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까뮈
처음 읽었던 책은
성?
이었나
그리고 나서 이방인 이었나
그리고
영미문학관에서
페스트를 읽어주어
감명깊게 들은 후
읽었고
최초의 인간을 읽은 후에
카위의 책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락을 빌려서 읽었다
기억에 잘 남지 않고
읽으며 인상깊었던 건
많진 않지만
뭐
잘 모르겠다
이 다음 책은
행복한 죽음
"벌을 주려고 내가 자살을 하려고 생각을 해보았던 날 나는 그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러나 도대체 누구를 벌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의외다 싶어하며 놀라는 자들은 더러 있겠지만 자기가 벌을 받았다고 여기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내겐 친구가 없다는 걸 깨달았지요. 하긴 내게 친구가 있다 해도 별로 나을 게 없었을 겁니다. 만약 자살을 하고 나서 내가 녀석들의 낯짝을 볼 수 있다면, 그래요, 그 놀음은 해볼 만한 것일 테지요. 그렇지만, 선생, 땅 속은 어둡고 나무로 짠 관은 두껍고 염포는 캄캄하게 가리고 있거든요. 영혼의 눈으로 본다면야 볼 수 있을지 모르죠. 영혼이란 게 있기나 하다면, 그리고 그 영혼이란 것에 눈이 달려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확실치가 않거든요. 전혀 확실치가 않아요. 만약 그게 확실하다면야 해결책도 있겠고, 드디어 진지하게 대접받을 수도 있겠죠. 사람들은 내가 죽어야만 비로소 나의 이유들과 정직성과 내 고민의 심각성을 신뢰해줍니다. "
"아! 이거 보세요, 선생. 인간들의 상상력이란 왜 그렇게도 빈약하지요? 사람은 꼭 어떤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자살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들 하거든요. 그렇지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도 얼마든지 죽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머리 속에 도무지 들어가질 않는 거에요. 그러니 자진해서 목숨을 끊어 무엇하며 남들이 나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달라고 자신을 희생해서 무엇하겠는가 말입니다. 내가 죽고 나면 저들은 내 죽음에 대해서 어리석거나 천박한 이유를 붙이면서 이용하려 들 것입니다. 이것 보세요, 선생, 결국 순교자는 잊혀벼리든가 비웃음을 사든가 아니면, 이용당하든가 어느 한 가지를 택할 수밖에 없어요. 남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는 건 결단코 안 될 얘깁니다."