 모호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다른 라면과 달리, 튀긴 유탕면이 아니라 반건조면인데, 농심에서 나온 <뚝배기 쌀곰탕> 류나 <멸치쌀국수>에서 사용된 면이고,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당연히 국물에 기름기가 없어 칼로리는 낮다(340kcal). 반건조면에 대한 선호는 갈리는 걸로 아는데, <멸치쌀국수>처럼 라면과 다른 컨셉으로 출시된 건 평이 좋은 반면에 <뚝배기 쌀곰탕>은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다. 그냥 칼국수 면이라서 라면 면발 식감은 아니라는 말이고, 그래서 일단 애매하다. 다음으로 애미한 점은 국물인데, 국물 맛은 '깊고 단 매운 맛'이다. 여기서 매운 맛은 청양고추 맛이 아니라 일반 고추 맛인데, 간단히 말하면 신라면이나 쌀곰탕 수프에서 고추가루를 뺏다고 보면 되고, 고명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보면 된다. 단, 깊음 맛은 나는데 덜덜한 단맛 때문에 한 그릇을 비우기 전에 질린다. 한국 사람들이 달달한 매운 맛을 좋아하긴 하지만, 하얀 국물 라면이 칼칼한 매운맛을 추구한다고 보면, 농심에서 헛발질을 한 게 분명하고 따라서 국물 맛도 애매하다.

 

덧붙여, <기스면>과 <후루룩> 모두 밥을 말아 먹으면 정말 맛이 없다! 오뚜기는 기본 라면인 <진라면>을 좀더 맑게 개량하면서 노하워를 쌓는 게 좋을 것 같고, 농심은 <후루룩> 같이 기존 제품인 <뚝배기 쌀곰탕>이나 <멸치쌀국수> 따위를 짬뽕하지 말고 새로운 컨셉의 맑은 면을 개발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감자면>이나 <사리곰탕면>을 좀더 칼칼하거나 담백하게 개량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하얀국멸 라면 시장에서는 <나가사끼>와 <꼬꼬면>의 승리가 확실해 보이고, <기스면>은 수프는 버리고 사리면으로 사용하시고, <후루룩>은 남은 게 있으면 후루룩 먹거나 주변에 맛이나 보라고 나눠져 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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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17:02 2012/02/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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