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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짤방은 카리브해에서 어린이들이랑)

 

 

난 걸을 때 땀이 많이 나는 편이다.

 

아니 좀 정확하게 얘길 한다면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걷는 편이다?

 

뭐 땀이 좀 많은 편이긴 하다만,

 

 

 

여유롭게 거닐었던 적이 거의 없었는 것 같다.

 

어디 쫓기는 일도 없었지만, 아 물론 약속 늦는 경우 이런거 빼고;

 

항상 나는 열심히 걷고 있었고 항상 땀을 흘렸던 것 같다.

 

딴 건 모르겠고, '빨리빨리' 가야한다 라는 게 무의식적으로나마 작용했었던 것 같다.

 

 

 

새벽에 영어학원을 댕기는데(아 잠와 죽겄따잉)

 

작문문제중, 자동차가 당신의 삶의 질을 나아지게 했는지의 여부를 주장하시오

 

뭐 대충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아 난 당연히 개뿔! 이라면서 나름의 주장을 펴 나갔다. 살짝 욱 해서 ㅋㅋ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를 뭐 대충

 

'운전자를 둘러싼 세계인 자동차 내부의 공간은 폐쇄적이다.

운전을 하면서 운전자와 다른 사람, 다른 존재들을 연결짓기는 매우 힘들다.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서 그는 세상과 연결되지 못한채 점점 난폭하게 바뀌어간다.

주변 풍경은 빠르게 사라지고 행여나 다른 차가 자기 앞길을 막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며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신호를 무시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을 뿐더러

살짝만 실수하면 목숨을 잃을수 있는 전쟁터이기에.'

 

라는 의미로 적으려 했으나!

 

세상 일은 내가 마음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대~ 충 저런 의미를 전달하고자 영작을 했는데 그게 원어민 쌤에게 어떻게 읽혔는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보라고.

 

나는 내가 타는 자전거를 예로 들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자기가 몰랐던 주변 세계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놀라움은 시작됩니다.

나를 둘러싼 세계가 이렇게 다양했는지 미쳐 몰랐던거죠.

자동차와 달리 탁 트인 자전거의 세계관은, 온전히 자신의 허벅지 힘으로 달린다는 그 매력에 더해,

운전자에게 크나큰 만족감을 줄 뿐더러 주변 세계를 차분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합니다.'

 

의 의도로 말하려 했으나!

 

...말하기는 쪼끔 더 힘들더라 ;ㅅ; 어버버버

 

뭐 아무튼

 

쌤 : "자 니가 자전거를 몰고 가고 있는데 앞에 노인 한 분이 계셔. 답답하지 않아? 빨리가고 싶지 않아?"

 

나 : "... 아 물론 저는 기다립니다. 노인이 거동이 불편하신 건 당연한 거잖아요."

 

 

 

 

 

 

 

아니다!

 

자전거 열심히 타고 다니다가 공사때문에 길이 막혔을 때,

 

속으로 얼마나 욕을 해댔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내가 정말 행복해졌던가?

 

내가 정말 조금 여유를 가지게 되었던가?

 

주변 사물들과 세계, 그리고 타인을 어떻게 생각하였는가?

 

사람들이 많아 자전거에서 내려야만 했을 때, 나는 그들을 사람으로 봤을까 장애물로 봤을까?

 

운전자의 마인드와 달랐던 게 뭘까?

 

엠피삼으로 귀를 틀어막고 씽씽 달리고 툭툭 튀어나오고 지름길만 골라다니고

 

결국 보행자를 위협하는 꽉 막힌 운전자와 다른게 뭘까?

 

나는 그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라는 사실만을 좇았던 건 아닐까?

 

 

 

 

 

 

 

확실히 요즘 좀 바빠진 것 같다. 영어도 그렇고 기타도 그렇고 읽어야 할 책들도 쌓였고...

 

일도 슬슬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고 좀 난폭해지는 것 같기도 허다.

 

행복하고 솔직한 삶을 살고 싶은데, 그게 맘 먹은대로 쉽게 바뀌는 거라면 좋겠는데,

 

뭐 그렇지를 않으니 자꾸 주변 일들로 그 탓을 돌리게 된다.

 

 

 

 

 

 

행복하게 자전거 타기? 멋지게 자전거 타기? 그게 뭘까...

 

작년 11월 말, 중고자전거를 구입하면서 느꼈던 그 해방감은 온데간데 사라졌구나...

 

아흑...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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