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규직 세습(?) 논란에 관해 이런저런 말들이 있는 것 같다. 논의는 대략, 세습(?)에 대한 비판과 노조가 그럴 수 밖에 없는 동정론(?)과 상황론으로 정리될 것 같다. 후자의 입장에 선 사람들은 그나마 민주노조운동(혹은 민주노총)이 도매급으로 위축될 것 같다는 염려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복합적이고 노동에 불리하더라도 '아닌 건 아닌거다'라는 거다. 다른 말로 하자면, 누구를 이해하는 것과 동의하는 건 다르다는 거고, 이를 착각해서는 안된다. 가령, 경제적, 실리적 노조주의(노동조합은 원래 이럴 목적을 가진다)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민주노조운동에서 '운동'을 떼야 하지 않겠는가? 설사 노조주의를 옹호한다하더라도, 그리고 친회사적인 현집행부의 성향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인들의 '도덕률'을 고려하지 못한 건 전략적으도 헛다리인데다가, 고용을 매개로한 회사의 작업장 통제전략에 더 취약한 상황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건가? 그래서 비판은 냉정한 분석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과 현 집행부)이 왜 '이기적'이게 되었는가를 해명해야만 하는 것이다. '뭘 알고나 비판하라'는 일부 반응에 대한 반비판을 위래서라도 그렇고, 게다가 현대자동차의 상황이 사실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안이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서 정리하기는 내 능력 밖이어서, 최근의 세습(?) 논란이 벌어지게 된, 현대자동차(와 97년이후, 대공장 작업장)의 역사적 배경을 입체적으로 정리한 글들을 소개해 둔다. 물론 여기에 소개된 글 말고도,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현장조직에서 발행하는 문건과 노동잡지를 비롯해,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투쟁 이후를 다룬 글은 많지만, 대략적인 상황을 개략하고, 참고문헌을 얻기에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여기에 소개된 글은 2천대 이후 현대자동차(울산공장)를 대상으로 현장연구를 한 결과들이다.
김경근, 구조조정 이후 현대자동차 작업장체제의 변화에 대한 고찰: 고용게임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석사논문, 2006.
김보성, 사내하청 노동자 배제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례연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석사논문, 2008.
우선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노조를 둘러싼 작업장 내부 상황을 알고자 한다면, 다음 두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로, 김경근씨(정규직 노조)와 김보성씨(비정규직 노조)는 2천년대 중반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에서 현대자동차노조와 실시한, 노동강도와 안전 연구 등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두 논문은 이론적인 부분은 건너뛰고 보셔도 무방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원문 파일을 구할 수 없지만, 논문제목을 클릭하시거나, 서울대학교도서관library.snu.ac.kr에 들어가서 학위논문 검색을 하면 읽고 출력은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두 글이 더 늦기전에 문고판이라도, 단행본으로 출간되면 좋겠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현대자동차 작업장(과 민주노조운동)을 둘러싼 모습을 그린 글은 김원 외,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 천권의책, 2008이 있다. 내가 이 작업에 참여해서 좀 낯간지럽지만, 현대자동차 작업장(과 민주노조운동) 내외의 문제를 나름대로 정리해보고, 새로운 대안을 촉구하는 글들이 실려있다. 이 책은 2천5년에 현대자동차노동조합과 함께 했던 문화정책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조효래, 노동조합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2010은 기존에 학술지에 발표된 글을 모은 책인데, 주로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글이 많다. 조금 딱딱하지만, 현대자동차의 현실태와 97년 이후 역사를 검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참고삼아, 조주은,현대가족이야기, 퍼슨웹, 2004는 현대자동차 노동자 가족을 다룬 책이고, 많이 알려져 있는 책이니(?) 심심할 때 일독을 권한다. 그러고 보니, 요즘 주로 책 소개나 하고 있는 것 같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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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크랩: 뽀삼- 현대자동차노조 상태가 궁금하다면
Tracked from 음... [2011/09/04 23:21] 삭제뽀삼님의 [현대자동차노조 상태가 궁금하다면...] 에 관련된 글. 그 때 좀 더 열심히 했으면, 혹은 그 이후로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야. 먼훗날 사회학과 연작으로 기록되면 좋겠다. 김철식-유형근-이홍일-김보성-김경근-강민형. 이들의 이후 행보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